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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Dec 10. 2016

독일의 동네 스키장

Hauptspeise 본요리 21.


며칠째 눈이 오다 말다

녹다 말다 반복 하더니

이렇게 예쁘게 쌓였다.

이제

우리 막내의 원대로

눈 썰매를 탈 수 있게 된 거다.

모자 쓰고 장갑 끼고

완전 무장 해서는

집 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있다는

카셀 시 에서 동네 주민

들을 위해 만든

 스키장 겸 눈썰매장 으로

출발 했다.


도착한 스키장겸 눈썰매장이

있다는 곳은

시내 에서 아주 조금

떨어져 있을 뿐인 데도

 눈이 훨씬 많이

쌓였고 온도도

2-3도 가량 낮다.

차를 세워 놓고  

동화 속에 나오는

눈의 나라에 온것

같은 행복한 착각을 하며

감탄사 가 저절로 터지는

눈송이가 주렁 주렁

매달린 숲길을 지나

우리는 산속 으로

들어 갔다

눈 썰매 타러~


스키장겸 눈썰매장을 가는 길에

썰매에 아이들 태워서

가는 사람들....

멀리 알프스 까지

가지 않고도 동네에서

스키를 타고 있는 사람들...

 그런 다양한 모습을

 구경 하는 재미도 솔솔 하다

 가는 길목 에서

오호~대~단한  가족

발견!

애기를 썰매에 태우고

개가 끌고 간다.

엄마는 개의 줄만 살짝 잡고

힘 하나 안 들이고 앞장 서서 가고 있다.

비쥬얼이나 크기가 눈썰매를 끄는 개가 아니건만

밥값 하느라  

지대로 개 고생? 중인

반려견 이였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나는 눈길을

한 참을 더 들어 가서야

우리는  벌써 산 중턱을

오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헉 헉 흐미 힘든거~

도대체 이눔의 눈 썰매장

얼마나 더 가야 나오나

어디 있는겨 ~

갈수록 길은 좁아 지고

비탈길에 들어 서면서

부터는

그 전에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갔던 덕분에?

유리알 처럼 반들 반들 하고

미끄러운 길이

이어졌다.

썰매 타고 가던 아이들이

넘어 지고

걸어 가던 어른들도

엉덩방아 찧기 일수인

빙판 길 들을 지나



드디어 나왔다.

이 언덕배기만 내려 가면

눈 썰매장, 스키장 이다.

근데 언덕이 보기 보다 높~다.

나무로 된  썰매와

젖으면 갈아 입을 옷

등이 담긴 짐을 들고

바람 같이 사라져 버리신

남편은 이미 저~아래

 내려가 계시고

남겨진 우리는

높은 언덕 배기를

내려다 보며

잠시 각기 다른 고민에 빠졌다.

막내는

썰매를 어느 방향 으로

어떻게 타야 더 빨리 쓩 하고

내려 가나 를

고민 하고 있었고

겁이 많은 나는

이 길을 어떻게 내려 가지?를

고민 하고 있었다.

엄마도 태워 줄까?

친절한 막내의 물음에

겁먹은 것을 감춘 체

아니야 엄마가 같이

타면 썰매가 무거워 져서

빨리 안 내려갈 꺼야

한마디에

쏜살 같이 쌩 하니~~

썰매를 타고

내려가 버렸다

나를 두고 말이다.

어흑~막내야~

이 엄마는 어떻게

내려 가니~

나는 애절한 한 마디를

곱게 눈 속에

흩날리며

 남들 멋지게

스키 타고 내려 가는 길을

구르듯이 데구르르

내려 가다

당연히

칠푸덕이 넘어졌다.

"어머 괜찮아요?"

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물음에

빛의 속도로

발딱 일어 나며

"그럼요~ " 했다.

마치 좀 전에

대자로 뻗어 넘어진적

없는것 처럼


구사 일생 굴러 굴러

내려온 길 끝에는

짜자잔~

눈썰매장 이다~~

벌써 썰매 타고 있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한 참 많다.

저렇게 나무로 만든

썰매가 독일의 전형적인

눈썰매다.

색색의 모양도 다른

핸들이 달려 있기도 한

플라스틱 썰매 들도 많지만

독일 눈썰매의 정석은

꼬맹이들 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까지 모두

좋아라 하는 나무로 만든 썰매 다.

이곳  카셀 시에서

관리 하고 있는

 눈썰매장과

스키장은 입장료가 따로 없다

카셀의 모든 동네 주민

들이 각자 의 썰매와 스키 장비를

가져다가 즐겁게 타면 된다.

스키를 타고

스키장 아래 쪽으로 내려 가면

손으로 잡고 다시 올라 가는

리프트 와 간단한 스낵을 파는

매점이 나온다.

이 곳은 카셀시 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가족이

30년 넘게 운영 하고 있다.


열심히 썰매를 타던

우리 남편 한껀 하셨다!

그러게

나무 썰매 타라니까~

본인 무게는 생각 않고

플라스틱 썰매가 빠르다며

쌩~하고 타시더니 두쪽을

만들어 놓고는

썰매 하나가 더 생겼다며

우기고 있다.

썰매를 뽀개 놓고

미안 했던지 남편은

막내 와 내게

쏘세지와 커피를

사주겠다며

저 아래 매점으로 내려

가잖다.

자기들은 썰매 타고

쓩 하니 내려 가고

나는

또 열심히 눈길을 걸어서

내려 갔다.

누군가

내게 "스키장에서

뭐 하고 있나요? "라고

물으신 다면

눈 위를

"냅다 굴러 다니고 있어요~"

라고 대답 하겠다.

커피를 마시며

알게 된 사실~

손으로 잡고 올라 가는

리프트는 사용료를

내는데 구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그리 비싸지 않게

만 오천원 정도면

반 나절 사용 할 수 있으며

따뜻한 쏘세지 등의 스낵도

평소 다른 곳에서와

비슷 하게 3천원 에서 5천 원

정도면 사 먹을 수 있다.

노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오는 사람들도 동네 주민들

장사 하고 있는 분들도

동네 주민~

스키장, 눈썰매장 입장료 없어~~

차 타고 멀리 갈 것 없이

간단한 도시락 싸서

쪼르르 오면되~~

놀다 보면 동네 사람들 다 만나~~

매점 아주머니가

동네 사람들 에게 묻는다.

"우리가 모레는

애들 학교 쉬니까 아침 11시에 문을

열까 하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 해요?"

서로 사정 빤~히 잘 아는

전원 일기 같은 푸근하고

친근한  분위기의

동네 주민을 위한 독일 스키장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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