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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Aug 29. 2016

2. 창세기전 3 -파트 2

Wrong Readsize in Cfread

1. 악튜러스에서 예고하였듯, 두 번째 회상 게임은 창세기전 3 -파트 2입니다. 원래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창세기전 1과 2를 제외하면 모두 소장 중입니다. CD 케이스 32장 중 15장입니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입문작이기도 하면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본작과, 3번째 글로 다룰 작품의 2개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본 작은 시리즈 중 가장 많은 회차를 플레이한 작품이기도 하고, 3번째 글의 작품은 그에 얽힌 나름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은데 비해 다른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추억으로서의 이미지가 옅었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생일선물로 받은 게임입니다. 당시 이 게임은 전주에서는 구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전주시내의 게임 가게를 죄다 뒤져 겨우 구한 게임입니다. 아버님께 생일선물을 기쁘게 받은 저는 곧바로 인스톨을 한 다음 '아르케로의 즐거운 여행'을 떠났습니다.(게임 인스톨을 완료하면 "아르케로의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뜹니다.)


1편의 악튜러스처럼 이 게임으로 시뮬레이션 RPG 장르에 입문한 저입니다만, 게임 자체는 악튜러스에 비하면 수월하게 해나간 편입니다. 다른 사람 세이브 파일 받아서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부분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적들의 레벨이 아군 레벨 상위 3명의 평균으로 정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레벨 작업 없이도 그럭저럭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에피소드 주인공들은 레벨이 아주 쑥쑥 크고 좋은 기술들도 많이 배우기 때문에 그냥 돌격해서 필살기 쓰고 나머지 애들이 남은 적들을 잡아주는 식으로 하는 게 기본입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강점은 보이스입니다. 전작인 창세기전 3에 이어 각 캐릭터들마다 전담 성우가 배치되어 있고 이벤트 때마다 성우들의 연기를 들으면서 더욱 강한 감정적 몰입감을 가지고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신을 스킵할 수 없다는 점이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의외로 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차 플레이를 하다 보면 스킵이 안 되는 점이 불편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초기버전에서는 치트키가 가능했는데 그 치트를 막은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제가 어린 마음에 게임 조금이나마 쉽게 하려고 치트고 에디트고 다 쓰고다녔긴 합니다만 안 되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으니까요.(이것이 창세기전 3 -파트 1에 대한 회상을 쓰지 않기로 한 이유입니다. 치트키를 하도 쳐서 게임이 아닌, 일종의 비주얼 노벨로서 받아들여진 것이 원인입니다.)


이제 이 글의 부제인 'Wrong Readsize in Cfread'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뜬금없는 부제 선정의 이유는 저 영문은 이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하면서 저를 가장 괴롭힌 에러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게임이 윈도로 튕기면서 이 에러 메시지를 내보내더군요. 시도 때도 없이 이 에러 메시지가 나오는지라 원인을 찾아보려고 지웠다가 다시 깔아보기도 하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아낸 이 에러의 원인은 바로 CD 손상이었습니다. CD도 회전하면서 마모되기도 하고 어쩌다가 잔상처가  나기도 하는데 그것들이 누적되어서 CD 내의  데이터를 읽기 힘들어지고 이 에러 메시지를 띄우는 것이었습니다.


CD 손상에 대처하지 못해서 결국 CD를 폐기하고 새로 사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CD를 리콜해줄 리 없었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폐기와 재구매는 2번 반복되었습니다. 한 번은 CD를 김이 들어있는 비닐봉지에 올려놨다가 접착 자국이 CD에 붙어버리는 참사도  발생했습니다. 지금 소장하고  있는 CD는 3번째로 산 제품이며 파트 1과 합본으로 산 버전입니다. 유독 이 게임을 할 때만 CD 손상에 관한 에러가 심했습니다. CD는 결국 소모품이었던 것일까요?


이러저러한 트러블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제가 플레이한 게임의 회차를 계산한다면 아마 악튜러스 다음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재미있고 몰입감 있게 했다는 뜻이지요.


서두에도 이야기했듯이 3번째도 창세기전 시리즈입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미연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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