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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leine Dec 18. 2015

'내가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까?'

'내가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까?' 결혼을 169일 앞두고 있는 나는 종종 생각에 잠긴다. 나에게는 1486일을 함께한 남자친구가 있다. 그 남자는 나의 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끊임없이 받아준다. 작고 하찮은 질문부터 시작해, 인생을 뒤틀어 놓는 질문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고민하고,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나조차 싫어질 때도 있는데

나는 이 고민을 말할 곳이  남자친구밖에 없다.


얼마 전 작은 교통사고가 났었다. 서행하던 유치원 통근차량을 내가 뒤에서 쳤다. 작은 교통사고라 죄송하다 말하고 보험처리를 하겠다고 했다. 아버지에게도 전화로 사고 사실을 알리고, 보험 회사 직원에게도 침착하게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때마침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도 '오다가 작은 사고가 났지 뭐야. 하지만 괜찮아. 작은  사고였어.'라고 쿨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곤  퇴근길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나의 사고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오빠 나 오늘 아침에...' 하는데 눈물이 났다. 생각보다 많이 놀랬나 보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연락을 하지 않고 있던 남자친구의 목소리를 듣자. 아침부터 억눌렀던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정말 이 남자 옆에 있어야겠구나, 라고 생각한다. 나의 유리멘탈을 잡아줄 그 남자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이제야.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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