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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Apr 14. 2024

 Home Sweet Home!

영국의 집 이야기

지난 3월 31일이 부활절이었다.

사실 부활절 관련 글을 완성해 브런치에 올리려다 발행 취소버튼을 눌러 여태 서랍 속에 두고 있다.

부활절 후, 몇 주의 시간이 흐른 어제 런던에서 날아온 뜻밖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보낸 이의 주소도 이름도 없는 데다 우리 집으로 오는 대부분의 우편물이 모모 앞으로 오는데,

이 편지는 우리 둘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었기에 궁금증 두 배,  

급하게 봉투를 개봉하고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우리 집 정면 그림이었다.

편지 내용은 뒷전인  나는 그림을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나~ 우리 집이다.  누가 우리 집을 이렇게 섬세하게 그린 거야?"

"그러게, 누구지?"

↘︎ 이 그림엽서 속 집은 우리 집 정면 모습이다.

지난 부활주간동안 런던서 귀한 손님이 방문해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가 보낸 엽서였다.

한국문화와 한국음식을 너무나 좋아하는 그는 3박 4일의 부활절 휴가기간을 우리 가족과 함께 보냈었다.


Mr H, Ms K,

당신들의 아름답고 따뜻한 집에 머물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해 나를 받아주셔서 정말 고마웠답니다.

놀랄만한 한국 음식은 물론,  함께 웨일스 여행을 할 수 있어 너무나 감동스러웠답니다.

당신들과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부활절을 함께 보낼 수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빠른 시일 안으로 또 뵙기를 희망합니다.

......,

짧고 간결한 감사인사도 그렇지만, 우리 집을 이렇게 예쁘게 그려 엽서를 만들 생각을 했다는 마음이

예뻤다. 뒷가든에 길냥이 호동이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려 넣어줬다.



오늘 이야기는 한참 지난 부활절이야기가 아니다.

그림엽서 속 우리 집과 영국의 주택 유형에 대해 짧게 소개하려 한다.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에 비해 평지가 대부분인 유럽에선 한국처럼 고층 빌딩 보기가 정말 어렵다.

물론 런던처럼 큰 대도시에 빌딩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과는  비교할게 못된다.

우리 읍내엔 쇼핑몰과 연결된 8층짜리 플랫(아파트)이 하나 있는데 그게 유일한 고층 빌딩이다.    

영국의 주택은 한국과 조금 다른 구조와 유형을 가지고 있다.

다음 소개할 유형의 주택은 영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주택들이다.


↘︎  1층 단독주택을  Bungalow(방갈로)라 한다.

      한국의  피서지에서나 들었을 법한 방갈로, 영국에서는 1층 단독주택을  방갈로라 부른다.

     인도 뱅골 지역의  주택 양식을 본떠 지어진 거란다.

     방갈로는 계단 오르내리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선호할 듯하다.

     우리도  몇 년 후 2층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질 때쯤 이런 방갈로로 이사를 갈까 고민 중이다.                                               


↘︎ 복층 단독 주택 Detached House.

    이 유형의 주택은 영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다.  2층 단독이기에 집도 넓고  주변의 집들과 분리

    되어 있어 프라이버시는 확실히 보호된다는 장점,  하지만 이곳이  찐 시골임에도 집값이 비싸다.      

    1층은 대부분 리빙공간, 2층은 침실, 화장실의 구조다.


↘︎ 반 단독주택  Semi Detached House

    사진처럼 한 지붕아래 두 채의 집이 중심 벽을 맞대고 있는 유형이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도 이 유형이다.

    주택의 구조 또한 양쪽 다  동일하지만, 요즘은 집주인의 취향에 맞게 내. 외부 구조에 많은 변화를

    주기도 한다. 가끔 전혀 다른 외관을 하고 소유주의 개성을 맘껏 살린 주택도  종종 보인다.

      우리 집 소개

     1층은 주방, 거실, 뒷 주방문을 열면 작은 세탁실에 딸린 간이 화장실이 하나 있다.

     2층은 방 셋에, 화장실 하나, 그리고 3층(지붕밑)에 넓은 다락방이 있다.

     외부엔 모모의 공구 등 각종 잡동사니 창고가 별채처럼 하나 있다

      뒤뜰은 호동이의 영역으로 가끔 내 취미공간(가드닝 등)으로,  바베큐장으로도 쓰인다.

    영국에서 가장 흔한 주택양식이다.  

    앞가든의 경계는 적당한 나무, 뒤쪽은 완벽하게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만들어 놓는다. 

    크고  빽빽한 나무를 심어  옆집과의  경계를 긋고, 그곳에 바베큐장, 티룸, 서머하우스 등을 지어놓고

    가족들만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플랫(아파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택 앞 가든은 오픈된 공간(보이는), 뒷 가든은 시크릿공간으로 사용

    한다.


↘︎연립주Terraced house

 많은 집들이 마치 기다란 줄을 선 것 같다고  Row House라고도 불렸던 이 주택은 16세기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영화 노팅힐에서 보였던 게  어선 집들, 가끔 뉴스에 나오는 런던 총리관저가 이  형태의 집이다.  이 주택은 공간효율성이 높아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지역에 많이 있고, 반 단독주택처럼 영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주택이다. 땅값, 집값이 비싼 도시에서 인기 있는 주택이지만 양쪽에 집들이 붙어 있어 사생활보호나 한국처럼 층간 소음은 아니지만, 벽간 소음이 좀 있거나, 허술한 집은 심하다.

영국 총리관저 - 서민들의 연립주택과는 차원이 다른  다우닝가 10번지
일반적인 연립주택


↘︎ 한국의 아파트 형 Flat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비슷한 양식의 플랫이다.  이 양식 또한 인구밀도가 많은 대도시에 많이 지어졌다. 영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주택,  완벽하게 갖춰진 고급 플랫(아파트)이 아닌 이상 대부분 싱글, 소규모 가족, 저소득층 또는 학생들의 share house로 세를 내놓는다.


아담한 초가집 Cottage(코티지)

동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예쁜 집 Cottage다.

영국의 전통가옥, 작고 아담한 초가집이다. 현재는 시골이나 민속촌에서나 수 있다.

대부분의 Cottage는 넓은 정원과 아니 정원 속에 집이 묻혀 있는 듯하다.

속 코티지 정원엔 각종 장미와 화초들이 어우러져 황홀할 지경이었다.  장미나무로 가든에 경계목을 심어뒀다. 4월인데도 성질 급한 장미가 몇 송이 피어 있어 한참 동안 차 안에서 꽃구경을 했다.

아래 코티지는 우리 동네 옆동네(Bridgend)에 이런 코티지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에 있는 집이다.

내가 꼭 한번 살아보고픈 주택이다.

꿈!!! 꿈꿔 볼까?

행복이 가득 한 House?

행복이 가득 한 Home?

오늘도 나는 미완의 우리 집에서 Home sweet home! 을 외치며 달려올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가드닝을 하고, 봄 채소를 심고, 꽃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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