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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Dec 04. 2017

독립 백주년

올초부터 깃발을 올릴 수 있는 모든 장소에는 하얀 바탕에 파란 글씨 혹은 파랑 바탕에 하얀 글씨로 숫자 100이 커다랗게 적힌 깃발이 휘날렸다. 2017년 핀란드의 독립 백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다. 핀란드의 유명 브랜드에서는 앞다퉈 독립 100주년 기념 에디션을 선보였고 공식사이트까지 개설하여 일년 내내 백주년 행사를 준비했다.(suomifinland100.fi)

핀족은 지금의 핀란드땅에 족장들이 난립하는 부족국가의 형태로 모여 살고 있었다. 카톨릭을 받아들이고 국가의 체제를 먼저 갖춘 이웃 스웨덴은 십자군전쟁을 일으켜 핀란드를 차지하고 13세기에는 핀란드를 완전히 정복하여 스웨덴의 속령으로 삼았다.그리고, 그로부터 장장 오백여년을 통치한다. 당시의 수도는 스웨덴에 보다 쉽게 갈 수 있는 서쪽 바다끝, Turku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북쪽끝에 아슬아슬하게 맞닿아 있어 먼 길을 돌아돌아 가야했다. 게다가 핀란드나 스웨덴은 춥고 긴 겨울을 보내야만 하는 다소 불운한 기후때문에 사람들은 남쪽끝에 모여살고 있어 육로를 통해 북극선을 지나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Turku에서 배를 타고 스웨덴을 오가게 된 것이고 지금도 silja line이나 viking line은 매일 뚜르쿠와 스톡홀름을 오간다.


오백여년의 통치끝에 스웨덴은 핀란드의 통치권을 러시아에게 빼앗긴다. 스웨덴과 러시아를 비롯한 동맹국들의 전쟁인 대북방전쟁에서 스웨덴이 패한 탓이다. 이로 부터 다시 이백여년, 핀란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다. 핀란드의 동쪽과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는 수도를 지금의 헬씽키로 옮긴다. 뚜르크는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러시아에서 오가기 불편했기 때문에 서쪽으로 두 시간거리 헬싱키를 새로운 수도로 삼은 것이다.


좌파, 우파로 나뉘어 내전을 겪기도 하고 세계대전과 독소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갈피를 못잡기도 하고 수많은 곡절끝에 1917년 핀란드는 독립을 한다. 그리고 백년, 2017년...


핀란드 독립 백주년이다. 12월 5일 6일 양일간 핀란드 곳곳에는 blue and white light show와 불꽃놀이가 진행된다. 작은 딸의 친구 Aida의 엄마 Anu는 핀란드의 겨울이 참 좋다고 했다. 너무나 어두우니까, 어두운 시간이 기니까 예쁜 불빛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토록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았나! 어찌되었건 간에 라이트쇼와 불꽃놀이를 하기에 어두운 배경이 매우 효과적임은 분명하다. 까맣디 까만 하늘 그리고 하얀 헬싱키대성당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불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독립 백주년을 기념하면서 말이다



시청, 대통령 관사, 중앙역, 올림픽 기념탑, 핀란디아 홀, 정부청사에서도 아름다운 불빛을 즐길 수 있다. 이 계절의 핀란드여행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어쩌다보니 이 시기에 핀란드여행을 하고 있다면 불빛의 향연을 만끽해 보자. 물론 방한용품은 철저하게 준비할 것

https://brunch.co.kr/@lifeinfinland/506

독립백주년기념일까지 백일 남았다며 도시 곳곳에서 야외디너파티를 즐겼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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