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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Dec 20. 2016

킹 메이커(비선秘線)

Leader리더위에  LORD(주인)

리더를 리더 되게 하는 팔로우십followership

팔로우들이 자신을 차기 주자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이인자로 생각하고 또 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어 리더십은 물론 조직 문화까지 병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팔로우는 자신이 리더를 리더되게 하는 팔로우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리더 위의 리더라고 말하지 않지만,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명목으로 리더 위에 리더가 된다.  스스로 킹 메이커(비선秘線)라고 생각하는 팔로우들은 조직과 리더십의 가장 치명적인 존재들이다. 




엄석대의 자가증식 (2)

 

우리는 박성민 대리를 끝으로 오늘의 인터뷰를 마쳤다. 두 명의 컨설턴트들은 엄석대 차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의 프로파일을 찾는 것 같았다. 엄석대 차장에 대해서 어떤 사람일까라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눈은 내가 알고 있는 엄석대처럼 차갑고 매서울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엄석대의 힘은 눈매였다. 검은 눈동자만이 보이는 그의 눈은 상대방의 공격을 무기력할 만큼 공포스러울 정도로 차가웠다. 하지만 그의 눈이 웃어 보이면 너무나 자비롭고 인자한 눈빛이 되는 마력을 가졌다. 아마 이것이 공포의 독재자들이 던져주는 한 조 작의 달콤한 그런 자비 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호리호리한 몸매와 작은 키가 이 회사의 엄석대 차장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이 아니라 내가 얼만전에 보았던 엄석대의 모습이었다. 

“엄석대 차장은 인터뷰 맨 마지막 때 잡혀있습니다. 점점 재미있어지네요” 내 옆에 있는 컨설턴트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엄 차장이라는 이 양반은 지금까지 극단적인 두 방향이 대세입니다. 회사의 암적인 존재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이런 현상은 흔한 현상이 절대 아니죠.” 그 옆에 있는 컨설턴트는 대답을 했다.

 내 옆에 있는 컨설턴트는 약간 고민을 하다가 엷은 웃음으로 다음 말을 알려 주었다.

“어디에나 있어요. 우리가 찾지 못해서 그렇지, 이런 사람들과 일해 본 적이 있어요”

나는 놀라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계속 엷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 제가 이 회사에 오기 전에 어떤 회사를 컨설팅한 적이 있는데, 한 명의 임원이 우리에게 은근히 자기가 원하는 식의 보고서를 쓰라고 압력을 넣더군요. 이것이 회장님의 의견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회사가 좋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정보이다, 뭐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입체적인 방해공작을 했죠. 그것은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지를 위한 하나의 쇼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죠?” 나는 너무나 궁금해서 숙였던 얼굴을 그에게 바싹 다가가면서 물어보았다. 그는 계속 웃고 있었다. 내가 왜 그가 엷은 웃음으로 말했는지 알게 된 것은 그다음 말 때문이었다.

“당했죠!”

“무슨 말이죠?” 건너편에 있는 컨설턴트가 물었다.

“그 프로젝트는 그가 우리에게 준 것이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그가 선별해서 준 사람들이죠. 결국 우리가 알게 된 것은 프로젝트 발표가 끝난 다음에 집에 가서 알았습니다”

“집에 가서요?” 나는 물었다.

“어떤 친구가 술 먹고 화가 나서 전화해서 30분을 이야기하더군요.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음날 회사에 가서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하니깐 대부분의 이야기가 술 취한 사람의 이야기와 비슷하더라고요. 멋지게 당했습니다”

“그래서요?” 나는 물었다.

“그래서라? 그래서 어떻게 된 줄은 모릅니다. 나는 우리 프로젝트 리더에게 상황을 말했고, 프로젝트 리더는 한번씩 웃고 그 임원을 만나로 가더군요. 그리고 우리는 다시 다른 회사로 이동했죠… 잘 모르겠어요, 그 이후는”

“술 취한 사람은요?” 나는 의자에 완전히 몸을 던진 체 그에게 물어보았다.

