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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Aug 13. 2023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의 공연 관람 후기

인간 존재의 알 수 없는 불안을 양자역학의 ‘평행우주’ 이론을 통해 다루는 이번 작품을 보는 그 자체로만 보아도 흥미롭고 기대에 찼다. 불확실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는 누군지? 그 물음에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했다. 

지난 8월 10일 ~ 11일 이틀간 2023년 밀양 방문의 해를 맞아 연극 공연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이여진 작, 구태환 연출)이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의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무대를 양방향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감각의 장을 전달하겠다는 의도에서 보는 내내 신선했다. ‘무대 위 객석’, ‘데칼코마니 형태의 무대’. ‘4면의 객석’ 등 일반적인 연극 무대와는 사뭇 다른 독특한 방식의 무대를 선보였다는 자체에 만족감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작품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극 중 주인공 차연(이지빈 배우)은 고등학생 무렵 엄마의 충격적인 죽음을 경험한 후, 물리학자의 길을 걸으며 ‘평행우주’를 연구하고자 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차연의 계획은 괴이한 꿈을 꾸면서 계속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꿈속 노파의 불행이 자신에게 전이된다고 믿고 있는 차연은 이를 극복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그녀의 삶은 노파의 불행에 영향을 받는 듯 파국으로 치닫는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배우와 관객의 근접점에서 흐르는 그 무엇과 부딪히는 궁금증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느낌만큼 배우들의 숨소리와 떨림, 긴장감, 효과음, 연기에서 나오는 감정들이 썩여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흡입력을 보여 줬다. 나 또한 그 무대에서 서 있는 ‘차연’처럼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치밀한 심리적 갈등과 불안에 잠시 나를 끌어당기는 기분이었다.

어려운 과학용어, 단어, 문장이 난해하고 어려웠지만 80분 동안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말과 행동하나에 시선을 뗄 수 없는 몰입도는 끝날 때에 그 여운은 깊었다.       

구태환 연출가는 “‘평행우주 없이 살아간다’는 의미는 불안의 의식에서 해방되고 불안한 자아상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있다고.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 근원의 불안에 대한 실존의 물음을 관객과 함께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무대 위 꿈의 공간과 현실 공간, 시간과 존재라는 의미 그 모든 것들이 생경했지만 나라는 주체적인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 이번의 연극 공연은 매우 뜻깊었고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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