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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ma Yong Feb 11. 2018

[픽사]에서 배우는 스토리텔링 팁 (2)

[스토리텔링]




저번 글에 이어서 픽사의 스토리텔링 팁을 소개합니다.   

픽사에서 배우는 스토리텔링 팁(1) 보러가기


*픽사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6. 당신이 창조한 캐릭터가 잘하는 일과, 편안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완전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어보자. 그들을 난관에 직면하게 하라. 캐릭터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나?  

What is your character good at, comfortable with? Throw the polar opposite at them. Challenge them. How do they deal?


'토이스토리'에서 우디는 앤디와의 우정과 다른 장난감 친구들로부터 존경받는 자신의 리더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우주인 장난감 버즈가 등장하고 앤디와 장난감 친구들의 주목을 받자 그를 시샘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우디와 버즈의 갈등이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사건의 발단이 되죠. 우디는 자신의 질투심 때문에 결국 친구들로부터 버림받고 앤디에게서 떨어져 바깥세상의 위험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문제 상황에 직면한 주인공의 여정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맞닥트리는 위험이 클수록 더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소망과는 정반대인 지옥 같은 상황을 헤쳐나가는 과정에 관객은 몰입합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작가는 등장인물의 장점, 단점, 열망과 공포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7. 중간보다 결말을 먼저 생각하고 써라. 결말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것부터 먼저 해내자.   

Come up with your ending before you figure out your middle. Seriously. Endings are hard, get yours working up front.


결말은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입니다. 이야기가 어디로 향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재밌어 보이는 내용으로만 중반부를 가득 채우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도와 나침반이 없는 배는 결국 표류하게 마련입니다. 관객들은 이야기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전체적인 흐름과 상관없는 장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이로 인해 몰입도도 떨어지게 되죠. 정신 산만하고 재미없다는 평을 받는 영화들이 이런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결말을 먼저 생각하고 글을 써야 이야기의 중심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8. 완벽하지 않은 스토리라도 일단은 끝을 내라. 한 번의 시도에 완벽한 작품이 나오는 건 이상적인 세상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집착하지 말고 다음 기회에 더 잘 쓰면 된다.   

Finish your story, let go even if it's not perfect. In an ideal world you have both, but move on. Do better next time.


대학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법을 가르치는 모든 교수님들이 하나같이 강조했던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가 잘 안 풀리더라도 한번 쓰기 시작한 글이나 대본은 일단 끝까지 완성해야 한다(마무리 지어라)는 것이었습니다.  Writer's block은 글을 쓰다가 막혀서 더 이상 진도를 못 나갈 때를 뜻 합니다. 저도 과제로 글을 쓰는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도저히 끝내지 못해서 교수님의 조언과 양해를 구한 적이 많습니다. 시작할 때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막상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다음 장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식상함에 당황하고 등장인물의 설정이 자꾸 왔다 갔다 하는 문제도 눈에 뜨일 겁니다. 이럴 때는 안 풀리는 숙제를 잡고 끙끙 앓다가 포기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결점을 무시하고 글을 써 내려가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많은 영미권 영화제작사들은 아카데미나 골든글로브 시상식 전에 자사의 영화 대본을 온라인에 배포합니다. 유명한 영화 대본의 표지를 보면 4th draft, 5th draft라고 여러번 퇴고한 숫자와 날짜가 적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리우드의 날고 기는 베테랑 작가라도 백 페이지가 넘는 대본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야 한편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촬영을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 고쳐나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어떤 문학 작품도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엉성하고 미숙하더라도 한번 완성된 글은 언제든지 다시 고쳐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면 영원히 미완성작으로 남게 됩니다.




9.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는 다음 장면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보자. 종종 이야기를 풀어줄 실마리가 나온다.

When you're stuck, make a list of what WOULDN'T happen next. Lots of times the material to get you unstuck will show up.


영화나 소설의 이야기는 작가가 창조하는 세계입니다. 작가가 전지전능한 신처럼 모든 권한을 가지고 등장인물과 사건을 쥐락펴락 할 수 있기에 쉬운 일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너무나 막막하고 고된 작업이죠. 앞뒤가 맞고 원인과 결과가 타당한 매끄러운 줄거리를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픽사의 팁은 이야기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항목을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절벽에 매달렸을 때 과연 그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된다면 다음 장면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리스트를 체크해 나간다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상황에서 의외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도 있을겁니다. 



10. 당신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떼어서 분석해보자. 그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당신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 이런 점을 알고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Pull apart the stories you like. What you like in them is a part of you; you've got to recognize it before you can use it.


작가나 감독은 자신이 공감하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폭력이 난자한 피 튀기는 영화를, 팀 버튼은 아웃사이더의 소외감을 다룬 영화를 많이 만들죠. 크리스토퍼 놀란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다룬 이야기를 많이 씁니다. 박찬욱의 영화에는 복수라는 주제가 자주 등장합니다. 마이클 베이는 앞뒤 안 따지고 모두 다 때려 부수는 영화의 최고봉입니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영화의 주인공들도 대부분 결손 가정의 일원입니다. 


위의 예시처럼 많은 창작자들이 이미 사용한 주제를 계속해서 재창조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 자신이 가장 공감하며 잘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는 것입니다. 이런 진정성을 가지고 만든 작품들은 대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좋아하는 영화, 소설, 만화의 줄거리를 분석해보면 자신과 일치하는 성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 내면에 자리한 많은 소재도 발견하게 됩니다.  





나머지 팁들도 다음 글에 이어서 설명하겠습니다.


픽사에서 배우는 스토리텔링 팁(1) 보러가기


픽사에서 배우는 스토리텔링 팁(3) 보러가기


출처 - Emma Coats @lawnrocket,  Pixar,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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