“술 취한 사람이라뇨?.. 아! 밤에 전화한 사람이요. 모르겠는데 그 이후로는 연락이 없더라고요.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나는 어쩌면 그 사람이 나와 비슷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컨설턴트는 짐을 꾸리고 회사로 들어갈 차비를 하였다. 나는 갑작스러운 회의감으로 인해서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 들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하고 싶었다. 다시 나를 만나는 것 같아서, 아니 아직도 풀지 못했던 나의 문제와 엄석대의 기억으로 인해서 나는 심한 피로감과 회의감을 느꼈다.

“안 가세요?” 컨설턴트가 내게 물었다.

“아.. 예 저는 조금 있다가 바로 퇴근을 하겠습니다. 잠시 들릴 때가 있어서요”

“그러세요? 그럼 저희 먼저 가겠습니다” 그들은 커다란 가죽 가방에 노트북을 쑤셔 넣고 자리를 떠났다. 문을 열려고 하자 그 앞에 조유민 과장이 서있었다.

“아…조 과장님?”

“예.. 지금 막 노크를 하려고 했는데요… 지금 가시나요?”

“예.. 지금 회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요” 내 옆에 있는 컨설턴트가 말했다.

“아.. 그러세요”

“무슨 일이 있나요?”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제가 아까 면담 중에 뛰쳐나가서…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혹시 더 하실 말이 있으면 더 하셔도 좋고요” 그들은 커다란 검정 가죽 가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아닙니다. 없습니다. 혹시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물어보시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아.. 예.. 지금은 충분합니다. 내일 모래 다시 오니깐요. 그때 필요하면 연락드리죠”

조유민 과장은 잠시 멈칫 거리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선생님도 지금 가시나요?”

나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질문으로 인해서 당황했기에 몇 초간 생각을 했어야만 했다. 생각은 무슨 말을 해야 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두 명의 컨설턴트를 보내고 나를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한 친구에게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를 잠시 보다가 말을 다시 했다.

“잠깐 정리할 것이 있어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잠깐 저와 이야기할 수 있나요? 개인적인 것입니다.”

“개인적인 것이요?”

“예”

나는 그가 울고 나갔던 이유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알아차렸다. 두 명의 컨설턴트는 나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커다란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우리와 그들은 가벼운 목례를 하고 헤어졌다.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그녀는 가벼운 긴 호흡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음료수 더 가지고 오라고 할까요?” 목소리가 명쾌해지기 시작했다.

“아니요. 많이 먹었어요” 나는 그녀가 말을 빨리 하기를 기다렸다.

“아까 제가 울어서 당황하셨죠?, 저도 당황했습니다. 상관에 관한 감정이 그토록 곪아 있다는 것을 저도 울면서 알았고 그것에 놀랐죠”

“예…” 나는 다음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뜻밖에 대화였고 전환이었기에 어떻게 일을 풀어가는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저 조유민 과장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기를 기다렸다.

“제가 여기에 다시 온 것은 선생님은 사장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수 차례 했습니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왜냐하면 수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설득이 안된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 그녀는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같았다.

“저는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선생님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제발 사장님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 저는 몇 번 사장님에게 회사의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에 귀담아듣다가 지금은 제가 회사의 균열을 가져오는 그러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몇 번 이야기하다가 이제는 하지 않습니다”

“엄 차장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저는 이 말을 하고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조유민 과장은 내가 외모면에서 다른 두 컨설턴트보다 나이가 많아 보여서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착각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이 모든 것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나는 그저 그녀의 이야기만 듣기로 했다.

“김영진 차장은 어떤 사람이죠?”

엄석대 차장의 이야기를 모두 마친 조유민 과장은 의외의 나의 질문에 놀란 것 같았다. 그리고 대답 대신에 질문을 했다.

