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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Jul 16. 2024

항해를 바라본다

구본창의 항해

구본창의 항해

 
한 작가의 생애 한가득 예술이 묻어있다.
삶이 예술로 점철된 작가!
그래서 작가라는 명예로운 이름이 붙나보다.
구본창 작가!
구본창의 항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구본창 작가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사진의 시작과 전개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작가의 내성적이고 섬세한 기질을 지녔던 소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해온 사물과 이를 촬영한 작품, 중학생 때 제작한 최초의 ‘자화상’을 포함한 사진들, 대학생때 명화를 모사한 습작등 그간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과 자료를 선보이는 호기심의 방으로 시작됩니다.
작가의 성장과정,시기별 작품전개 양상,국내외 인사와의 인연과 영향, 국내외 전기참여 계기와 전시 기획자로의 면모 등을 면밀하고 체계적으로 작성한 연보를 통해 구본창 작가와 한국 현대사진이 어떻게 연결돼 발전됐고 해외로 확장됐는지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오랫동안 지녀온 열성적 수집습관을 바탕으로 작품 및 전시 관련 자료를 소중히 보존해 왔기에 가능했다.
사진이 객관적인 기록이라는 전통적 역할을 뛰어넘어 회화,조각,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속성을 반영해 주관적인 표현이 가능한 예술 세계라는 인식은 그의 전 작품을 관통하며 한국 현대 사진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자신의 길을 찾아 용기 내 먼 항해를 떠났던 1979년에서 45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세계 각지를 누비고 다녔으며 원하는 대상을 만나기위해 수년에 걸친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았던 지난하지만 기꺼운 여정끝에 다다른 눈부신 결과 입니다”

첨으로 들어보는 낯설은 이름이다.
하지만 그가 수집한 각종 수집품들을 보며 그 시대를 지나온 나의 삶과 관통하는 동지애를 느낀다.
초기 자화상 작품부터 독일 유학시절의 유럽사진들과 잠자리와 나비의 삶을 날개 사진으로 표현한 굿바이 파라다이스 시리즈 한국의 백자에 매료되어 백자가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날아가 관찰하며 작품으로 만들었다. 
신라 천년의 역사가 살아 있는 당시 금관의 사진들은 그 화려했던 시대의 단면을 너무도 극명하게 보여주는듯했다.
한 주제에 매료되고 그 주제에 온정신이 팔려 탐구하고 그의 철학을 담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때 까지 그는 집요한 사랑으로 관찰했을 것이다. 삶이 그러했을것이다. 허투로 보내지 않았을 시간들의 흔적이 작품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작가로 힘겹고 치열한 삶이 드러나 보였다. 단 한번도 이름조차 들어본적 없는 작가의 삶이 그의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구본창의 항해를 대변하는 사진 한점을 발견했다. 
오션!
대양이지만 그 대양은 바다의 일렁거리는 작은 물결에서 부터 시작 되었으리라!
한참을 바라보았다. 점점 뭍에서 멀어져 저멀리 바다 끝으로 나아가는 듯 대양을 향해 조용히 사부작 사부작 움직여 나아가는 항해마냥 나도 일렁이는 잔물결과 함께 저먼 바다로 나아갔다.  사방 저멀리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수평선이 온세상을 감싸안을 것이고 망망대해에 홀로 표류하는 작은 돛단배를 탄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디로 가야할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알수 없는 미래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인생을 끝없는 항해에 비유하는 것은 아마도 바다 저건너의 알수 없는 세상에 대한 도전이며 설레임이며 두려움일것이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고난을 겪으면서도 쉼없이 나아가는건 그것이 항해에 붙혀진 숙명이어서일것이다.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단 하루도 멈출 수 없는 힘겨운 도전의 연속일것이다. 바람이 부는날도 바람이 없는 날도 파도는 여전히 크고 작은 몸짓으로 뱃머리를 때릴것이다. 그럼에도 배는 목적지를 향해 파도를 가르며 나아갈것이다.  항해와 인생이라는 말이 왜이리도 데칼코마니 마냥 서로 바라보고 있는지 그 내면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듯하다.
구본창의 오션이라는 사진 한장이  항해와 인생을 생각해보는 귀한 단초를 제공해주었다. 
긴 항해의 마지막 항구를 향해 항해하는 인생이라는 여정의 뱃머리에는 여전히 설레임이라는 깃발이 휘날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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