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하드 캐리'하다

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2. 도착

by 이연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_ #2. 도착

(2018년 10월 7일~14일)



“이 안에 뭐가 들었어요?”


우리가 자전거 캐리어를 끌고 나타나면 어디서든 사람들이 한 번쯤 던지는 질문이다. 처음엔 그런 관심이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


우리가 처음 해외 라이딩을 간 건 2016년 오키나와였다. 당연히 현지에서 자전거를 빌릴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자전거를 가지고 간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 거기에 택배로 도착한 자전거용 하드 캐리어는 그 거대한 사이즈로 나를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이번 대만 자전거 여행도 당연히 하드 캐리어와 함께 했다. 남편 자전거용 하나, 내 자전거용 하나. 우리의 캐리어는 공항에서부터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나름의 추측을 하던 사람들 중 일부는 악기, 콕 짚어서 하프가 들어있냐고 묻기도 했다.


자전거를 가지고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박스 포장이다. 일명 뽁뽁이를 이용해서 자전거를 감싸고 박스에 담는다. 또는 완충제가 있는 자전거용 소프트백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행기에 자전거를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자전거 파손의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전거를 내 몸처럼 아끼는 남편이 선택한 것은 하드 캐리어였던 것이다.


하드 캐리어에 자전거를 분해해서 담고 사이사이 공간에 라이딩에 필요한 용품들을 넣고 나면 (캐리어 자체의 무게까지 더해서) 23kg 정도에 맞출 수 있다. 보통 일반적인 항공사가 허용하는 위탁 수하물의 무게다. 하지만 대만 국적기인 EVA 항공을 이용하면 2개의 짐, 30kg까지 부칠 수 있어 편리했다. 여행에 필요한 일반 짐과 여행 중 구입할 기념품들을 담을 별도의 짐을 하나 더 부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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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캐리어 두 개에 나눠 담은 자전거와 자전거 용품들


캐리어는 이동도 만만치 않았다. 대만 가오슝 공항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가는데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지만 우리는 택시를 이용했다. 지난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어 편했는데, 대만은 국제면허증이 있어도 한국인은 차량을 렌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대만 사람들도 한국에서는 국제면허증으로 운전이 불가능하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된 정보였다. 현재 한국-대만 국제 운전면허증 상호 인정을 협의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차량 렌트가 가능한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택시 중에서도 조금 큰 택시를 대절해 뒷좌석을 눕히고 자전거 캐리어 2개와 일반 캐리어를 꾸역꾸역 싣고 숙소로 향했다. 대만의 찜통 같은 날씨 때문에 짐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땀범벅이었다. 그렇게 말 그대로 자전거를 ‘하드 캐리’하여 가오슝에 도착했다.


1539968823746.jpg 가오슝의 대표 관광지 '용호탑' -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행운이 오고,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자전거 타러 어디까지 가 봤니_2편. 대만 가오슝 자전거 여행]

#3. 첫 번째 라이딩 _ '대만에서 자전거는 오토바이와 도로를 공유한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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