“엄석대 차장이 김영진 차장을 지목했나요?”

“아니요, 저는 지금 두 분 모두 만나지 않았습니다. 단지 엄석대 차장에 관한 조유민 과장의 입장처럼, 김영진 차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말씀하시는 분이 있더군요.”

“그 사람이 누구죠?”

“설마 제가 누구라고 말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겠죠?” 나는 그녀의 눈을 피했다.

“저도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지만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김영진 차장님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제가 들어 볼 수는 있겠죠”

나는 잠시 생각을 했다. 그녀의 반응에 대해서 그리고 김영진과 엄석대 차장의 차이에 대해서 또 다른 편차를 보고 싶었지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 거기까지 말할….”

두 번의 노크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들어왔다. “여기에 있군, 조유민 과장”

“예, 차장님” 조유민 과장은 일어나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 면담중었군요. 죄송합니다, 급한 일인데 잠시 시간을…”

“네… 나갈까요?”

갑작스럽게 들어온 분은 나에게 잠깐 인사를 하고 조유민 과장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아니야… 잠깐이면 돼, 이 숫자는 무엇이지?” 조유민 과장에게 무슨 쪽지를 보여주었고 조유민 과장은 쪽지를 보면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저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직관적으로 그가 엄석대 차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어떤 면담을 하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급하게 들어와서 자신의 용건만 이야기하는 저 사람을 보면서 나는 그의 목소리나 그의 행동 그리고 그가 어떤 태도로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솔직히 엄석대 차장에 대해서 인터뷰를 할 때 매우 부담스러울 것 같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그의 출현으로 또 다른 엄석대에 관한 신비감은 사라졌다. 내가 알고 있는 엄석대와 큰 차이가 있다면 금테 안경과 하얀 와이셔츠로 위장되고 있는 세련된 카리스마 외에는 모든 것이 비슷해 보였다. 특히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노려보는 그의 눈매는 내가 알고 있는 엄석대와 같아 보였다.

“이제 알겠네요. 이것은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중복 응답한 숫자인 것 같아요!” 조유민 과장은 종이에다가 몇 개의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해주었다.

“도대체 그 친구는 이런 실수를 몇 번이나 하는 거야… 참, 그리고 내일 발표인데 왜 퇴근을 벌써 시켰어?”

조유민 과장은 잠시 말을 머뭇거렸다.

엄석대를 닮은 친구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일단 조유민 과장이 면담 마치고 빨리 세미나 룸으로 오세요, 아, 실례했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예 곧 가겠습니다, 김 차장님, 10분 정도 될 것 같아요”

지금 나간 사람은 엄석대 차장이 아니라 김영진 차장이었다.




리더 옆에 있는 팔로우들


팔로우는 크게 3명으로 나뉜다. 

개인 비전을 추구하면서 리더 지향인 팬 fan, 

개인 비전을 추구하면서 성과 지향인 에이전트 agent, 

그리고 조직 비전을 추구하는 헬퍼 helper이다. 


물론 대부분의 이런 요소들은 본능적으로 누구에게나 조금씩 섞여 있다. 사람에게는 이런 3개의 성향이 마치 20:30:50과 같은 비율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정확하게 구별할 수 없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마치 곤충체 집처럼 색깔 별로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리더십의 위기 상황이 되면 3가지 타입 팔로워들이 구별되어 출현된다. 


  에이전트 agent는 철저하게 개인의 비전을 추구하는 일 중심 형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조직은 개인의 비전과 성과의 극대화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준에 따라서 조직을 선택하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는 IMF 이후에 개인 브랜드 및 1인 기업의 근간이 되는 모델로서 이들에게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원칙 아래 윈-윈 전략이 최고의 가치관이다. 

