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쓰기 11 : 국민이 권력이다

2016. 11. 2.

by 김경윤
호랑이와 개가 필요한 세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우리는 원한다. 돈 많고 잘난 놈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우리는 원한다.


어렸을 때부터 달달달 외운 것 중에 하나가 삼권분립이다. 국가의 3대 권력으로 통칭되는 입법, 사법, 행정. 거기에 제4의 권력으로 언론이 추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보자. 역사상 언제 이 권력이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국민의 편에 선 적이 있었던가? 단 한 번도, 그렇다.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민이 권력을 양도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이 만들어졌다고? 우리는 단 한 번도 권력양도각서에 싸인한 적이 없다. 따라서 입법, 사법, 행정이 국민의 일반의지를 반영하는 국민의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요즘처럼 이 허구가 진짜 허구였음을 매일매일 교육받은 적이 없다. 축복인가, 저주인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은 사이비 종교의 꼭두각시였고, 이를 감시하고 수사할 사법부 검찰은 행정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뒷북이나 치고 있고, 국민의 대변자로 선출된 입법부 국회의원들은 무너진 행정권력을 짓밟으며 차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주판놀음을 하고 있다. 제4의 권력이라는 언론은 국민의 거센 저항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타락한 정치인들의 뒷담화나 캐면서 그것이 마치 본질이나 되는 양 가십거리로 아까운 방송과 지면을 낭비하고 있다. 누가 곰탕을 다 먹고 한 숟가락을 남겼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권력의 핵심 측근이 호빠 출신이고, 승마를 즐기며, 어떠한 명품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우리가 알아야 하는가?

분노하라고? 그래, 분노해서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분노로 미래를 열 수는 없지 않은가? 죽어가는 권력에게 칼을 꼽는 것이 다는 아니지 않은가?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우리의 팍팍한 현실을 극복할 방안이고,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이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같이 고민하고 계획하고 행동해야 할 권력의 대행자들은 자신의 미래권력을 계산하며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과 운명을 같이 하기도 전에 국민의 재산을 분할하고 있다. 떡은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나눠먹을 몫을 탐욕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빨 빠진 호랑이뿐만 아니라, 그 호랑이를 물어뜯고 있는 개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 개들은 선한 얼굴로 우리에게 미소 짓다가,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우리를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다. 권력의 이빨은 권력의 몰락기와 형성기에는 상대편 권력을 향해 있지만, 권력을 잡고 나서는 그 본래의 목적대로 국민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국민들을 물어뜯는다. 이른바 공권력의 이름으로!

전국시대 한비자는 절대군주제를 옹호하면서 “개들에게 호랑이의 이빨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 오늘날 절대군주는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다. 현대의 군주인 국민은 절대로 국민의 이빨을 개들에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 개헌을 한다면, 바로 이러한 것을 보장하는 개헌을 해야 한다. 거국적인 중립내각이라고? 절대적 권력의 횡포를 방지하는 이원집정부제라고? 총리책임제라고? 다 호랑이와 개의 싸움일 뿐이다. 개헌을 한다면, 절대적 사상의 자유와 무제약적 집회 결사와 항시적 국민소환의 권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호랑이와 개가 필요한 세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우리는 원한다. 돈 많고 잘난 놈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우리는 원한다. 경쟁과 승리를 조장하는 교육과 입시제도가 아니라, 협력과 연대를 권장하는 참교육이 실천되는 세상을 우리는 원한다.

그래, 개현을 하자. 개헌의 최고명제는 이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어떠한 권력도 양도하지 말자. 모든 권력을 국민이 회수하자. 호랑이와 개의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되게 하자. 호랑이의 개의 대리통치가 아니라 국민이 직접통치할 수 있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하자.

호랑이를 철장에 가두고, 개들의 목줄을 움켜쥐자. 지금의 어처구니없는 분노가 진정한 분노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거리의 촛불이 한갓 미풍에 꺼지지 않는 들불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구호가 단일해야 한다. 국민이 권력이다. 모든 권력을 국민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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