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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챔버 Mar 03. 2022

NFT와 빙둔둔 1

탐욕의 시대

 2022년 가장 핫한 키워드는 아무래도 NFT가 될 듯하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 기반의 ERC-721 를 바탕으로 한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을 말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의 한 부분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을 word나 hwp 파일로 저장해놓고 가장 최초의 파일을 파일을 블록체인 원장에 등록을 해 파일이 아무리 복사가 되어도 최초의 파일이 어떤건지 구분해 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건 내꺼!'라고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을 하면 NFT가 된다. 즉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Ctr+C 와 Ctr+v 라는 아주 간단한 초식만으로 수없이 많은 복제가 가능한데 이걸 굳이 소유증명을 해야 할까? 특히 NFT로 만들어진 디지털 소유권은 원작자가 가지는 저작권과는 또 별개의 문제다. 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은 가지고 있지만 그걸 내 마음대로 활용하거나 2차 저작물로 만들어 나만의 저작물로 활용할 수 없다. 그런데도 크리스피 경매에서 비플(가명)의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라는 작품의 NFT가  6930만 달러에 낙찰됐다. 우리 돈 약 825억원이다. 예술 작품이니 그런가보다 할 수 있다. 그런데 방귀소리도, 신문기사도, 동영상 짤도 NFT로 만들어 판매한다. MBC는 무한도전의 '무야호' 10초짜리 동영상 클립을 약 900만원에 판매했다. 이 외에도 여기저기 억!소리 나는 NFT 거래 소식들이 너무도 빈번하게 들리고 있다.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도 알겠고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유일무이한 대상이라도 것도 알겠는데 이게 왜 이렇게 비싸게 거래가 되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NFT라는 기술이 가진 속성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

 NFT는 기술과 인간의 탐욕의 합작품이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빙둔둔 열풍으로 NFT의 속성을 엿볼 수 있었다. 빙둔둔.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마스코트다. CLS(폐쇄루프)오 인해 오로지 IBC 내 공식 기념품 샾에서만 판매가 되었다. 개막전에는 보기보다 비싼 기념품들이 크게 와 닿지 않았는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개막 후 IBC 내 진풍경이 벌어졌다. 일명 빙둔둔을 찾아라.  150위안 짜리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을 사기 위해 4시간을 넘는 시간을 기다리는 줄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와 동시에 밖을 나가지 못한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구입한 기념품들을 밖에 있는 지인들에게 택배로 보내고 있었다. CLS 적용으로 외부 물품 구입이 힘들어져 한 가지 방편으로 택배 창구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건데 받는 택배보다 오히려 보내는 택배가 훨씬 더 많아 진 것이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동안 중고거래에서 실제 거래되고 있는 빙둔둔


 무슨 이유일까? 간단하다. 밖에서 살 수 없는 희소성과 인간의 소유욕이 더해져 작게는 3배부터 많게는 10배까지 가격이 치솟아 되팔이 되고 있던 것이다. 박스때기로 사다가 보내는 사람들까지 생기자 결국 조직위에서 AD카드 하나 당 한 개만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그럼에도 4시간 짜리 줄은 줄어 들지가 않았다. 이런 진풍경이 벌어지자 별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들까지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너도 하니까 어라 나도 해야지. 경제학에서는 이를 네트워크 효과라고 한다. 

2022 베이징 올림픽 IBC내 기념품 가게. 빙둔둔을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보통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150위안 짜리 빙둔둔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빙둔둔의 여러 콜렉션 중 일부 희귀템이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조직위마저 이에 가세해 금으로 만든 빙둔둔(12만위안), 다이아몬드가 박힌 빙둔둔(2022위안) 등의 한정판 빙둔둔을 출시했다. 그리고 빙둔둔 NFT 500개를 99달러에 발매했는데 발매 30분만에 완판되었고 가격은 1000달러까지 뛰었다. 올림픽이 끝난 지금 빙둔둔의 가격은 어떻게 되었을까?


 NFT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탐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카이스트 故이민화 교수는 생전 여러 강연에서 4차산업혁명은 블록체인, AI, 클라우딩 컴퓨터, IoT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함께 인간의 탐욕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누군가가 아무것도 없는 하얀 종이에 가치를 부여하고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게 되면 NFT의 경제구조가 완성이 된다. 물론 NFT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열풍은 분명 조심할 필요가 있다. NFT의 대부분의 거래는 아직 코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 자산들이다. 가상 자산을 보다 대중화 시키기 위해 자전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건 NFT가 가져올 미래에는 웹 3.0과 같은 혁신이 포함된다. 창작자와 디지털 소유권자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과 증빙이 활성화 되면 보다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콘텐츠들이 확대생산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NFT 열풍은 웹3.0과 같은 이상적인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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