   에이전트는 자신의 프로젝트의 난이도와 만족도에 따라서 마음이 움직이고 그 일이 내게 어떤 보상(대가)을 주는 가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다. 만약 리더가 자기의 일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면 참견이나 월권으로도 오해하기도 한다. 그들은 일을 통해서 만족을 느끼고 일의 노동강도에 따라서 전문성을 평가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일의 전문성으로 인한 자기 계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의 섬김은 리더와 조직 그리고 비전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탁월함을 인정받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개인의 전문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회사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강조의 비유가 회사를 믿어서는 안 된다라는 기준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생각의 틀로 인해서 개인이 조직과 함께 누릴 것을 잃는 것도 있다.


팬 fan은 개인의 비전을 추구하는 리더 지향형인 사람들이다. 팬들의 기준은 팬이라는 이름처럼 리더에게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리더는 스타이기 때문에 모든 섬김의 목표는 리더이다. 리더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모든 일을 집행한다. 조직에서 흔히 보는 악성 팔로우라고 할 수 있다. 회사 비용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즐기거나 업무 시간에 개인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에게 팔로우로서 직업윤리는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오직 리더의 관심과 영향력만 신경을 쓴다. 

  간혹 리더를 향한 지나친 열정은 팬들을 스토커 만들어 버린다. 초기의 충성심은 얼핏 보면 리더를 향한 섬김으로 순수하게 보인다. 처음부터 스토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충성에서 시작되고 그다음부터는 리더의 인정을 받고자 열정적인 맹종이 나타난다. 그 이후에는 리더를 소유하고자 주변에 모든 헬퍼를 죽이는 스토커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스토커가 된 팬들은 리더의 귀와 눈을 모두 막아 버리고 부패시켜버려서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하게 만든다. 알다시피 팬들이 스타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조직의 리더의 팬들도 자신의 개인적인 야망을 위해 리더를 결국 소유하고 싶어 한다. 변종 팬들은 간혹 리더 지향과 개인 비전 지향에서 리더 지향이 빠지고 개인 비전 지향으로 남기도 한다. 이들은 리더들에게 무시당한 팬들로서 그들에게 조직은 자신의 생계유지 외에는 그 이상의 가치가 없다.


헬퍼 helper는 모두 조직 비전 지향적인 사람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조직 비전을 추구하면서 성과 지향적인 스페셜 헬퍼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전문성으로 조직과 리더를 섬기는 사람들이다. 제너럴 헬퍼는 조직의 비전을 추구하면서 리더 지향인 헬퍼로서 이들은 차기 리더를 꿈꾸는 헬퍼들이다. 스페셜 헬퍼와 제너럴 헬퍼의 큰 기준은 리더이다. 스페셜 헬퍼에게 있어서 리더를 따르고 섬기는 것은 조직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고, 제너널 헬퍼에게 있어서 리더는 조직 비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다.

여기서부터는 개념의 전개와 이해를 위해서 스페셜 헬퍼와 제너럴 헬퍼를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통칭해서 헬퍼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헬퍼는 2번째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조직의 비전을 자신의 존재 목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리더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비전을 위해 헌신한다. 그는 리더에 의해서 비전을 이루는 사람이 아니라, 비전을 위해서 리더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비전을 통해서 리더와 조직을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리더와 성과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비전을 이루는 과정을 더욱 소중히 여긴다 간혹 헬퍼 중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미련 없이 리더와 조직을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 헬퍼와 팬 그리고 에이전트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리더가 비전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일을 시켜보면 그 반응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리더가 팔로우들에게 일을 시키면 먼저 팬들의 대답은 간단한다 “그럼 언제 할까요(When), 당장 할까요?” 리더는 그들에게는 명령만 내리면 리더의 기분을 흡족하도록 일을 만들어 포장한다. 그들의 관심은 리더가 원하는 데로 하는 것이다. 그 일이 실현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양심적인지 아니면 원래 조직의 비전에 대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직 리더가 시킨 일에 자기의 충성심을 추가하여 리더를 감동시키는 것이 그들의 리더십 관이다. 


