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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ul 04. 2023

애 하나가 제일 어려워

처음에는 뭐든 어렵잖아

브리즈번 중고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사다 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어떤 분께 육아용품을 팔았는데 그분이 애가 셋이었다.


애가 하나뿐이었던 초렙 엄마인 나로서는 그분이 대단해 보였다.


-애가 셋이라니 대단하세요!

-애 하나가 제일 힘들어요. 셋은 그렇게 안 힘들어요. 

-정말요?


고개를 끄덕이고 물건을 받아가신 그분은 고렙엄마스럽게 아이들을 다독이며 사라졌다.


애가 셋인 지금은 그분의 말이 가끔 생각난다.

맞다. 

애 하나가 제일 힘들다. 

특히, 그 애가 첫째라면 더더욱 말이다.


처음으로 엄마가 되면 뭐가 제일 힘드냐면 일단 시간이 안 간다.

1년은 금방 가지만 하루는 길다는 말이 있다. 

첫째와 보내는 시간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영화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시간이 지난 것 같았는데 시계를 보면 10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소름!


한국에 있다면 문화센터이나 뭐다 가겠지만 처음으로 엄마가 된 터라 

플레이그룹이나 베이비타임 같은 것도 몰랐다.

어디에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이 망망대해에 혼자 있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외로웠다.


그 당시 남편은 나를 도와주려 했지만 처음으로 아빠가 된 터라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변한 몸에 우울하기도 하고

등을 대고 자지 않는 아이 때문에 울기도 하고 

내가 정성을 들여서 만든 이유식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화도 냈다.


아이가 하나니까 계속 놀아줘야 하니까 플레이그룹에서 할법한 액티비티를 

계속하다 보니 집에는 장난감과 물감이 가득찼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나니 우리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우연히 가입했던 마더스그룹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커서 더 이상 만나지는 않지만 그때 받았던 도움 때문에 

다들 잘 지내기를 바란다.  


너무 힘들 때 맘카페나 온라인 카페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진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그 말이 싫었지만 

저 말만큼 맞는 말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크고 점점 나아진다.


힘들어서 안 먹었더니 살도 빠지고 원래 입었던 옷도 다시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와 같이 누워서 낮잠을 자게 되었고 

이유식 기간이 끝나서 내가 먹는 것을 아이와 즐겁게 나눠먹을 수 있게도 되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며 함께 있는 순간을 즐겁게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셋이나 낳았지만.


아이 한 명은 아이 따라 다르겠지만 놀아줘야 하고 계속 아이에게 신경을 써줘야 해서 힘들다.

특히 그 아이가 첫 아이라면 아이가 아무리 순해도 힘들다.


셋이라 더 힘들겠다는 말을 말라.

아이가 하나인 당신이 더 힘들다는 것을 십분 안다.


외동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에게 

애 셋 엄마의 남는 에너지를 이 글을 통해 나눠드리겠다.


잘 받아가시도록!




Photo by Sigmun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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