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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고르 Jan 28. 2022

사회복지사들만이 가진 특성

사회복지사가 될 관상이 존재하는가

과거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을 치러갔을 때다. 학교에서 시험을 칠 예정이었고 배정받은 교실 문을 딱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앉아있는 수험생 모두 사회복지를 할 것처럼 생겼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를 할 것 같은 인상이라고 하면 뭔가... 수수함? 순수함? 그런 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왠지 인품이 따뜻할 것 같은 인상. 일반 기업체와는 어울리지 않을 그런 인상.. 일단 분명한 건 돈을 많이 벌 관상은 아니라는 것.


복지관 현장으로 가봐도 비슷했다. 물론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이 더러 있었지만 보통은 착하고 수수하고 순수한 매력을 가진 얼굴들이었다. 도대체 얼굴과 사회복지는 무슨 연관이 있길래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준수한 얼굴로 태어난다면 살면서 주목받는 경험이 많을 테고 좀 더 화려한 직업을 가지고 싶지 않을까. 사회복지사의 미래를 상상해봤을 때 직업의 화려함이 부각되진 않는다. 오히려 나를 희생하여 남을 돕고 거기서 얻는 보람 감을 상상한다. 보통 이타주의가 아니면 희망하기 힘든 직업이다.


대학교 동기들을 떠올려보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불안한 가정을 가진 애들이 많았다. 그들의 논리는 자신들이 어려움을 겪어봤고 아픔을 알기 때문에 사람을 돕는 직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른스럽고 기특한 친구들이었지만 복지사가 되면 또 경제적 불안에 시달리기 때문에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사회복지사는 자기 관리를 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업무량이 과도하게 많거나 야근을 밥 먹듯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경력이 좀 되면 살찌는 사람이 많다. 자기 관리를 하려면 투자할 에너지와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는 것이다. 


대부분 복지사들이 이직과 진로 바꾸는 것을 두려워한다. '내가 진짜 그만두고 만다!!'라며 맘속에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직원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으려 버티다 버티다 몸이 상해버린 뒤에야 퇴사하고 만다. 경력이 좀 차 버리면 다른 곳에 입사하기는 힘들다. 경력직 자리가 쉽게 비지 않아서다. 또 진로를 변경하려니 그동안 전공했던 것들이 아깝다. 그래서 결국은 사회복지 공무원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 사회복지 공무원은 쉬운 일인가? 어렵게 공무원이 됐지만 민원업무에 시달리다 못해 퇴사하는 공무원 여럿 봤다. 이렇듯 사회복지에 한번 발을 들이면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야 헤어 나오기 힘들다.


사회복지사들의 선천적인 특성과 후천적인 특성을 몇 가지 적어보았다. 글을 적다 보니 복지사들 참 고생 많이 하는 것 같다. 얼른 이 바닥을 탈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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