  에이전트는 철저히 일 중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요(HOW)”를 물어본다. 이렇게 할까요? 그러면 이런 보수와 이런 대우를 주셔야 합니다. 저렇게 할까요?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생기고 이런 경우는 당신의 책임은 80%입니다. 그렇게 할까요? 그렇다면 여기까지 제가 도와드리고 저는 그만두죠. 에이전트는 목표보다는 자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일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하나 되기보다는 다른 기능과의 협조를 원한다. 비록 조직의 목표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지만 그를 자세히 살펴보면 왼발은 이미 더 좋은 대우를 하는 곳에 짚고 있다. 때로는 용감하게 때로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만 자신의 말에 책임은 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에이전트로서 조언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프로젝트의 성격상 깊은 동참은 따라가지만 결코 희생이 요구되는 일에는 등을 보인다. 


  헬퍼는 주어지는 일에 대해서 “왜 하는 것입니까(Why)” 이 말을 듣는 리더는 당장은 기분이 나쁘겠지만 리더의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서 조직과 비전 앞에 잘못되는 것을 막는 헬퍼의 용기이기도 하다. 헬퍼들은 리더가 주는 이 일에 대해서 이것이 비전과 조직 그리고 리더를 하나 되게 하는 일인가? 이것이 리더가 원래의 비전을 완성시키도록 하는 일인가? 이 일이 과연 리더를 리더 되게 하는 일인가?를 리더와 자신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이다. 사람의 성향과 성숙 그리고 경험에 따라서 리더에게 세련되게 물어보는 헬퍼들이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헬퍼들의 장점인 원칙을 고수하고자 하는 뻣뻣한 태도가 간혹 리더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리더의 옆자리 

  에이전트는 리더의 옆 자리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그 옆자리보다는 자기의 재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자리를 원한다. 성과는 조직의 결과라고 하지만 에이전트 자신에게 있어서 자신의 경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을 직접 할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한다. 에이전트에게도 헬퍼의 성격이 강한 에이전트가 있고 팬의 성격이 강한 에이전트도 있다. 어떤 쪽이 강한가에 따라서 조직의 비전과 성장에 결정이 되는데 팔로우들의 순기능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헬퍼의 성격이 강한 에이전트가 가장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에서는 헬퍼로서 에이전트의 기능이 있는 사람이 리더와 함께 있어야 한다. 


  팬들의 관심은 오직 옆 자리이다. 리더의 좌편과 우편이 자기들의 목표이고 자기들의 궁극적인 비전이다. 어떤 팬들은 리더가 누구냐에 대해서 관심도 없다 오직 자리가 자신의 리더이고 자기의 주인인 팬들도 있다. 이들은 자기의 욕심을 따라 나중에는 스스로 킹메이커라는 팔로우십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 리더를 서서히 죽이는 자로 돌변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서 리더라는 인물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또 다른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비전을 이루기 위한 리더의 순수한 권한을 조직의 지배를 위한 권력의 모양으로 변질시켜 버린다.  

헬퍼의 관심은 리더의 뒷자리에 있다. 리더의 약한 뒷모습을 헬퍼의 섬김으로 막아야 하며 리더의 등을 향해 던지는 돌들을 막아야 한다. 리더는 결코 자기의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런 자극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잘하고 있는 줄 알고 열심히 전진한다. 하지만 헬퍼는 리더와 함께 뒤를 따라가면 쓰러진 자들을 세우고 벌려진 일들을 정리한다. 그렇다고 리더의 뒷자리는 제2의 리더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리더를 보이지 않게 조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 자리는 리더에 의해서 헬퍼는 철저히 가려져서 공동체는 헬퍼를 쉽게 보지 못한다. 옆자리에 있는 팬들이나 에이전트들은 사역의 갈림길에 나오면 갈등하다가 결국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리더가 생기거나 새로운 일이 생기면 그 길을 따라간다. 그러나 항상 뒤에 있는 헬퍼는 그 뒤를 따라간다.


