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조음 Jun 28. 2024

oren 핑여사 만나다

2054년 6월 28일

안녕하십니까? Kakau방송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한국의 '오프라원뿌리'

< oren 작가를 만나다> 프로의 진행자 오프라오렌입니다.

먼저 오늘 처음 오신 시청자님을 위해 오렌 방송국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30년 전, kakao에서 작가들을 위한 브런치 코너를 신설했었는데요. 글을 팔아 쌀을 사던 가난한 작가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자 오렌이 사비를 털어 다이소 2천 원짜리 창조의 오렌문학상을 개최하였습니다. 오렌문학상을 거쳐간 영광의 얼굴들 중에서 인연이  깊으신 몇 분 들의 근황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사로 활약 중인 블리야 님께서는 단풍국  한인 최초 여성 시장에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여세를 몰아 연임에 성공하였고, 이민자들의 복지와 지위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단풍국 홍보대사로 맹활약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정계를 은퇴하였으며    

악어와 아구를 결합한 '악구불닭 해물통찜'을 특허출원하여 세계 3대 메이저 항공의 내식으로 공식 선정되었습니다. 하반기에는 신제품 '악구불닭 매운 라면'이 세계 50개국을 통해 동시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가끔 멜론머시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골프를 즐긴다고 합니다.


또한 제1회 오렌문학상 수상자인 이미경작가님께서는 브런치에서 발표된 <국수 먹는 날>, <덕달산 비 들어온다>의 명작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는 영광을 이루었으며, 루비 떵, 푸라닭과의 콜라보를 성공시키면서 현재는 뉴욕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전광판에 50년 동안 작품이 소개되는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덕달산 비설거지하러 논길을 달리던 작은 소녀가 세계적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이미경 작가님 그림

한편 천상의 보이스 랴얀님 께서는 할리우드에서 대스타들과 애니메이션 더빙작업을 오랫동안 진행하다가 현재는 오렌방송국 라디오 이사장님으로 선출되었으며 가끔씩 글 벗들을 불러 모아 무쇠솥닭볶음탕에 쐬주 한 잔 하는 낙으로 지내고 계십니다. 진행자인 저 oren은 한 조각 한 조각 종이를 오려가며 부업으로 만들었던 <스톱모션>이 넷플릭애니메이션과의 정식 계약이 진행되었습니다. 고액 연봉과 함께 스톡옵션으로 받은 비트코인과 워렌머핀이 주목한 비상장주식이 그야말로 떡떡 떡상에 오르면서 인생역전 왕대~~에~박을 터트렸습니다.


현재는 야인으로 돌아가 소박한 삶의 실천으로 kakau 방송국 지분 80%를 인수한 지배 주주로서 방송국 국장으로 겸임 중에 있습니다. 노느니 염불 한다고, 브런치 시절을 회상하며 치열하게 활약했던 작가님들을 모셔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OREN 방송국에서는 시스루 차림으로 빤스런 한 뒤부터 행방이 묘연해진 핑여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습니다만 '만리장성 앞에서 콩나물 국밥집을 차렸다더라, 서해안섬에서 세발 지를 잡더라, 머리 깎고 주지스님이 되었다더라... '소문과 억측만 무성했었는데요,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서 추적한 결과 오늘 <OREN 방송국 개국기념 700회> 특별 대담으로 아주 어렵게 핑여사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핑여사를 모시기 위해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 보안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파트 노인정에서 난닝구 파자마 바람으로 화투를 치고 있는 파격적인 장면이 파파라치에 의해 노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는데요. 핑여사님께서는 방송 출연을 결심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아~잠시만요? 현재 밖의 온도가 40도를 웃도는데도 핑여사님께서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 차림으로 이제 막 방송국 안내데스크를 통과하였다고 합니다. 양 옆으로는 경호원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통 보호하고 있으며, 삼엄한 경비 속에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핑여사님이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2분 34초 087 시간 동안 통신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긴급 메모까지 하달된 상황입니다. 


경호원들이 에워싸고 있어서 좀처럼 핑여사님의 실물을 확인할 수가 없지만 소문보다는 키가 작아 보인다는 긴급 속보입니다. 그리고 약 한 시간 전에 진행자인 저 오렌을 상대로 핑여사 측 법무법인 <김밥엔 장국> 대리인께서 독소조항이 담긴 계약서를 가져오셨는데요, 내용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튜디오 가림막 철통 보안철저 

* 목소리 변조

* 진행자는 김밥장국과 합의된 질의만 할 것

* 핑여사 육두문자와 욕설에 삐처리요망

* 밥 많이 줄 것

* 인터뷰 시간 8분 15초 이내

* 노약자 임산부 심신미약자 시청금지

개털 한가닥으로 브런치를 씹어먹던 화제의 그 인물! B급 싼마이 아날로그 시스루 갬성의 소유자! 우리가 만나고 싶던 바로 그 작가! 핑 여사를 모십니다!

