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과 전교 6등, 터닝포인트들
제가 또 하나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행인데요. 사실 이건 저희 어머니 덕분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럽, 중국, 동남아 등 아주 많은 나라에 데려가 주셨어요. 부유한 집안이 아닌데도, 여행과 책에서는 절대 돈을 아끼지 않으셨죠.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보라는 어머니만의 교육 철학이셨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야도 넓어지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작은지도 알게 되었죠.
그런데. 그건 관광객의 입장에서 여행을 갔을 때 얘기더라고요.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1년 간 말레이시아에서 산 적이 있어요. 대학교 때 가는 것보다 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도전했죠. 드라마에서 보던 하이틴 로맨스와 쿨한 학교 생활을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이런, 현실의 벽은 높더라고요. 영어는 한 마디도 안 통하고, 음식은 입에 하나도 안 맞고, 심지어 엄마가 보고 싶어서 다 큰 애가 울기까지..ㅎㅎ
지금 생각해도 저 너무 찌질했어요..!! 지금도 가족들이 그때를 회상하며 놀리긴 하는데.. 아무튼!
여기서 저의 장점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저의 장점: 처음에는 바닥을 치는데, 마지막에는 그럴 듯하게 완성한다! 썩은 무라도 뽑는다!
천천히, 꾸준히 노력해서 결국 목표했던 성적을 얻어냈습니다!
(물론 저의 기준은 아주 낮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ㅎㅎ)
아, 저의 장점을 얘기하다 보니까 갑자기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도 생각났네요!
전 사실 학창 시절부터 공부보단 놀기, 드라마 보기, 만화 보기 등등을 더 좋아하던 아이였습니다. 특히, 수학을 정~말 싫어했어요. 뼛속까지 문과..!! 아무튼, 딱히 공부에 관심도 없고, 잘 하지도 못했는데 그러니까 좀 손해 보는 게 많더라고요?
일단 공부를 잘 못 하면 존재감이 없고요.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 기싸움도 하더랍니다. 전 뭐 맨날 쭈그려 있었죠. 그래도 그냥 이 정도면 됐다~! 하면서 저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절친과 싸워버립니다.. 이유는 무시와 자잘한 괴롭힘 때문에!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그냥 친구끼리는 재밌게 놀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답니다. 제가 변할 필요가 있었어요. 아주 그냥 본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제가 그 당시에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공부밖에 없었어요. 전교 한 150등에서 200등 했나..? 그랬는데, 그 친구를 빡치게(?)할 생각으로 열심히 했더니 순식간에 전교 6등을 했더라고요..?? 와, 새삼 짜릿하더랍니다.
사실 가채점하는 순간까지 의심했어요. '어, 왜 다 맞았지?' 그러고는 성적이 발표되었을 때, 정말 욕할뻔 했습니다. 공부 머리 1도 없는 내게 이런 일이? '나 사실 천재..?' (그건 아닙니다. 그 뒤로 다시 수직 낙하했어요..ㅜㅜ)
전 그때까지만 해도 친구에게 복수한 것이 더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날 무시하던 친구를 이겨본 것.
한방 먹인 것.
그 사건이 지금의 절 만들었죠.
그때 제대로 인생을 배운 겁니다.
그래서 요즘도 힘든 일이 있을 때, 이 말을 자주 외치곤 합니다.
'아-! 오늘도 역전할 거 뭐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