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 8/31 미국 샌프란시스코 / 포틀랜드 여행 Day 0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갈 기회도 없었고 갈 필요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 돌아다닐 수 있는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굳이 돈 들여서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나. 사회가 은근히 여행을 강요한다는 인상도 받았다. 20대 시절 해외여행 꼭 가봐야 한다. 여행 갔다 오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뭐 기타 등등 이런 얘기들.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8개월 정도 일하면서 매달 돈을 모았지만 여행 때문은 아니었다. 때 맞으면 가고 아니면 노트북이나 하나 새로 장만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달이 다가오면서 뭔가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그래도 나름 휴학해서 월화수목금 출퇴근하며 벌었는데 고작 새로운 노동 도구를 장만하다니. 한 달의 여유 기간을 아무것도 안 하고 또다시 카페와 도서관 펍을 전전하며 글이나 쓸 생각을 하니 우울해졌다.
그래서 뒤늦게 여행을 결정하게 됐다. 마음을 먹고 나니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1. 목적지
샌프란시스코 (8/24 ~ 8/26) : 관광 모드
SF Museum Of Modern Art - 마그리트 특별전
Pier 39 & Lombard Street & Twin Peaks - 정통 관광 코스라길래 한번쯤 가봐야 하지 않겠나.
AT&T Park - 추신수의 레인저스와 내셔널리그 페이버릿 팀 자이언츠의 홈경기.
포틀랜드 (8/27 ~ 8/31) : 소소한 동네 투어
West : Powell Books, Nike 등 기타 Downtown, NW 23rd, Portland Art Museum
East : Moda Center, Wonder Ballroom - 슈퍼올가니즘 라이브, 도심 구경
* 포틀랜드 간다고 하니 '역시 힙스터'라는 반응이 몇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건 사실이었다. ㅋ
2. 테마
딱히 정해두고 간 건 아니었지만 평소 내가 즐기는 여러가지를 골라봤다.
스포츠 : AT&T 파크에서 야구보기
맥주 : 동네 곳곳의 저명한 브루어리에서 (현지의 저렴한 가격으로) 마셔보기
음악 : 레코드샵도 들리고, 밴드 라이브도 보고.
현지화 정책 : 너무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말 많이 하고, 좀 덜 흔한 데로 다녀보기.
난 비행기 표를 늦게 끊은 편이다. 최소 3~4개월 전에는 예매해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데 난 출발 한 달 전 예매를 결정했다. Google Flights를 활용하니 편했다. 매일매일 시세가 바뀌기에 10일 정도 관찰하다 가장 괜찮은 가격에 예매를 결정했다.
* 지역은 미국으로 하면 된다.
EVA 항공은 대만의 국영 항공사로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되어있다. 한국에선 생소한 항공사라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아시아나 대한항공은 그 회장님들이 감옥에 가지 않는 이상 타지 않을 듯싶다. 대만에서 한 번 경유하고 샌프란시스코까지 간다.
기내 와이파이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카톡 / 메시지 정도만 볼 수 있는데 나는 24시간짜리를 구매했음
잘 안 터지고 느리다.. 3만 9천 피트 상공 위에서 인터넷이 된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기내식 선택을 비행기 예매 시에 하는데, 기본 음식보다는 다양한 옵션이 공짜로 있으니 선택하는 편이 좋음.
샌프란시스코에서 포틀랜드로 향하는 비행기는 Alaska Airlines라는 미국의 중소 항공사를 이용.
* 미국 국내선 예매는 취소할 때 수수료를 물거나 아예 취소를 안 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신중하게 구매하는 편이 좋다.
2. 준비 과정에서 깨달은(...) 여러 팁들.
ESTA 비자 신청을 하는데 39불을 내라는 거다. 알고 보니 구글에서 ESTA 검색하면 나오는 사이트는 각국의 신청 대행사였다. ESTA 비자 신청은 15000원만 내면 된다! 만 오천 원. 치킨 한 마리 값을 두 마리 값으로 내는 실수를 하지 말자.
환전은 500불만 했다. 의외로 미국에서 현금 쓸 일이 많다. 다만 카드로 다 되니까 많이 바꿀 필요는 없음.
그러나 나중 세금 환급 받을 때를 대비해서 웬만한 것들은 카드 결제를 하는게 좋다.
캘리포니아 8.8% 사악한 세금을 미국 정부에다 낼 필요가 없기 때문...
카드 이름과 여권 이름이 다르면 곤란하다.
Heon이냐 Hun이냐 한참을 고민하다 구청 직원님 의견대로 전자.
3. 숙소
1인 여행인데 호텔에서 잘 필요가 있나 싶어 호스텔을 선택함.
booking.com 사이트에서 각 도시의 빈 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다소 저렴한 디자인이 의심을 자아내지만 나쁘지 않다. 비행기 티켓과 마찬가지로 숙박도 일찍 예매할수록 가격이 저렴해진다. 다만 선결제가 아니라 직접 그곳에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보이는 가격 + 세금 + 기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숙박비 정말 비싸다. 포틀랜드에서 더 오래 있었음에도 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더 많이 낸 듯.
4. 휴대폰
비싼 순서 : 로밍 > 포켓와이파이 > 유심 = 그렇다면 당연히 유심이다.
현지에서 매장 찾아 굳이 고생하고 싶지 않아 한국 쇼핑몰을 통해 주문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T-mobile LTE 무제한 선택! 한국 전화번호 그대로 쓰면 돈을 더 내야 한다. 그럴 필요까진 없었지요.
외국에서 인터넷 끊기면 정말 답이 없다. 구글 맵스 없으면 1cm도 움직일 수 없었던 나레기..
비행기 안에서 유심칩 갈아끼우면 비행기 착륙하자마자 LTE가 터진다.
5. 그렇게 하다보니 막상 별로 할 게 없었다. 벌어놓은 돈 열심히 쓰는 시간.
미국 가서 들고 다닐 간단한 숄더백. 색을 하나 살까 싶었지만 아이패드는 꼭 들고 다닐 것 같았다.
환전은 500불만 했다. 신용카드 많이 쓴다고 하더라. ATM 쓸 일 없었다.
출국 전 멕시코 1년 인턴 생활 청산하고 돌아온 친구와 스시도 먹고
막걸리도 한 잔 했다. 미국에서 그리울 것 같은 요리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