그들의 평가 

  에이전트의 평가는 일의 완성에 따른 리더와 공동체의 인정이며 그 인정의 방법으로 대가이다. 그 대가의 상징으로서는 ‘돈’이 가장 많다. 돈이 아니라 일이라고 에이전트는 말하지만 일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완성과 인정이기 때문에 그 피드백을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받고 싶어 한다. 어떤 에이전트도 자신의 일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참을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그 피드백의 크기와 정도 그리고 즐거움으로 가장 쉽게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돈이기 때문에 그들은 돈을 자신의 평가의 절대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팬의 평가는 리더와의 독대 시간이다. 왜냐하면 독대의 시간에서 리더와 나눈 사소한 이야기들은 ‘리더의 심중을 읽는 자기만의 노하우’로 변질되어 파생 권력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독대의 시간 크기는 권력과 총애의 크기와도 같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의 많은 시간은 리더의 심중을 헤아리는 것으로 할애되고 이런 추측으로 인해서 공동체의 사역들이 팬들의 무수한 추측으로 이리저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팬이 생각하기에 자신을 평가하는 것은 공동체도 아니고 비전의 완성도 아니고 오직 리더라고 생각한다.   

  헬퍼는 자신을 평가하는 것은 비전과 자신의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헬퍼와 팬 그리고 에이전트로 나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나눔이 바로 여기서라고 말할 수 있다. 헬퍼가 비록 리더가 부담을 느끼는 의견이라도 그의 면전에서 감히(?) 할 수 있는 것은 헬퍼는 비전을 가장 최우선의 기준으로 두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말하기 전에 항상 양심과 비전을 근거로 하며 항상 자기의 생각으로 비전이 오염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급하게 말하지 않는다. 성과에 대한 대가인 돈과 비전의 중심에서 권력을 가진 리더의 칭찬에는 관심이 없다. 


리더와 헤어짐 

  팬들에게 있어서 목적은 자신이 좋아하는 리더, 즉 우상이 되어 버린 리더와 영원히 함께하며 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가변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리더가 다른 팬에 관심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느껴지거나 생각하며 그다음부터는 충성은 스토킹으로 변한다. 대개의 경우에는 새로운 우상을 찾아 헤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크게 세 가지로 팬은 변한다. 첫째는 자신이 질투하고 있는 팬을 음해하거나 두 번째 자신의 현 위치와 그동안의 영향력을 이용해 조직을 와해시키려고 하거나 세 번째로는 다시 리더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자신도 상하고 조직도 상하는 과도한 충성을 리더에게 보여준다. 그러나 목표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의 커다란 어려움을 만들고 결국 쫓겨난다.


  에이전트가 리더와 헤어지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리더가 자신의 기능과 능력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거나 자신의 기능에 대해서 보상이 적거나 일이 재미가 없으면 헤어진다. 리더와 헤어지는 것에 대해서 오직 자신을 위해서 미련 없이 헤어진다.