자~드디어 그분이 입장하셨습니다. 스튜디오 가림막 뒤에 그토록 기다리던 핑여사님이 자리하고 계십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다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렌방송국의 오프라오렌입니다. 개털 핑여사님, 알아보시겠습니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히히~ 굴비는 영광이지. 보리굴비 맛나 맛나~ 밥도둑. 히히~잘~생겼다, 와꾸가 살아있네~ 살아있어! 마누라는 잘 있고?"


한창 개털 날리시며 브런치를 평정하던 시기에 나이가 50대 후반이라 하셨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80대 후반이 되셨네요, 아프신 데는 없으십니까?

" 잘 싸고 있어. 걱정 마."


빤스런을 하신 후에 최삼십 년 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밥 줘, 배고파."


노인정에서 화투를 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의해 목격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는데요?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히히~그니까, 아이고~ 웃겨라. 십 년 감수했다니까. 301호 랄랄이 할망구랑, 504호 대머리랑 셋이서  노느니 화투! 이러면서 쩜당, 한 장짜리 도박을 하고 있었지, 헌데 랄랄이 할망구가 대머리랑 짜고서는 나를 벗겨먹을라고 작정을 한거였더라구.  아직 내 화투패도 안 까봤는데.. 흔들고, 쓰리고에다 피박, 광박, 독박까지... 진짜 개털 되기 직전이었지. 히히~ 마침 그  몰래카메라 플래시가 반짝!  터지면서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짭새다! 튀어! " 고함을 지르면서 화투판을 뒤집어 엎어버렸지. 그래서 다 나가리 되야부렀어. 인터뷰 끝나면 바로 복수전 하러 노인정에 다시 가야 혀. "


외람되지만 쩜 당, 한 장 이면... 얼마를 말씀하시는지?

"어~어~억~~ 화투를 하도 내리쳤더니 어깨가 막 쑤시네. 어~~ 어~~ 억! 직업병 걸렸는가 봐. 산재인정 되남?"

 

산속에 계시면서 고양이들을 거두고 계셨는데, 금도 고양이를 키우고 계신가요?

"고양이 꼬리 십 년 묵으면 여우가 된다더니 다 여우가 되고 말았지. 내 새꾸  말랑이 방울이 여우새끼들 보고 싶네."


현재의 근황을 여쭤봐도 될까요? 글은 계속 쓰고 계십니까?

"야야야!!! 이 호랭이 물어갈 새끼들아~~~ 밥 줘! 배고파! 내 김장변호사가 요플레 복숭아맛 가져놓으라고 했어? 안 했어? 변호사 불러!"


30년 동안 기다린 깍쟁이들과 시청자님들께 인사 한 말씀해 주시죠?

"산은 산, 물은 물, 글은 글, 치열하게 살아가시길~."


  여사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꼽으라면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꼬불라면은 불닭면이 최고! 햄은 아먹어야 햄볶하지."


150세 인생에서 지금 80대 후반이신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소고기 먹고 잡다."


벌써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다가오고 습니다.

30년을 기다려온 깍쟁이님과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히히~ 뭐든 조오옷 되지 말고, 조캐조캐 살어."


다시 기회 되면 또 출연할 수 있겠습니까?

"히히.. 하는 거 ~. 아자씨, 참 생겼다. 늘그막엔 마누라밖에 없어  마누라한테 잘혀~."


혹시 건강에 이상은 없으십니까? 치매증상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만 건강은 어떠신지요?

"요즘 남자도 삔 꼽고 치매 입는 게 유행인감? 잘 어울리네. 치매엔 치맥이 죽이지~."


마지막으로  오렌문학상을 수상하는 비법이 있으시다면 전수해 주시겠습니까?


"야야야!!! 이 시벨롬들아~삐삐~창새기를 삐~ 끊어다  삐~~ 삐~~ 줄넘기를 ~~ 하고 삐~~~ 눈알을 삐~삐~ 빼서 먹물을 삐~ 삐~~ 쪽~~ 뽑아 삐~ 버려서는 삐삐삐~~~ 젓갈을 담고삐삐삐~~ 뚝배기로 대갈통을 삐삐~삐~꺄부숴~~ 이 새끼~ 삐비빅 삑~~~를~이, 시벨롬들아~삐삐삐~챔피언~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 글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내 바지는 나팔바지~에헤라디야~ 나팔나팔~밥 줘! 밥밥!!"


, 감사합니다. 이상 핑여사님과의 특별 대담시간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도 큰 웃음을 주시곤 하셨는데 명불허전 80세 후반의 연세에도 거뜬하십니다. 인터뷰하는 내내 빅웃음을 주시는 타짜인생 핑여사님의 입담은 언제나 찰진 찹쌀순대엿 맛 그대로입니다. 700회 특집  <작가를 만나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진행에 오프라오렌이었습니다.

< 오렌作  8월 15일 출간예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