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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Jun 06. 2017

런던은 금융 중심지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다.

런던 에세이- Tate Modern 미술관

런던이 요즘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2016년 브렉시트를 낳은 선거의 여파로 금융 중심지인 이곳이 곧  유럽연합(EU)밖에 있게 되므로 그 매력과 인센트브를 잃어 금융의 중심지가 다른 이웃 유럽 도시로 분산될 것으로 사람들은 얘기(예언)한다. 혹자는 가까운 파리나 더블린으로, 혹자는 유럽중앙은행이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이는 런던만이 가지는 ‘노하우,’ ‘숙련된 금융인력’과 ‘제도’로 또 영어라는 국제어를 사용하기에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가치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한다.


어쨋든, 런던이 아직까지는 금융의 중심지인것만은 확실하다. 이와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게 런던은 금융중심지 일뿐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란 사실이다. 문화를 창조하고 '리더'하는 도시라는 것이다. 특히 뉴욕과 더불어 현대미술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파리나 베를린도 따라 올수 없다. 컨템포라리(contemporary) 미술작가들은 대부분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땐 런던의 물가가 너무 비싸 베를린으로 이동한, 그리고 이동할 예술가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그 중심축은 여전히 런던이다.


이 문화중심의 상징은 런던의 여러 유명 미술관이며 그 중에서도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의 젊은 영국 작가들로 구성된 ‘YBA(Young British Artists)’의 국제적 평판과 센세이션(Sensation) 전, 이후로 대서양 이쪽에서 런던이 현대미술중심지로의 역할이 굳어졌으며 2000년에 오픈한 이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이런 사실을 더욱 공고히 했다. 사실 영국은 항상 프랑스보다 한발 늦은 문화의 ‘모방자’였다. 영국 순수미술의 대표적인, 시내 피카딜리에 가까운 ‘로얄 아터데미(the RA)’도 프랑스의 아카데미와 살롱전을 모방했으며 현대미술관도 사실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에 뒤지지 않으려고 또 미술의 주도권을 쥐려는 야망으로 세웠다. 이제 한해 5백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 미술관을 찾는다고 하니 대단한 성공이다. 영국 문화계가 성공을 이룬 이유는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있으나 정부와 시정부의 지원, 열린 런던의 도시 환경, 다민족이며 국제적인 도시의 면모 등등이 언급된다. 또 영국계 회사인 '소더비(Sotheby)'와 '크리스티(Christie)'예술품 경매 회사도 런던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다.


또, 이 성공에 무시할수 없는 요인이 바로 런던이 금융중심지란 사실이다. 즉, 여기에 ‘돈’이 몰려 있다는 것이다. 런던의 GDP는 스위스보다 많다고 한다. 이 돈의 흐름은 예술과 유행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주식시장처럼 미술품을 창조하고, 또 그 상품(?)을 팔고 사는 시장이 활발하다는 이야기다. YBA의 성공도 이 ‘괴상하고 기이한’ 현대미술품을 척척 사주었던 ‘찰스 사아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후원’이라는 명목의 지원이 없으면 예술은 발전하지 못한다. 한때는 가톨릭 교회가 미술의 후원자였으며(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예술), 왕이나 귀족이 이를 이어받았으며(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프랑스의 루이 왕부터 나폴레옹까지), 또 동시에 상공업의 발달로 새로운 부르조아 계급들이 미술의 후원(네들란드와 플랑드르 지방)을 하였다.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안의 미술품도 실상 다르지 않다. 이 틀안에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여러 다국적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데, 그중에 우리나라의 현대차와 현대 카드가 후원자 명단에 그 이름을 올렸다.


이 성공한 테이트 미술관 본관(원래 발전소 건물) 옆에 10층 건물 높이의 부속빌딩을 완공해 지난달(2016년 6월)에 오픈하였다. 어제(2016년 7월 9일) 드디어 이 새 미술관을 방문했다. 무료로 개방하는 전시실도 넓고 전시작품들도 많았다. 그라운드 층은 도시의 지하주차장처럼 아무런 장식이나 페인트 조차 칠하지 않아 시멘트 냄새가 진동했다. 그리고 이곳의 전시실도 무슨 귀곡산장처럼 어둡고 무섭게 해놓았다. 의도적인것 같았다. 중앙의 유명한 ‘터바인 홀’은 행위 예술가들이 춤과 음악을 연주하며 빙 둘러선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별전시를 제외하곤 무료로 개방된 전시실은 현역으로 활동하는 미술가들로 많이 채워졌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  웨이웨이’가 그 대표적이었다. 그의 나무 작품은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상징적인 중앙의 터바인 홀, 그것도 중앙에 우뚝 서있었다. 중국이 경제뿐 아니라 이런 반체제 예술가로서도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 원래 있던 미술관 위층에서 바라보는 테임즈 강변도 좋았지만 이 새건물의 10층에서 바라보는 테임즈 강과 런던 시내는 더욱 좋았다. 그리고 거기에 서면 런던의 금융 중심지인 ‘더 시티(the City)’와 ‘카나리 와프(Canary Wharf)’ 지역의 고층빌딩들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스마트 폰으로 이 도시풍경을 찍어댔다. 저기에서 ‘부(wealth)’를 창출하지 못하면 이곳 미술관의 미래 미술품도 빈약해 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돈’의 엄청난 위력에 10층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보다 더 아찔했다.


https://brunch.co.kr/@london/29


테이트 모던에서 바라본 런던. '시티'의 금융  중심지가 그대로 보인다. 중앙의 돔은 세인트 폴 대성당이다.
테이트 모던. 뒷 건물이 2016년 오픈한 새 미술관.
중앙의 터어빈 홀엔 퍼포먼스가 자주 펼쳐진다.
전시실.
위에서 바라 본 터어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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