헬퍼도 언제든지 리더와 헤어질 수 있다. 비전을 위해서 자신이 할 일을 다했다면 그리고 비켜야만 한다면 헬퍼들은 자리를 옮긴다. 물론 비전과 조직의 성격상 리더와 함께 어려움을 같이 해야 하는 것이 그의 비전이라면 기꺼이 남아서 리더와 비전을 위해서 희생을 할 것이다. 그러나 헬퍼가 여기까지 남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팬들이나 헬퍼를 오해한 리더에게 이미 쫓기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구성비의 차이가 있지만 팬과 헬퍼 그리고 에이전트는 그 어떤 조직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에 팬만 있는 조직은 어떨까? 모두 리더의 기분에게만 집중했기에 고객의 불만은 하찮은 것들로 치부되고, 리더의 경영이념과 대치되지만 반드시 필요한 혁신은 제안서로 만들어졌다가 사라질 것이다. 결국 이권 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본업과 성과는 뒷전이 된다. 에이전트만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의 목표는 자신의 성과와 경력관리이기에 조금 배우면 조금 좋은 곳으로 이동한다. 지금의 회사는 경력관리, 경력 보강, 경력 화장술에 불과하다. 비전의 헌신과 사생활의 침해는 참을 수 없는 귀찮음이다. 그렇다면 헬퍼만 있는 회사들은 어떨까? 모두들 비전과 조직에 헌신해서 리더와 함께 일에만 전념해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기의 생각과 의지 그리고 신념을 세련되게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풀어가는 헬퍼만 있다면 최고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20:80의 법칙이든, 아니면 무능한 상사가 계속 승진한다는 파킨슨의 법칙 이든 간에 이상하게 이 세 부류의 팔로우들은 꼭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이미 그 3가지의 마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권력을 잡고 힘 있게 살아가고 싶은 욕망과 비전을 향해서 미련 없이 자신의 젊음을 불태우고 싶은 열정, 하지만 항상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리더와 조직과 헤어질지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인정할 수 없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리가 있다. 팔로우들 중에 이런 3가지 타입의 인간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팔로우로 살아가는 우리 안에 이 3가지의 마음이 원래부터 존재한다는 것이다.

  헬퍼가 되어서 리더를 돕고 비전을 세우면서 조직과 함께 영원히 기억되는 그런 팔로우가 되고 싶지만, 반면에 이인자가 되어서 차세대 리더가 되고 싶기도 하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적당한 때에 적당한 방법으로 독립하여 리더가 무시했던 그 비전을 리더가 되어 다시 한번 세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좋은 조건과 좋은 리더를 다시 만날 것을 희망하여 다른 직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그렇다면 팔로우들을 팬으로 누가 만든 것일까? 원래 팬인 사람들은 개인적인 계산에 의하면 팬들의 10%는 전형적인 팬의 기질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90%는 잘못된 리더에 의해서 변질되는 것 같다. 하지만 팬의 기질이 있는 10%의 팬들도 리더들이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리더에게 100% 책임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Darth Vader (어둠의 아버지)

  리더십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질된 리더들은 팔로우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 그 무리한 요구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비전의 성취와는 전혀 다른 부정한 일인 경우가 있다. 특히 도덕적으로 무리한 안건인 경우에 리더는 자신의 팬을 찾는다. 팬들은 리더의 일이라면 지옥까지 갈 수 있는 충성심이기에 전혀 양심의 가책이 없이 그 일을 시행한다. 그 일을 시행하는 것이 조직과 비전의 일과는 무관한 일일지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일을 해야 되는 리더는 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기브 앤 테이크 관계이다. 


리더는 항상 어려울 때 팬들에게 임무를 맡기고 팬들은 집행을 한다. 이쯤 되면 알아서 집행하기에 굳이 다시 어려운 일을 부탁(업무지시가 아니다)할 필요가 없다. 변질된 리더들은 이런 팬들을 자신의 자리에 계속 앉히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영향력의 행사와 자신의 비리가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팬이 예전의 팬으로 남아 있으면 변질된 리더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여기까지 오면 어떤 팬들은 리더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한다. 권력은 리더로부터 부여받아서 조직은 장악한 상황이고, 리더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몇 가지만 다른 팔로우들에게 이야기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경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변질된 리더는 자신의 비리와 무능력함과 야망을 팬들로부터 보호받으면서 팬들과 자신의 사무실 안으로 안으로 갇히게 된다. 결국 생명줄을 바위에 달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해서 한 사람이 떨어지면 모두가 다 죽게 되는 형국에 처해진 것이다. 그래서 변질된 리더는 오염된 팔로우, 팬들과 계속 권력과 이권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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