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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Jul 08. 2024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 되기

-<재생의 욕조> 4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외로이 떠 있는 섬과 같은 내 삶에 보이지 않은 실처럼 연결된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폭주했다.

강가 출판사에서 한 배를 타신 브런치 작가님들의 SNS 링크와 독서모임 회원님들의 축하, 과거 직장 동료 선생님들, 학교 선배, 동기들이 응원을 보내왔다.





해조음 작가님께서는 특유의 활발발한 문체로 재미난 글을 지어주시는 것으로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응원을 해주셨다. 

이미 성황리에 공개되었지만 아직 이 글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필독을 바란다. (배꼽주의!)







이 아이는 누구냐 하면 바로 나다. 

스냅챗 앱에서 동안 필터를 사용해서 회춘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내 필요에 의해서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아직도 이러고 있구나... 세상에 나가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배웠는데, 늘 도움을 받고만 있구나...


거꾸로 자라는 나무 반얀트리처럼, 나이가 들어도 위로 자라서 어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도움만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괴로웠다.


그래도 어쩔 것이냐? 이게 나인걸...

반얀트리가 바오밥을 부러워할 수는 없는 법. 나는 나대로, 이렇게 생겨먹은 대로 지금, 여기에서 또 미안해하고, 감사해하면서, 한 걸음 나아간다.


폭풍이 휩쓸고 가듯이 축하 연락들이 한바탕 지나가고 난 후, 이렇게 살았는데도 아직 내 곁에 남아있는 고마운 후원자님들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질문이 남았다.


주머니를 털어서 아이스커피 쿠폰이라도 쏘아야 하나? 

성대모사를 해서 웃음이라도 드려야 하나?

한국에서 졸업한 최초의 유리드미스트 네 명 중 한 명으로서의 재능을 살려 댄스커버영상이라도 찍어서 보답해야 하나? 


가장 나답고,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방식의 교류는 무엇일까?

높은 수준의 우정으로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나절을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 영화 <맨 오브 히스 워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았다.


타인의 삶에 도움을 주는 방법 하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는 미의 사도로서 타인의 삶을 돕습니다. 


가진 것 없는 내가 타인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가진 재능을 소중하게 갈고닦아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

글로, 그림으로, 언어로, 색깔로, 형태로, 삶으로, 마음으로, 그것들의 조합으로,

지금까지 내가 살아내고 지켜온 이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존재하는 것.

곽진언 님의 노래 '자랑'의 가사처럼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나의 기쁨과 세상의 요구가 만나는 곳에서 생겨난 소명을 무겁게 떠안고 오렌의 새로운 행성으로 향한다.






요즘 내가 겁이 많아진 것도 

자꾸만 의기소침해지는 것도 

나보다 따듯한 사람을 만나서 

기대는 법을 알기 때문이야 


또 말이 많아진 것도 

그러다 금세 우울해지는 것도 

나보다 행복한 사람을 만나서 

나의 슬픔을 알기 때문이야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의 품이 포근하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 

그대에게 제일 먼저 자랑할 거예요 


그댈 먼저 제일 먼저 안아줄 거예요




곽진언 | 자랑





★ <재생의 욕조> 후원 페이지 가기

https://tumblbug.com/rebath0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은, 이미 제작된 종이책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안으로 된 작업물을 공개하고, 책 값을 후원 방식으로 선지불하시면, 그 자금으로 인쇄를 해서 차후에 보내드리는 방식입니다.


 강가 출판사와 함께, 종이책을 원하는 대로, 마음껏 제작하는 우리만의 출판 지형을 만들고자 실험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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