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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챔버 Mar 05. 2022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에 나타난 신기술의 경고

러시아의 오만함은 어디까지 갈까? 

 지난 1월 15일에 넷플릭스에 공개 된 영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 203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속에 만들어진 비무장지대(DMZ) 내의 미래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의 제작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치 예견이나 한 듯 푸틴이 선전포고를 하기 한 달 전에 공개가 되었다. 약 15년 뒤 미래를 예측한 영화답게 안드로이드 군인, 무인드론 조종사, AI 휴먼형 로봇 등 미래전(戰)의 상상을 실사화 시켜놓은 듯 했다. 그러나 SF 영화의 기발함과 놀라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히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AI 알고리즘의 판단과 로봇병사들의 두려움 없는 전투 장면들은 새로운 기술에 너무 취한 나머지 그 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현재 인류와 닮아 있는 듯 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가시질 않았다. 특히 지금은 러시아가 실제로 전쟁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AI 사이보그와 휴먼형 로봇병기 '범프'

 물론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스토리보다는 AI, 생명공학, 로봇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특히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AI 스스로 판단하는 기술이 가져올 파급을 경고한다. 아무 두려움 없이 적들에게 총을 난사하는 로봇 군인 ‘범프’는 특정 권력이 이런 기술을 잘못 선택하고 활용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비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푸틴이라는 거대 권력자와 그 무리가 탐욕을 버리지 못하고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한 동안 평화를 유지하던 세계가 이렇게 요동치는 가장 큰 이유도 새로운 기술과 그로 인한 격차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지정학적인 해양 전략을 바탕으로 한 군사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동안 러시아는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산업 혁명이후 약 150년의 세계정세는 마한의 해양 전략을 바탕으로 해양패권 경쟁을 해왔다. 미국이 전 세계에 경찰국가로 활동 할 수 있었던 것도 전 세계 해양을 주름잡던 항공모함 덕분이었다. 한국도 중국의 제1도련 전략이 가져올 해양 봉쇄에 대비하기 위해 경함모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 패권의 한 축이었던 러시아가 미, 중의 피 터지는 경쟁에서도 제대로 된 항모 하나 없이 한 발 물러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다라곤 북극해가 대부분인 러시아의 지정학적 입장으로는 기존의 해양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미 몇 번의 항공모함 실패로 해군전력을 사실상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전 세계를 유린하듯 안하무인하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지르콘(Zircon), 아방가드 등과 같은 세계최강의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 기술과 같은 신(新)기술력 확보를 통한 자신감 일 것이다. 저고도 비행으로 마하 8의 속도로 돌진하는 이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하는 기술로는 방어할 방법이 없다. 또 전 세계 바다 속을 자유롭게 다니는 잠수함과 새로운 항법의 우주공간은 이미 러시아의 힘이 곳곳에 뻗쳐져 있다. 뿐만 아니라 미대선 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가짜뉴스의 온상인 러시아의 대(對)사이버 전술 역시 굳이 바다를 헤쳐 나가지 않고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러시아는 새로운 기술력을 뒷배에 두고 미, 중 중심의 세계 질서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치르콘 으로도 불리는 (Tsirkon) 지르콘 은 러시아에서 개발 중인 (Zircon) 대함 극초 음속 순항미사일(Hypersonic Cruise Missile)

 중국이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고 있는 동안 서방의 전통적인 패권국가인 구소련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러시아의 오만함을 꺾을만한 혁신적인 기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똘똘 뭉쳐 반러시아 연대를 구축하는 것 또한 러시아의 총 끝이 자신들에게 다다를 수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의 시대가 위협받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와 새로운 기술의 확대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한 반미, 반유럽 정세가 확대 될 경우 신(新)냉전시대가 도래할 수 도 있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한반도 역시 우크라이나와 같은 새로운 체제의 경계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섣불리 어느 한 쪽으로만 기울여져서도 안 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읽어낼 수 있는 냉정한 판단으로 주변 강대국의 오만함이 한국에 미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류를 바탕으로 한 한국문화를 전 세계와 공유하고 이를 통해 미, 중을 벗어난 전 지구적 연대로 한국의 위상을 확장해야 한다. 또 낡은 것을 과감히 버리고 과학기술 중심의 혁신을 사회 전반에 이뤄내 강대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거나 앞서가야 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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