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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픽쳐스 Jul 03. 2018

도시전체가 박물관 군산 ‘근대유산문화의 거리’

도시전체가 박물관 이라는 유럽거리가 너무나 부러운 박원빈PD는 항상 유럽을 동경했다. 군산을 돌아다니면 근현대사의 야외박물관이다. 사진이나 유튜브(영상)을 보며 유럽을 동경한 박PD는 군산을 돌아 다녀 보며 대리만족을 했다.


군산은 전라북도에서 제대로 된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항구도시로, 근대식 건물과 일본식 건물의 독특한 이국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볼거리가 가득한 관광지로 손꼽힌다.  ‘근대유산문화의 거리’ 는 군산의 월명동, 신흥동, 장미동일대 ‘ 구도심 지역에 있다. 

군산 ‘근대유산문화의 거리’는 2000년 무렵부터 이러한 근대건축물들을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1962년 건축법 제정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부르기로 했다. 군산시는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에 나섰고, 2008년 ‘근대산업유산예술창작벨트화사업’(문화체육관광부), 2014년 ‘도시재생선도사업’(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1970~1980년대 이전까지 풍경을 간직한 건물과 골목들이 즐비한 건물들은 일제강점기 시절을 보내면서 만들어진 건물이다. 옛스런 건물들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절의 아픈 추억이 슬프기만 하다.

시간을 박제한 듯한 풍경들이 널려 있다보니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인기가 많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타짜(2006)’ ‘변호인(2013)’ 등 많은 영화를 군산에서 촬영했다. 현제까지 약 130여 편의 영화가 촬영 되었다고 한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경암동 철길마을, 해망굴, 군산내항과 고군산군도의 섬 등은 여러 영화에 등장하고, 반대로 촬영을 위해 만든 세트장이 영화 흥행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기도 했다. 낡은 시간들만 가득한 풍경 속에서 만난 뜻밖의 발견이다.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이곳저곳을 거니는 것은 또 다른 ‘시간 속으로 여행’이다. 

‘근대유산문화의 거리’를 걷다보면 초원사진관이 있다. 

초원사진관은 ‘8월의 크리스마스(1998)’촬영장소이다. 줄거리를 애기 하자면 작은 동네에서 2대째 사진관을 하고 있는 정원(한석규)은 죽을 날이 머지않은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사진을 인화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주차단속요원인 다림(심은하)을 만나게 된다. 매번 단속 사진 인화로 그녀와 마주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호감을 느낀다.


둘의 사랑이 싹트던 공간이 군산에 위치한 초원사진관이다. 여기엔 재밌는 탄생 비화가 숨겨져 있는데, 원래 초원사진관은 사진관이 아니라 차고지였다고 한다. 마땅한 장소를 찾던 제작진이 어렵사리 주인의 허락을 받아 세트장으로 개조했다고. 또 초원사진관이라는 이름은 주연 배우인 한석규가 지은 것인데,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 촬영 대부분은 이 인근에서 이뤄졌고, 촬영이 끝난 후 철거됐는데 촬영지는 군산시에 의해 복원되었다. 낮은 건물구조, 낡은 간판, 나무로 만든 미닫이문 등 모두 90년대를 떠올리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너무나 정감이 간다.

군산 신흥 히로쓰 가옥은 영화 ‘타짜’의 백윤식의 집 촬영지로 유명한 일본식 가옥으로 일제강점기 큰 포목상이던 히로쓰가 상던 저택으로 마당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 형태를 갖고 있다. 현제 히로쓰가옥은 공사 중이라 둘러 볼 수 없지만 2층의 좁은 통로와 넓은 다디미방을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도 성업 중이다. 지역의 고유한 특색에 맞춰 건물을 신축하기보다는 기존 적산가옥과 1950,60년대 지어진 주택을 그대로 살려낸 숙소가 많다. 20여 개 게스트하우스 주인들은 아예 협동조합 ‘펀빌리지’를 만들었다. 

‘근대유산문화의 거리’가 조성 되면서 빈 점포수가 줄고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거리를 다녀 보니 음식점이나 카페는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각종 공방 등도 성업 중이라고 한다. 도시재생이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제대로 둘러볼 수 없었지만 언젠가는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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