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사이
2.5그램
022번째 2.5그램
올해 유난히 많은 부고를 받는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이전의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의 양이 더 적을지 모른다는,
알림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런 알림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게
그냥 조금 슬픕니다.
+
그제 친한 형님의 아버님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는 새벽길은
뭐랄까 평소보다 더 까맣게 느껴졌습니다.
마음이 좀 헐거워진 듯해서
바로 작업실에 돌아가지 않고
24시간 하는 카페에 들러 혼자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왔습니다.
아버지 생각도 나고
올해 내가 이별한 사람들,
그 전에 이별한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때 한번 더 가볼 걸.
그래서 한번 더 만나서 얘기해 볼 걸.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막 되돌리고
그때로 미친 듯이 달려가서
다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은 그런 불같은 마음이라기보다
그냥
조금
아쉽다
안타깝다.
미안하다.
그런 느낌.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과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 것만 구분해도
삶의 아쉬움은 줄어들 텐데 말입니다.
사람이든
꿈이든
사랑이든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이 있어요.
지금 가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지금 가야
잡을 수 있는 꿈이 있고
지금 가야
피울 수 사랑이 있습니다.
갈 수 있을 때
가요.
만날 수 있을 때
만나고
얘기할 수 있을 때
얘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