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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Jan 29. 2022

잊지말자, 식이섬유

가장 쓸모없지만 가장 쓸모있는 음식

음식의 희생자들: Food Victim   

우리가 병드는 이유는 쓸모 있는 음식과 쓸모없는 음식을 구분하지 못해서다. 오직 미각에 의존해 음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밀라논나가 이야기한  'Fashion Victim' 이 존재하는 것처럼 음식에도 'Food Victim' 이 존재한다. 오직 마케팅에 이끌려 '음식의 유행을 쫓는 미각의 희생자'가 된다는 뜻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다. 이미 나이가 들어서 건강해지려면 늦는다. 성인병이 성인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결국 건강할 때 축적된 몸의 독소가 나이가 들어 병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Food Victim' 이 된 우리들은 좋은 음식에 대한 감각과 기준을 잃어버렸다. 건강한 음식 생태계에 대혼란이 온 것이다. 좋은 음식은 마케팅에 가려져 관심에서 멀어졌고 좋지 못한 음식은 날개가 돋친 듯 팔린다. 우리의 건강과 맞바꾸는 일이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졌다고 하지만 의학에 기대는 수명은 의미가 없다.  Well-being Life Span 즉,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헬렌니어링 부부는 자연주의자로 알려졌는데, 남편은 스캇 니어링은 죽기 한 달 전까지 장작을 팼다. 헬렌 니어링은 90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다. 난 이런 삶을 살고 싶다. 또한 모두가 이런 삶을 살기 바란다. 이번 챕터는 필수 영양소만큼이나 중요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음식과 영양소를 소개하고 과도하게 과장되고 왜곡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쓸모없지만 쓸모 있는 음식 


질병 치료의 은둔 고수: 식이섬유

비밀

우리 몸은 자가 치유의 능력이 있다.  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지 않고도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몸이 회복되는 이유는 쉼을 통해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약은 증상을 완화시켜 줄 수 있지만 병을 낫게 하는 주체는 되지 못한다. 의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감기가 낫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을 먹으면 일주일, 안 먹어도 일주일' 이 말은 약이 병을 낫게 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약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우리 몸의 청소부: 식이섬유  

우리 몸이 스스로 나으려면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환경이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정화작용을 한다.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는 이유가 바로 몸안의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독소를 배출을 보다 원활하고 쉽게 하기 위해서 도움이 필요하다. 바로 음식을 통해 섭취하게 되는 식이섬유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내가 매일 같이 하루에 1번 이상의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영양소가 아니다. 우리 몸이 소화를 시켜서 에너지로서 활용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바로 아래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쓸모없지만 대단히 쓸모가 있다.


식이섬유의 5가지 역할 

1. 오직 식물에서만 발견되는 식이섬유는 소화기관을 통과하며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제거한다.

2. 식이섬유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흡착해서 대변으로 배설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3. 칼로리의 흡수를 낮추어주고 복부비만을 일으키는 지방을 당신의 몸 밖으로 배설해준다. 

4. 장의 활동을 촉진시켜,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쓰레기와 불필요한 칼로리의 제거를 돕는다. 

5. 식이섬유는 수분과 잘 결합해서 위와 장에 있는 음식의 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자연히 포만감이 일찍 오게 되므로 과도한 칼로리의 섭취를 막는다. 


(*참고: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 p.110)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우리 몸이 살이 찌고 병에 걸리는 것은 다름 아닌 몸에 축적된 독소 때문이다. 또한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또한 몸의 곳곳에 염증을 유발하는데, 축적된 독소와 지방을 효율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채소를 섭취하여 식이섬유의 도움을 받는 일뿐이다. 내 둘째 딸아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를 먹는데 하루에 많으면 3-4번의 배설을 한다. 그런데 식이섬유가 전혀 없는 희 쌀밥만 먹일 경우 하루에 1번 정도 배설을 한다. 신기한 일이다. 식이섬유는 우리 몸의 진정한 청소부다. 


