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세상에 다이너마이트 같은 한 조각 빛과 미소를 건네주었던 우리의 소년들이 돌아왔다. 양 어깨에 힘을 쫙 빼고서. 너무도 담백한 얼굴로. 따뜻한 손을 내밀며.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남아 있던 여름의 끝, 세상을 집어삼킨 바이러스 앞에 무력했던 우리를 다시 웃게 하고 춤추게 만들었던 소년들. 낙엽이 지고 차가운 공기가 온 땅에 드리운 겨울, 소년들은 그들 마음의 진심을 꺼내 주었다. 조용하게 안겨 오는 포근함에 눈 녹 듯 사라지는 슬픔. 그리고 소녀들이 운다. 소년들의 마음 앞에서. 그 고요한 사랑 앞에서.
온 세상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고 증명한 소년들이 준비한 것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야망이 아닌 세상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 하지 못했음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 모두가 힘든 시기, 그들처럼 똑같이 힘들었을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가온 진심은 그렇기에 더욱 빛났다. 더 크게 빛나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오직 ‘가장 소중한 것’에게 내어준 그들이었기에.
리액션 영상 속 눈물 흘리는 소녀들을 보며 BTS에게 더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 소녀들에게 필요했던 단 하나의 것을 지금 방탄이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조용한 위로. 울고 있는 이에게 필요한 건 공허한 희망이나 요란한 문구가 아니다. 한쪽 어깨를 조용히 내어주는 것. 그 마음 안에 함께 머무는 것. 그저 함께 손잡아주는 마음. 그것은 어떤 힐링보다 힘이 세다. 마음의 이해라는 ‘공감’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외롭고 지친 소녀들에게 직접적인 위로를 주는 BTS만의 특별한 힘이다.
그렇기에 평범한 듯 보이는 신곡은 들을수록 편안하다. 계속 듣고 싶어진다. 노래 안에 팬들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시간을 보내며 수많은 좌절을 겪고,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외로웠을 팬들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 소중한 것을 헤아리는 사랑. 어떤 화려한 퍼포먼스도 치장도 없는 자연인의 모습으로 다가온 소년들의 순수함은, 자신들 슬픔을 담담히 고백함으로써 ‘괜찮다고’ 말해준다. 지금 우리가 함께이기에 다가오는 시간은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한다. 그 따뜻한 말 한마디와 미소로 모든 것을 위로받는다.
13주 넘게 빌보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메가히트곡 다이너마이트 위력은 새 앨범에 뚜렷하게 반영되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전 세계 iTunes와 worldwide 차트, European 차트, USA 차트 '앨범 1위'를 함과 동시에 모든 수록곡들이 1위부터 8위까지 랭크되는 '차트 줄세우기'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차트가 아닌 세계 차트에서 말이다. 세계는 일찍이 이처럼 강력하고 충성스런 팬덤을 본 적이 없다. 그 어떤 팬덤과도 같지 않고 그 모든 열정을 뛰어넘는 것이 ‘BTS 아미’기 때문이다. 그들만큼 아름다운 이름도 드물다.
그러한 아름다움, 그 마음이 있었기에 BTS 역시 팬들에게 마음을 의지할 수 있었다. 방탄의 그 마음은 새 앨범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뿐 아니라 컨셉과 자켓, 뮤비 촬영까지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하며 ‘BTS만의 색깔’을 더 폭넓게 담아낸 것이다. 팬데믹 상황으로 느꼈던 좌절감과 고민들 속에서 ‘모두의 마음’을 보았고 그것을 음악적 진심을 담아 나눈 것. 그렇기에 남준의 이 말은 의미가 크다.
"저희가 계속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면 저희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고, 두 다리를 땅에 붙여서 (가야하지만), 이 힘든 시기에 그것보다 중요한 건, 모두에게 잠시의 위로를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일이라 생각한다" BTS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무엇이며, 그것을 지키려는 그들의 마음이 일으키는 현상이 동시에 BTS를 지탱해주는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은 말하였다. "올해는 불행했지만 행복했다" 올해 초 예정되어 있던 월드 투어가 모두 취소되고, 준비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그들 역시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모두의 힘든 상황으로 계획에 없던 다이너마이트 노래를 만나게 되었고, 노래로 세상을 위로하고 싶던 마음을 세상이 크게 알아주며 그들도 함께 위로받았고 그로 인해 나온 결과물이 이번 BE 앨범이기 때문이었다.
그처럼 BTS는 여전히 오직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다. 팬들과 함께 즐겁게 노래하고 행복한 것. 그들의 목표가 처음부터 상이나 순위가 아닌 ‘오로지 무대’였던 것처럼, 그들이 그리운 것은 오직 무대 그리고 그 무대를 함께 하는 팬들과의 시간이다. 무대 위에서 아이처럼 맘껏 뛰놀고 싶은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그 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인데, 그것을 하지 못해 힘들었던 일곱 소년들. 그랬기에 오히려 ‘있는 그대로에 감사할 수 있었다’는 소년들. ‘믿음과 관계’가 결국 좌절에서 벗어나게 하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소년들. 많은 분들이 자신들 노래로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감사하다는 소년들.
나의 것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길이 열릴거라는 소년들의 미소가 더없이 환하게 빛나는 건, 그들의 진심 어린 마음 때문일 것이다.
LA 타임즈는 이번 앨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필요한 세상" "2020년 가장 큰 위로와 따뜻함" 고단한 세계에 회복과 위로, 성찰과 겸손으로 자신감과 행복을 건네준다고. 그렇다. 비록 오늘도 우리는 내 책상 위에, 내 방 안에 있지만, 지금 여기서 내가 해야 할 것을 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면, 이 지루하고 외로운 시간들도 언젠가 추억이 되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눈물을 통해 춤추게 했다" 이번 신곡을 들은 한 팬의 말이다. BTS는 어려운 시대에 맞서 말을 걸었고, 그들이 하고자 한 것은 성공한 듯 보인다. 가장 작은 것을 바라봄으로써 가장 크게 위로하는 것. 무기력한 슬픔을 따뜻한 시선으로 안아준 것. 그들이 또다시 해낸 것은 이것이다.
코로나 멈춤은 사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기회’이다. 앞만 보며 달려온 우리가 이제야 천천히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멈춰서 나를 바라봄으로써,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함으로써, 진짜 나를 발견하고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Life Goes On.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어제와 맞닿은 오늘의 길 위에서.
그 길 위에 일곱 소년들이 손 내밀며 미소 짓고 있다.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다.
<BTS 오디세이> 아미의 가슴으로 낳은 저의 이야기. 많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TS 오디세이> 주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