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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28. 2016

#1.김여사의 바느질 수업 탐방기

시작은 삐뚤 하나 그 끝은 반듯하리라

무엇이든 처음은 어려운 법이다.



새로운 도전 그 시작은 이러했다.
평소 남편이 애지중지하며 애용하는 바지가
어느 날 한 군데만 찍~하고 찢어져 버렸다.
소리 소문도 없이....ㅎㅎㅎ
워낙 그 바지가 착용감도 좋고
무엇보다 다리 길이며 허리둘레며
이 동네 바지 사이즈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니 남편의 특별한? 체형에도 멋지게
잘 드러 맞았고
무엇보다 남편이 그 어떤 바지보다
그 바지가 입었을 때 편하다고 하니
다른 데는 멀쩡한 바지를 화악~
버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으로 한 땀 한 땀 꿰맬 수도
없게 찢어졌다.
차라리 여러 군데가 그렇게 되어 더라면
울 딸내미 바지처럼 일부러 너덜너덜하다
치고 미친 척? 입어 보라고 하겠건만
묘~ 하게도 딱 한. 군. 데만
그렇게 되었다.
한국 같으면 동네 세탁소 가서 후딱 하니 맡기고 감쪽 같이 고쳐 오면 되겠고만
우리 동네 세탁소에서는 세탁과 다림질만
해 준다.
그렇다고 독일에서는 옷도 못 고치냐?
하면 그건 아니다.
우리집에서 한참 걸어가면 슈나이더라이 라고 하는
작은 공방 같은 곳에서 우리의 세탁소처럼 옷을 자르고 고치고 줄이고 늘이고 하는 일 등을 해 주는 곳이 따로 있다.
그런데 비싼 편이다.
바지단 하나 줄이는 것도 바지의 재질과 길이와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슈나이더라이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게다가 비싼 돈 들여 고쳐 와도 어쩐지 바지의 핏과 상관없이 기~냥 길이만 팍~ 줄였어요 인 상태가 많다.



그러니... 슈나이더라이 에 갖다 맡겨 고깟? 자르고 박음질 는데  내야 할 바에야  
차라리 조금만 더 보태서 재봉틀을 하나 사면
내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던 어느 날의 이야기다.
마치 내 생각을 읽기 라도 한 듯

ALDI 알디라는 독일에서 물건 값이 착한 기로
유명한 마트에서 7만 원짜리 재봉틀이 기획
상품으로 나왔길래 망설임 없이 덥석 집어 들었다.
무식이 용감하게도 말이다.
문제는.... 일단 집에다 모셔와? 놓고 인터넷 뒤적이며 요리 뜯어보고 조리 뜯어봐도 당최 모르겠는거다.

요 샛 말로 내게는 노답 이였던 재봉틀은
보기 에는 그저 씸플 하게 생겨 서리
작동을 해 보려니 씨플 하게 어려웠다.
이론 ~데엔 쟝 ~~
그래서 어디다 어떻게 실을 끼워,으떻게 돌리냐고요 ~~ㅋㅋㅋ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재봉틀 탐구를

하다가 화난 나는
남편 바지만 고쳐도 본전은 빼는 거다
라며 덥석 사놓고 본전은커녕
데코 도 아닌 것이  방한 구석에서 자리 차지만
하고 있는 진상?을 야리며
급기야 바느질 강습을 받아 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바느질 기초반 강습의 대부분이 저녁 6시 인
내 한식 강습 시간과 겹쳐서
내 강습 놔두고 거기가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하는 기초반은
자리가 잘 나지 않는 거다.
오랜 시간 기다려 드디어 오늘 아침
바느질 기초반 첫 강습이 있었다.
어디서?
내가 일하는 문화센터에서..ㅎㅎㅎ
맨날 강사로 출근하던 같은 건물에
학생으로 뭔가를 새롭게 배우러 간다는
사실이 나를 두근 거리고 설레 이게 했다
남들보다 싸게 배울 수 있는
강사 특별가 때문이 아아아..... 니다



함께 배우게 된 아낙네 들 중에는 삐까리 한 포스로
재봉에 필요한 온갖 연장? 들을 제대로 챙겨 와서는 나와 다를 바 없이 두 손 부들부들 떨어대며
미로게임 같은 재봉틀 윗실 아랫실
끼우기를 무한 반복하던 사람들도 있었고
미리 집에서 충~실한 예습으로 척~척
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어쨌거나 재봉틀에 실을 끼웠다는 것과
드르르륵 슝~~
소리를 내며 재봉틀로
바느질을 했다는 것에 환호했다.


그렇다 재봉 기초 반인 우리는 오늘
요렇게 재봉틀에 자투리 천을
살포시 얹어 놓고 길게, 짧게, 두껍게, 얇게, 똑바로, 지그 재그로 등등 박음질 연습을 했다 멋지구리 하게 욜라리~~!ㅋㅋㅋ
비록 그 시작은 삐뚤빼뚤 찌찔 하지만
분명 그 끝은 반듯하리라
남편 바지를 고치는 그날까지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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