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by 모래인간 김모래

글이 유독 소중하다.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숨 쉬고 있다. 옹알이로 시작해 말을 배운 다음부터 거의 매일을 말했다. 빈도로 순위를 정한다면 말 다음으로 글이 올 것 같다. 하지만 '나'가 담긴 글들만 놓고 보면 그 순위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기, 메모, 편지 같은 은밀한 글들을 숨과 말보다 사랑한다.


글을 유독 사랑하는 이유는 밀도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 '나'를 오롯이 담고 있다. 어느 날의 한숨은 다시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글은 다르다. '숨막혀' 아무 설명 없는 이 메모에 한참 시선이 머물었던 적이 있다. 메모 옆에 적힌 작성일을 보곤 그 당시를 짐작해봤다. 잘 이겨냈다는 대견함과 나 스스로를 잘 보살피자는 다짐을 마지막으로 그 메모를 지나쳤다.


이런 글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일기장 밖에 글을 쓰려고 하면 꼭 의문이 생긴다.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목적의식에 헤매다 보면 준비한 글감들이 애매해 보이기 시작한다. 읽는 이를 생각하면 유독 어깨가 무겁다. 이야기 뒤에 특별한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분위기 마저 신경 쓰인다. 그렇게 끝없이 고민하다가 글을 쓰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마음을 더듬어 보면 단단히 엉켜있는 매듭이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항상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을 쓴 것은 아니다. 내 시선과 감정을 기록하고 싶었다. 단순히 나를 온전히 나로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느끼는 걸 표현하는 게 좋았을 뿐인데 괜한 의무감 때문에 내 시선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