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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Feb 20. 2017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크레타 여행

프롤로그


시간을 거슬러 올라 2015년 무더웠던 8월...

사람이 살다 보면 전혀 뜻밖의 일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생각 지도 못한 일로 손해를 보고 열이 받기도

하며 또 어느 날 인가는 예상치 못한 고민 거리가 툭~하고 발 앞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것이 고민거리로 무게가 있는 일이건
그렇지 않은 일이건 간에 말이다.   

원래 그해 여름 우리는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

관계로다가 신나고 즐거운 여름휴가를 우리 만의 팁으로 멋지게 집에서 보내는 것으로 계획?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참 바쁘던 남편이 주말 합쳐 황금 같은 며칠의 휴가를 뽀나스처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별안간 이 거이 웬 횡재 인가? 싶던 우리는 통장에 뻥 하고 뚫릴 구멍은 모르겠고~ 어디라도 좋사오니~와

몇 장 안 남은 종이돈 부채처럼 펼쳐 들고 우아하게 방콕~ 사이에서 허우적 대며 고민 하기 시작했다  

그. 러. 다. 가  그놈의 해마다 집 앞에서 벌어지는 축제 덕분에 여행용 가방 들고 줄줄이

어디론가 떠나가는 이웃집 사람들의 긴 피난? 행렬을 지켜보며

삽시간에 그 고민이 에라 모르겠다 로 급 바뀌고

얼떨결에 화악~질러 버리고야 말았다.

무엇을? 우리도 일단 튀기로~

(*집 앞에 축제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주택가 한가운데서 축제 라니? )

그렇게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기로 결정한 우리는 헐레벌떡 달려 나간 시내에서

대부분 출발 시간 얼마 안 남은 것들 중에 예약 취소된 자리 들로 모아 다가 완전 착한 가격에 모시는? 곳으로 유명한 일명 막판? 여행사에서 장소는 렌덤으로 날짜와 가족수에 맞는 자릿 수만 맞으면 무조건 오케이~ 한다는 절실한?

바람으로 빛의 속도로 결정했다.

그곳이 그리스 크레타 섬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7박 8일의 여행지를 크레타 섬으로 후딱 하니 정하고 오밤중에 야반도주 라도 하듯 남몰래? 짐 싸 들고 축제로 들썩이는 집과 동네를 떠나 기차를 타고 밤 11시가 훌쩍 넘는 시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평소 사람 들로 붐벼 대던 공항의 혼잡 함과는 사뭇 다르게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은 마치 공사 중인 빈 건물에 들어와 앉은 기분이었다.

공항 내 대부분의 상점 들도 모두 문이 닫힌 체 달랑 하나 열려 있던 작은 슈퍼 앞을 시간을 때우려 는 듯 할 일 없이 오가는 사람 들과 늦은 시간 끼니를 때우기 위해 빵을 먹는 건지 들고 기도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게 몽롱하게 빵 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일뿐 썰렁 하기 그지없었다.


어쨌든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 시간은 새벽 4시 45분~~!

저녁도 먹었고 기차 안에서 아이들과 카드게임 등 할만한 놀이는 이미 다 했고

더운 날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정신없이 짐 싸고 집 정리까지 하고 나오느라

슬슬 눈은 감겨 오고 시간은 오지게도 안 가고 있었다.

공항 짐 붙이는 창구 앞 긴 나무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고 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아예 그 자리에 다리 펴고 누워 주무신다.

코를 고시더니 잠꼬대까지 가지가지 골고루 하시다가 누군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부스럭 대는 소리에 발로 가방을 탁~하고 사수하시는 할머니의 버라이어티 한 모습은 한두 번의 공항 노숙으로 쌓인 내공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자기 집 안방 같아 보이는 자연스러운 포스에 나도 모르게 의자 위로 다리 한번 쭈욱 펴 보니 오우~완젼 편안한 거다. 그러다 슬그머니 한 옆으로

길게 누워 봤더니 오매나 세상 좋다~

비록 나무 의자 사이사이가 비어 있어 그 사이로 나의 후덕한 살들이 비집고 들어가면서 부황 뜨는 느낌의 시원? 함을 선사해 주었으나 피로가 겹친 나의 몸뚱이는 이미 꿈나라로 떠나 버린 나의 영혼을 찾아오기 에는 역부족이었다.  

나중에 남편까지 합류해 의자 하나에 나란히 사이좋게 누워 공항 노숙 부부로 거듭났던 우리는 ㅋㅋㅋ갑작스러운 부산스러움에 부스스 일어났다.

비몽사몽 간에 간신히 뜨인 눈에 들어온 기다렸다는 듯이 덜덜덜 소리를 내며 우~하고 한꺼번에 쏟아지는 수많은 핸드 케리어들 그 신기한 장면을 지켜보며 나는 남편에게 나직이 속삭 였다.

"여보야~ 도대체 저 많은 사람들은 이 쉰 새벽에 워디 끼여 있다 이제 나타났을까?"


길고 긴 시간을 기다려 어디선가 나타난 수많은 사람들 속에 뒤섞여

우리가 올라탄 작고 귀여운 장난감 같은 비행기 안에서는

예쁘고 상냥한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주스 드려요? 물 드려요?

라며 음료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건장? 하고 친절한 스튜어디스

아줌마? 들이 메뉴판에 나와 있는 것들 중에 주문을 받고 판매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물 한잔도 공짜는 없.었.다. 어쩐지... 그래도 비행 긴데 무지하게

싸다 했다.  비행시간이 새벽인 것과 작은 비행기의 요런 서비스 덕분에

호텔, 비행기 합쳐 그리도 비용이 착했던 것이었다.

이것이 정령 진짜 하늘을 날아갈 수 있을까? 싶게 작은 비행기 안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류의 흐름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받으며

반복되어 쳐지는 헹가래? 속에서 졸다 깨다를 여러 번

우리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잠 부족으로 멍한 눈을 다시 한번 비비게 하던 알듯 말듯한 수학 기호 같은

문자들이 쓰여 있는 간판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새벽 4시 45분 에 출발해 현지시간 아침 8시 55분에 헤라클리온 공항에 도착했다.세시간의 고행 스런 비행 끝에 (*독일과 그리스 크레타는 1시간의 시차가 있다)

우리는 신화의 나라 그리스 그리스의 제주도 크레타 섬으로 날아왔다  

어리바리 한 우리 눈 앞에 까무잡잡 건강한 인상에 우렁찬 목소리로 외쳐대는 아낙네의 정스런 그리스 인사말 칼리메라~~! 를 시작으로

그해 여름 낯선 곳 으로 의 설레는 가족 여행 그 화려한 서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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