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바이칼이라는 늙은 영웅이 살고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 영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예전의 명성과 이름만 추억처럼 남은 늙은 영웅이었다. 이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져가고 있는 바이칼에는 여전히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그의 아름다운 딸이었다. 호수 빛 눈에 황금 색깔의 머릿결을 지닌 바이칼의 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바이칼은 딸의 아리따운 모습을 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깊어갔다. 그 딸의 이름은 앙가라였다. 바이칼은 딸의 아름다움을 본 다른 사람들이 딸에게 혹시 해를 가할까 밤낮 걱정했다. 걱정 끝에 바이칼은 딸 앙가라를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게 호수 깊이 숨겨놓았다. 갑자기 아버지에게 끌려 바이칼 호수 속에 갇힌 앙가라는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앙가라의 눈물은 호수의 물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바이칼 호수는 앙가라의 눈물로 점점 푸른빛을 더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앙가라는 물 표면으로 나와 한숨을 지으며 바이칼 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갈매기 한 마리가 큰 소리로 울며 날아왔다. “갈매기야, 너는 어디서 날아왔니? 나도 너처럼 세상으로 날아가고 싶구나” 그러자 갈매기가 “앙가라 아가씨. 물속에서 사시기에 너무 힘드시지요. 아가씨를 위해 제가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갈매기는 날마다 날아와 앙가라의 어깨에 앉아서 자신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본 온갖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아가씨가 살고 있는 호수를 따라 며칠을 날아가면 큰 강이 있는 마을이 나오지요. 그 강가에 멋진 수염에 건장한 용사 한 명이 살고 있답니다. 예니세이라는 그 용사는 지금껏 수많은 싸움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지요. 세상의 모든 아가씨들은 예니세이를 흠모한답니다” 갈매기의 말을 들은 앙가라는 예니세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쩔 줄을 몰랐다. ‘아, 한 번이라도 세상으로 나가 예니세이를 만나 볼 수 있다면…’ 그리움이 쌓이고 쌓인 어느 날, 앙가라는 바이칼이 잠든 틈을 타 호수를 빠져나갔다. 한밤 중, 잠결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퍼뜩 일어난 바이칼은 앙가라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바이칼은 바람처럼 날아 앙가라의 뒤를 쫓았다. 화가 난 바이칼은 자기 곁에 있던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 앙가라의 앞길을 향해 집어던졌다. 바위는 앙가라를 덮쳐 버렸다. 앙가라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 지금도 앙가라강의 입구에는 그때 바이칼이 던진 샤먼바위가 그대로 남아 있다. 딸에 대한 아버지의 집착이 낳은 비극인가?
출처 : 인천투데이(http://www.incheontoday.com)
1,500여 명의 부랴트족이 알혼섬에 살고 있지만 사람만 우리와 닮은 것이 아니었다. 서낭당, 솟대, 아기 탯줄을 문지방 아래 묻는 토속 전통, 강강술래와 흡사한 춤, 단군신화와 비슷한 아바이 게세르 신화가 모두 우리와 비슷했다.
‘사간후순’으로 불리는 삼형제바위에는 바이칼판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었다. 바이칼 세상을 연 3형제 중 한 명이 인간으로 변한 백조의 옷을 감춘 후 결혼까지 하게 됐다. “한 번만 옷을 입게 해달라”는 간청을 들어줬더니 백조가 되어 바이칼 호수 위로 날아가버렸다는 이야기다.
알혼섬 언저리에는 상인들의 제물이 된 처녀가 금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로 환생, 신들의 세계에서 살게 됐다는 전설도 숨쉬고 있다. 바이칼은 심청전 인당수와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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