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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Jul 03. 2015

봄이 진짜로 끝나는 순간

내 안에 남겨놓아야 할 것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004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004번째 2.5그램




+

"시간속 봄은 끝났지만

마음속 봄은 아직 진행중"




시간은 매우 정직해서

때를 거르지 않습니다.

조금 늦거나 빠르기도 하지만

결국 봄을 데려오고

여름을 부른 후에

가을을 보여주고

겨울을 놓아두며 갑니다.


그 순서가 한번도 바뀐 적 없고

한번도 건너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계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순서도 없고

기간도 없어요.

일 년 내내 겨울이었던 적도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계절을 갈아치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관찰을 해봤어요.

내 마음 속 봄이 언제 사라지는 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의 요소들은 빼고

그래도 내가 해볼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을 들여다 봤습니다.



+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고

어떤 꿈도 꾸지 않으며

무엇에도 두근거리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사라졌을 때

제 마음 속 봄은 끝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내가 다 조절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어떤 꿈도 꾸지 않을 만큼 피곤할 때도 있고

무엇에도  두근거리지 않을 만큼 무뎌질 때가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다 갖고 가기 어려우면

하나라도 꼭 남겨놓습니다.

불씨처럼 요.


사람을 남겨놓거나

꿈을 남겨놓거나....

무엇이든지 하나만이라도 남겨놓아요.

희미해도 좋으니까 완전히 사라지지 않게 남겨놓습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내가 머물고 있는 계절을 좀 더 쉽게 바꿀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에서 더 오래 머물 수도 있고

힘든 계절은 더 빨리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담대해지죠.

더 잘 견뎌내고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계절에서

더 오래 머물수 있기를 바랍니다."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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