좋은 음식을 구분하는 기준

식이섬유는 독소를 배출하는데 아주 이롭다. 그렇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좋은 음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무조건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은 공통적으로 수분이 많이 들어있다. 그리고 칼로리가 무척 낮다.(식이섬유와 물은 0Kcal다.) 그래서 좋은 음식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인간은 원래 살찌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특히 내가 추천하는 음식은 '현미'다. 곡물에 속하는 현미에는 껍질과 씨눈에 다량의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있다. 채소에도 식이섬유가 많기는 하지만 칼로리가 낮아 너무 자주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그래서 현미와 같이 섭취하기를 바란다. 추천하는 메뉴가 있다면 '쌈밥'이다. 지금도 자주 즐겨먹는 쌈밥은 입맛을 돋우고 기분을 좋게까지 한다. 


동물성 식품에 비해 월등히 낮은 칼로리를 가진 채소들

식이섬유를 맛있게 섭취하는 법 

식이섬유 섭취는 가능하면 모든 채소를 '통'으로 먹는 것이다. 대부분의 채소는 껍질 째 먹어도 된다. 잎채소는 샐러드 혹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뿌리채소인 감자, 연근, 우엉, 당근 등은 필러로 굳이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된다.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껍질을 벗기는데 껍질을 벗기는 순간 그 채소만의 풍미가 사라진다. 한 마디로 맛이 없어진다는 뜻. 또한 껍질에는 다량의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으니 껍질을 벗기면 채소의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기 힘들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유기농 채소를 구해서 먹으면 좋다. 만약 유기농 채소를 구하기 힘들다면, 물에 식초를 한 두 큰 술 풀어서 10분 이상 채소를 담근 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서 먹을 수도 있다.  





쓸모 있지만 쓸모없는 음식 


1. 천혜(天惠)의 물(水): 과일과 채소 

물 없이 사는 사람들 

사실 조금 과장됐다. 그렇지만 물을 일부러 안 마셔도 될 만큼 나는 음식을 조리할 때 빼고는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모두 물을 자주 따로 마시지 않는다. 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16개월이 된 둘 째도 물을 따로 마시지 않는다. 평소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기 때문이다. 물론 아예 물을 안 마시는 것은 아니다. 음식을 약간 짜게 먹었을 때만 마신다. 보통은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채식을 시작하고 나서 제일 먼저 없앤 것이 바로 '정수기'다. 매일 충분한 과일과 채소를 먹고 있으니 갈증이 나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은 70%가 물이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게 정수된 물이다. 물은 생명과도 연결이 되는데 과일과 채소를 살린 물이 우리의 몸을 살리는 이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된다. 우리 몸도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니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자연주의자 헬렌 니어링 Helen Nearing 은 일주일에 겨우 한두 잔의 물을 마셨다고 했다. 매일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기 때문에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루 2-3L 마셔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지만 그건 정말 힘든 일이다. 해봐서 안다. 식단의 70%를 과일과 채소로 바꾸면 더 이상 별도의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의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본인의 저서에서 '이상한 일이지만 우리는 공짜로 얻는 것을 가장 함부로 대한다'라고 했다. 과일과 채소의 수분은 공짜이며 병든 몸을 낫게 한다. 이제 물통을 내려놓을 때다. 


채소와 과일의 수분이 진짜 '물'이다. 

예전에 TV에서 소녀시대 티파니가 물을 맛보며 물 브랜드를 맞추는 이벤트를 했는데, 모두 맞췄다. 보는 내내 참 신기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물에 대한 맛의 포인트를 잡아서 이야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물 브랜드를 맞출 정도라면 보통 사람들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 같다. 그만큼 수분 섭취에 대한 중요성도 잘 알고 있지 않을까.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의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의사들이 하루 2-3리터나 되는 물을 마시라고 하는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틀렸다고 한다. 왜냐면, 수분은 몸에 영양분을 운반하는 일 외에도 몸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는 해독작용을 수행하는데 일반적으로 마시는 별도의 물은 과일과 채소에 있는 수분처럼 효소와 각종 원소들을 몸을 운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덧붙여 우리 몸의 순화 계통의 모든 기능은 이 수분(채소와 과일의 수분)이 정기적으로 공급될 때 가장 쉽게 이루어진다고도 했다. 


정수기를 치워라. 그래도 된다. 

채식을 하면서 물을 마셔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 사실 정수기를 치워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정말로 물을 따로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자연히 알게 됐다. 


