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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Jul 08. 2015

#1 중국 노래방에서는 첨밀밀을 안 불러요!!!

랑랑에게 중국이란...중국 노래방에서는 첨밀밀을 안 불러요!!!

직장 동료분들과 2차로 노래방에 갈 때마다 랑랑이는 항상 애매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어요. 30년 넘게 중국에서 살다 온 외국인이 아는 한국 노래는 대체 얼마나 될까요? 안 봐도 비디오 아닌가요? ㅠㅠ 그래서 일반적으로 노래방에 가면 이런 장면을 포착할 수 있을 거예요. 구석에 처박혀 앉아 영혼 없이 박수를 쳐 대는 어떤 여인을요... 남들이 신 나게 춤을 출 때 덩달아 함께 리듬을 타는 것 같기도 한데, 왠지 어딘가 어색한 몸짓,

No, No,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몸짓이라기보단 몸부림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겠네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 불쌍한 여인이 바로 저, 랑랑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더 랑랑이를 곤란하게 하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주위 사람들이 "첨밀밀"이나 "월량대표아적심"을 불러보라고 권할 때예요.

저,

저,

저기요,

중국 노래방에서 "아리랑"을 부르라고 권하면, 기분이 어떠세요? ㅠ ㅠ


그리고 오늘도

역시,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주고받는 대화들:

"노래 한 곡 부르세요"

"아, 저 아는 한국 노래가 별로 없어서..."

"그럼 중국 노래 불러요"

"첨밀밀!!!"

이것 봐요,

이런 얘기 정말 하기 싫은데요... 이 곡은 정말 아닌듯하거든요. ㅠ ㅠ

오늘은 어떻게 서든 이 악마 같은 첨밀밀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한 랑랑이,

결국...

사고를 쳐버렸어요.

글쎄,

소.녀.시.대의

Gee

가 아닌,

Oh를 불렀다는 것 아니에요!!!!  어떡해, 나 정말 미쳤나 봐...

전에 한번 노래방에 갔을 땐 이보다 더 심한 노래를 불렀다는...

이효리의 "미스 코리아"를 불렀죠. 아주 그냥 분위기를 완벽하게 다운시키는 곡을요.

그래서 오늘은 꼭 분위기를 잡치지는 말자는 취지에서 나름 고심해서 고른 곡이에요.

결과는... 정말... 너무 참담해서... 차마... 얘기를 못 하겠네요.

혼자서 돼지 멱따는 소리로 "Oh Oh Oh 오빠를 사랑해~"를 외쳐대며 생쇼를 했죠.

이상한 몸부림을 동반하면서 말이에요... 아, 정녕 난 첨밀밀의 비극적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걸까요?


이상하게 대화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노래를 부를 땐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한국 분들이 중국 노래를 부르면 이런 느낌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럴 때면 중국에 있는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중국 노래방에서 랑랑이가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던 때가 너무 그리워지네요.


중국 노래방에서 랑랑이와 친구들이 즐겨 불렀던 곡이 뭐냐고요? 음, 정말 많았죠.

일단 유약영 언니의 대표작 "허우라이/후래"로 시작을 해야죠. 그리고 양정여의 "누안누안/따스해" ,"용기", "네가 아니라서 너무 안타까워","말랐어" 등 대부분 곡들을 한번씩 소환하고, 그런 후 S.H.E의 "크고 싶지 않아" , "재별강교"도 꼭 불러야죠. 그리고 여자 친구들과 함께 갔을 땐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곡이 있죠. 바로 범위기의 "한명은 여름처럼, 한명은 가을처럼" 이예요.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막문위의 "그대가 없다면",  곡완정의 "그대 노래 속에서", 채의림의 "일불락"도 너무 좋죠.

량융치의 "껌"도 너무 귀엽고 밝은 곡인데...

아, 이러다가 밤새우겠네...

봐봐요, 중국 노래 부르라면 이렇게도 많은데...

아아아~억울하도다...~~

이놈의 첨밀밀이여...


그래서 결정한 랑랑이,

똑똑하고 박식한 여러 잇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요...

노래방에서 부르기 좋은 한국 노래를 좀 추천해 주실 수 없나요?

고음이 심히 불안하여, 듣는 사람들까지 아주 그냥 불안의 늪에 빠뜨리게 하는 구제불능의 가창력이라,

정말 부르기 쉽고, 음역대가 넓지 않은 곡으로 추천받고 싶어요.

그리고 너무 처진 곡보다 좀 밝고 경쾌한 곡으로요... 물론 발라드도 환영이에요.

별의 "설레임" 정도가 랑랑이한테 무난한 것 같아요. ㅋㅋㅋ

랑랑이의  한국 정착기, 정말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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