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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들리 Wadley Feb 16. 2024

I don't like coriander.

고수입니다 한국인 아니고

호주에 처음 왔을 때 2개의 단어가 내 마음을 덜컹하게 만들었다. 오늘 오후 들은 성시경 노래에 가슴이 몰랑몰랑 두근거리는 거 말고, 어머나 깜짝아- 뭐 이런 당황과 놀람의 두근이랄까.


그것은 바로 < Career 경력 >과 < coriander 고수 >이다. 무슨 이야기일까? 여기 뉴스 도입부를 보자.



Career 


ABC News(Australia) 2023.11.16.


After serving in the Navy for 8 years Jack Morgan is charting a new course he now wants to switch careers into the tech sector but it hasn't been easy it

[아프터 서빙 인 더 네이비 포어 에잇 이어즈 잭 모어건 이즈 차아팅 어 뉴 코어스. 히 나우 원츠 투 스위치 커뤼어 인투 더 테크 섹털 번 잇 헤즌 빈 이지 잇]


8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한 후 잭 모건은 새 진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기술 분야로 경력을 전환하고 싶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느끼셨는가. 코리아? 한국? 해군 뭐지? 그렇다. 오늘의 뉴스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나오는 career [커뤼어]가 [코리아]로 들려서 아니 경제에도 사회에도 한국이 왜 이렇게 자꾸 등장하지 오해했었다. 생각보다 오늘의 뉴스에는 이 단어가 많이 쓰인다. 스포츠 뉴스에서 그 선수의 커리어는 어쩌고, 교육 뉴스에서 아이들의 미래 커리어는 어쩌고. 그러니 거주 초반에는 발음만 듣고 뭐래니 한국뉴스인 거야? 의 연속.


* 참고로 더불어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job도 주목해 본다. 우리도 이 단어는 워낙 직업체험 박람회든 체험관이든 광고든 사회 곳곳에서 [잡]으로 많이 쓰고 있는데 저 뉴스에도 나온다. 실제 이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죱]에 가깝다. 그래서 처음엔 job은 아는데 [죱]은 뭘까 했었다. 죱에 가까운 잡.



coriander 


ABC News(Australia) 2018.12.25.


That's when you add the other ingredients like the finely chopped kombu, the lemon grass, the coriander, the garlic and onion powder, the parsley.

[댓즈 웬 유 애드 디 아더 인그리디언츠 라익 더 파인리 찹트 콤부, 더 레먼 그라스, 더 코리안더, 더 갈릭 앤 어니언 파우더, 더 파슬리]


잘게 썬 콤부, 레몬그라스, 고수, 마늘과 양파 가루, 파슬리 같은 다른 재료를 넣으면 됩니다.


물론 [더]가 붙긴 하지만 코리안까지만 듣고 코리아? 하고 또 돌아본 그것. 고수 안 좋아하는 아이 덕분에 고수 따로 달라고 할 때에도 고수가 영어로 뭐더라 하면서 입에 열심히 굴려보았었다.


Can I have coriander on the side [캔 아이 헤브 코리안더 온 더 사이드?]

고수를 따로 주실 수 있나요? (음식과 분리해서 내가 직접 넣어 먹고 싶을 때)


고수를 아예 빼고 달라고 할 땐 Can I have soup without coriander? [캔 아이 헤브 어 습 위다웃 코리안더] 국에 고수 빼고 주실 수 있나요? 더 단순히는 No coriander, please. [노 코리안더 플리즈]


고수를 너무 좋아해서 더 주세요 할 때에는 [캔 아이 헤브 섬 엑스트롸 코리안더]  고수 좀 더 주실 수 있나요?


*이건 또 영국식/ 호주식이다. 미국식으로는 cilantro[실란트로]라고 한단다.


고수는 쌀국수집에서나 먹는 줄 알았더니 오늘 간 브런치 가게 메뉴에 고수 샐러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음식에 가득 가득 고수를 넣어 먹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아직-이다. 내게 고수는 언제나 코리안..+ 더이다. 그 얘기를 하면서 서울-명동-여행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4시면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아 해가 지면 까만 밤 별이 더 반짝이는 호주,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지만 밤의 불빛들을 위안 삼아 걷던 한국. 오늘은 성시경의 노래를 들으며 지구 반대쪽의 한국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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