나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별도로 수분 섭취를 하지 않았지만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난 뒤에는 오히려 채식을 하기 전보다 화장실을 더 잘 갔다. 배변을 통해 노폐물 배출도 잘 되었지만 그만큼 살도 많이 빠졌다. 한 잔의 물보다 신선한 사과 한 개의 수분이 더 효율적으로 몸을 순환시킨다. 한 여름에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보다 과일즙이 뚝뚝 떨어지는 수박 한 조각을 먹는 것이 갈증 해소에 훨씬 더 좋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 듯 수박의 수분이 몸에 즉각적으로 스며든다. 이렇게 자연은 계절에 맞는 과일을 우리에게 공급한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자연'스러운 게 가장 '자연스럽다'는 생각이다. 


물 마시면 마실 수록 배고프다.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홍보를 해서 화제가 됐던 물이 있다. 바로 'JUST WATER'인데, 500ml 생수 한 병 가격이 3360원이다. 작년(2021) 한 해에만 7만 병이 넘게 팔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목마르고 배고프다. 


한국 영양학회는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채소와 과일을 먹지 않으니 수분 섭취도 적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실제 한국 영양학회에 따르면 과일·채소 권고 섭취 기준은 1일 500g 이상이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이후 이러한 권고 내용을 지키는 인구 비율이 2015년 40.5%에서 2019년 31.3%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국민들의 물 섭취 역시 감소하고 있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비율은 2015년 42.7%에서 2018년 39.6%로 줄었다.


생수의 판매는 날마다 늘어가는데 오히려 수분 섭취는 적어지는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 못 끼워진 것인지 모르겠다. 음식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그릇된 통념 여기에 더해 상업적인 마케팅이 한 몫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과일과 채소만 잘 먹어도 우리는 수분 섭취에 대한 걱정과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다. 더불어 생수를 만드는데 드는 자원의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친환경 포장재를 내세운 '저스트 워터'도 안타깝지만 그린워싱에 지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알아 둘 것이 있다. 자연식물식의 저자, 맥두걸 박사는 물은 칼로리가 없으면서 위에 충족감을 주고 포만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금방 배가 고프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결국 음식을 더 먹게 된다고 한다. 이제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찾는 진짜 물은 채소와 과일에 있다. 

2. 속 빈 강정: 영양제 

영양 없는 영양제

엄마가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식사로는 영양소를 다 챙기기 힘드니 '영양제'라도 먹어야 한다고. 그러나, 우리 집에는 영양제가 없다. 그 흔한 비타민제도 없다. 13가지 비타민 중에서 11가지는 식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이미 식단의 100%를 채소와 통곡물로 채우고 매일 과일로 충분히 섭취고 있으니 비타민제는 필요 없다. 공장에서 합성된 비타민제의 비타민과 자연이 기른 과일과 채소의 비타민을 과연 비교할 수 있을까. 그 질 자체가 다르다. 과학적으로 비타민이라고 밝혀진 부분만을 가지고 합성해 만든 비타민은 수천수만 가지의 화학적 작용으로 우리 몸에서 반응하는 과일과 채소의 비타민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비타민이 필요해 섭취해야 한다면 있는 그대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게 질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인 것이 아닐까. 실제로 페루에 사는 8달 정도밖에 안 된 아기는 감자 한 가지만 먹고도 다른 아이 정도의 체격으로 성장해왔다고 한다.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약간의 오일이 첨가되었을 뿐이다. 물과 감자 이 두 가지만으로도 사람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앞서 비타민 13가지 중 11가지가 식물성 식품에 들어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2가지는 무엇일까. 비타민D와 비타민B12다. 비타민B12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비타민D 이야기를 해보자. 내 아내는 둘째를 임신했을 때 비타민D를 먹지 않았다. 그 수치가 정상범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햇빛을 받으면 피부와 함성되는 비타민이므로 약간의 야외 활동만으로 충분하다. 아내와 나는 둘째 임신 당시에 매일 15분 정도 산책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비타민은 모두 '자연산' 이어야만 한다. 

 




정리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과 영양소에 대한 정보는 모두 거꾸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미디어를 통해 접한 것들이다. 하지만 아는 것과는 달리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는 모든 것들은 전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충분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요즘 OTT(예: 넷플릭스 같은)는 '오리지널'이라고 영화를 만들어 플랫폼에 공유함으로써 가입자를 늘리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과일과 채소 역시 쓸모없어 보이지만 가장 쓸모 있는 영양소의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서양 의학의 선구자인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고 마치겠다.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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