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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Dec 14. 2022

브런치는 가볍지 않아서

잠시 쉬었을 뿐

브런치 글 생각을 안 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다만 틈이 없었을 뿐.


독자가 대체 누구시길래


다녀간 구독자 브런치를 가 봐도 제 각각의 찬란한 삶이라 "내 강점" 이자 "잘 하는 것" 인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는 일도 주제 선정부터가 난관이다.



요즘은 아주 가끔 브런치앱을 켜서 공감가는 좋은 글을 보고 공감 누르고 댓글 남기는 중이다.


나를 채근하는 브런치팀 ㅠ _ ㅠ 다른 작가 이야기는 그렇게 와 닿는 문구는 아니지만 떠나버리지는 않게 가끔 챙겨주는 브런치 푸쉬메시지



회사 이야기를 하겠다고 지원서에 써 내고 #브런치작가 가 턱하니 됐다만, 그 때는 할 말 넘치는 다이나믹한 회사에 다니는 중이었다.


지금은 일이 넘치는 회사에서 일당백도 아니고 일당천 쯤은 당연하게 쳐 내고, 정신 쏙 빠지고 혼이 늘 90%쯤 나간 채로 산다.


일 중심인 나같은 사람은 일이 많이 몰려오면 그대로 휩쓸려버린다.


그래서 멀쩡한 곳이 없다. 건강을 위한 생존체력은 바닥에 확 떨어져봐야 "아!" 깨닫게 된다.


일이 줄어들 기미는 없고, 스트레스에 깔리는 게 기본값인 무거운 책임의 길이 스스로 자초한 선택이라면, 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없으니 아픈 곳들의 저릿한 통증 신호에 나란 사람은 이 몸 주인될 자격도 없다고 미안해하며 짧아지고 굳어버린 근육을 펴보는 게 전부다.


게다가 건강검진 역사상 최악의 결과지를 마주했더니,  년간 얼마나 대책없이 몸에게 죄를 지었는지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르니 배고파도 안되고, 소화가 잘 안 되니 너무 배부르게 먹어도 안 된다.


나쁘게 확 늘어난 살 빼는 방법도 하나씩, 눌려서 제 자리 못 찾고 상시 긴장상태로 풀리지 않는 근육 때문에 뚝뚝 사운드가 절로 나오는 뼈들 달래가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누구 말마따나,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해서 빠르게 걷는 직장인을 보는 누군가는 그 모습을 부러워 하지만, 당사자는 말 못할 일거리 걱정이 가득일 수도 있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거나 어떤 이유로 경험할 기회를 잠시 멈춘 사람이 본다면 부러울 법한 풍경이고, 커피라도 부어야 일할 정신상태를 각성시키는 당사자는 차에 기름 떨어지면 가까운 주유소를 찾듯 커피숍을 찾을 뿐이다.


가짜 커피만 마시다가 온갖 리듬 다 깨진 나날들


어느 날 라디오에서 들려온 단어 '가짜커피' 일하면서, 일을 하기 위해 마시는 커피는 여유롭게 맛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짜 커피라고 했다.


마음 편안하게 책도 넘겨 보고, 지나치게 가까워서 들을 수 밖에 없는 주변 테이블 이야기, 눈에 보이는 처음 보는 사람들의 행동, 멍도 때리고, 하고 싶은 생각도 마음껏 하면서 '진짜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날은 가능하다.  


늘어나버린 아랫배는 훈장인가 게으름의 결과인가, 맥주를 즐기지도 않는데 비어 밸리(맥주 계곡이라고 영어 단어가 있던! 남의 이야기인 줄 알고 재미있다고 기억에 저장했더니 내 일이 되었다!) 가 되어 버린 내 배를 꽉 쥐고 야무진 #디톡스 #클렌즈 3주차 진행중이다.


독소가 빠지긴 해서 포만감은 잠시 저 멀리 던져놓고 가볍거나 조금 허기진 기분이 들면 #ABC주스 나 #아몬드우유 그 것들이 없으면 #두유 라도 한 잔 한다.


살이 찔 때는 무섭게 확 오르더니. 빠질 때는 ***g단위로 천천히 사라진다.


아무래도 출퇴근길 걷기 외에 땀나는 운동을 안해서 그럴 수 있다. 생각을 해야할 때는 몸을 움직여 걷는다. 걷다가 영상이나 사진도 찍는다.



혼자 스트레칭하다 보면, 잘못된 방법으로 엉뚱한 인대만 늘리거나 전혀 효과없는 방식을 고수한다던데, 나도 몇 가지 잘못 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다.


우연히 대화 나누다가 골반 교정 스트레칭 영상 따라하기를 친구가 20일 미션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나도 같이 매일 영상 링크를 공유받고 있다. 선생님 참 차분하신데 구독자도 영상도 많아서 놀랐고, 도움받아서 고마웠다.


엔딩에 구독하라고 안하고 도움되면 지인에게 공유해서 같이 건강해 지자고 하며 어느 새 전국민 건강운동 캠페인을 진행하신다. 알림 아무 때나 오면 싫어서 구독은 안하는 편이라 공유도 안하니 조회수 1정도 기여하는 수준이다. 정말 티 안나게 고마운 마음만 가지고 있다. 이 분 참 클라스가 다르구나 싶었다. 세상엔 꾸준히 잘 하는 덕후가 많다.


2022년은 여전한 것과 변화하지 않으면 심각해지는 것 사이를 부여잡고 마무리 하고 있는 중이다.


아주 가끔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 아빠 둘 다 사라진 것이 처음이라 고아가 된 것 같았는데, 자연스럽게 사랑과 따스한 온기의 바톤을 내 가족에게 넘겨주고 떠나신 것이었다.


여전히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 베개를 적신다.


아이가 아니어도 엄마는 참 그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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