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사명

by 정용수

덫에 걸린 동물은

자신을 구하려 다가가는 사람에게

맹렬히 저항했다


극심한 고통과 공포로 흥분한 동물은

자신을 구하려 다가가는

사람의 진심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거칠게 달려들었다


구조하는 과정 중에

때론 상처를 입게 되지만

덫에 걸린 동물에게

자유를 선물하려는 고귀한 작업을

구조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나의 선의(善意)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통 중에 있는 그를 악의(惡意)로 대하지도 않는다


자유를 찾아 주는

고된 수고와 억울한 오해는

덫에 걸린 동물이 아니라

구조하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임을

그는 잘 알고 있다


힘든 작업 끝에

덫에서 풀려난 동물이

아무런 인사도 없이 황급히 달아나 버려도

섭섭다 하지 않는다


구조 과정 중에 생긴 상처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친 발걸음에도

덫에 걸린 그가 다시 찾은

푸르른 자유를 생각하면

슬며시 웃음이 난다

벅찬 행복으로 콧노래도 부를 수 있다


대상이 누구여도

자유를 선물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며

충분히 수고할 만한 가치 있는 일임을

그는 알고 있다


그 고귀한 사명으로 늙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그는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