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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한엄마 Oct 10. 2022

#3. 부모에 대하여 (박수홍 아버지 폭행사건을 보며)

40대 철학으로 ‘변’해 다시 ‘태’어나는 아줌마 이야기

들어가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기독교 주기도문의 첫 구절이다. 우리가 신을 생각할 때면 부모와 같이 연결해 생각한다.  과연 그 연결고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내 개인적 견해를 철학을 통해 이해해보려 한다.


이번 편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신에 대한 개념에 대한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1500년대의 서양 철학자들과 함께 한다.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나쁜 수단도 상관없다는 마키아벨리,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깨우쳐야 한다는 프란시스 베이컨, 평화를 위해서라면 무자비한 국가에라도 복종해야 한다는 홉스, 진리 근거를 신이 아닌 인간 이성에서 찾은 데카르트 마지막으로  신 자체가 이성이라 생각한 스피노자가 내 생각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1.     


나이 사십을 채우고 처음 가입한 곳은 다홍이란 고양이에 대한 팬클럽이었다. 다홍이 아빠는 바로 개그계의 신사인 박수홍 님이었다. 길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으며 살던 길고양이 다홍 이에게 어느 날 구원과 같이 부모가 생겼다.     

정작 박수홍의 아버지는 그에게 구원이 아닌 고통이 되었다. 1년 반 만에 만난 아들에게 다짜고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정강이를 차고 “칼로 죽이겠다.”라는 협박까지 했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부모로서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의구심이 들었다. 부모로서 동생 돈을 횡령해 감옥에 들어간 큰아들이나 억울하게 맞은 둘째나 똑같은 자식이다. 둘째에게 협박해 그의 돈이 아닌 공동의 돈임을 폭력으로 인지시킨 후 첫째의 죄를 자신이 지었다고 하며 존속으로 무죄를 주장하려 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던 그 행동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주장처럼 목적(가정의 평화)을 위한 수단(둘째 아들 폭행과 협박)을 적용하니 힘들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2.     


그런 험한 일을 당한 수홍 님은 아버지의 계속된 폭언과 협박보다도 주변에서 얘기하는 이런 이야기가 더 힘들었다고 한다.     

”형이 저 지경까지 되도록 방치한 네가 더 문제가 있다.”     

그들은 이런 지경까지 온 결과만 보고 너무 쉽게 그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모든 경험을 통해 답을 도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건 우상들 때문이라고 한다. 앞서 소리를 지르는 아비의 강압적 사상이 우상처럼 더 이상 생각과 발전을 할 수 없게 가로막은 게 아닌가 싶다.     


3.     


박수홍 님은 결국 가족 안에 생긴 재산 문제에 국가의 힘을 개입시킨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부모의 부당한 생각 난 면에서 그가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홉스의 사상에 충실한 홉스 적 인간이 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어떻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 수 있었을까?’ 인간 아버지'가 아닌 ‘하나님 아버지’라면 과연 수홍의 아버지 같은 행동을 했을까?     


4.     


지금부터는 나 자신과 세계라는 커다란 책 외에는 다른 지식을 찾아 헤매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데카르트가 다홍이 아빠에게 주는 문구 같다. 폭력을 쓰는 그의 아버지는 목사를 꿈꾼 분이다. 실제로 방송에서 목사 공부를 했음과 본인이 도덕적이라는 걸 강조한 분이다. 과연 그 생각이 옳은가? 다홍이 가 스스로 아빠를 고르고 그를 지극히 사랑한다. 정작 자신의 원래 가족은 그런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반대했다고 한다. 본인들 또한 애완견이 있으면서. 부모나 손윗사람이라는 권위가 아닌 본인 중심에서 생각했다면 좀 더 빠르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웠다.     


나가며  

   

박수홍 님에게 부모가 있지만 그 또한 고양이 다홍이의 부모이기도 하다. 나 또한 친정 부모님의 자녀이자 내 딸들의 부모이다. 신이 나의 부모라는 기도 문구가 과연 옳은 것일까?     


나 또한 완벽한 부모가 아니고 옳다고 생각하며 훈육하는 것이 과연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불안할 때가 많다. 부모는 신과 동등할 수 없고 같이 생각한다는 게 옳지 않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나는 차라리 피노자가 주장하는 신의 개념이 더 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 지극히 이성적인 존재라는 것 말이다. 신은 인간인 부모처럼 분노해 협박하고 폭행하지 않으며 세상 모든 것이다. 그렇기에 박수홍이 다홍이 와 인연을 맺고 기존 가족들과 인연이 끝나는 일, 그리고 나의 부모와 딸과의 관계도 신의 섭리일 뿐이라는 점. 그렇게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다.     


철학이 내게 혼란스러웠던 부모와의 인연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전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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