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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나의 성장이 우리의 성장으로 이어질 때

- 청년의 중용 읽기

by 김경윤

성(誠)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완성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만물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자신을 완성시키는 것은 인(仁)이고, 만물을 완성시키는 것은 지(知)이다.

(Sincerity is that whereby self-completion is effected, and wherewith all things are completed. The completion of himself shows what is called benevolence. The completion of other things shows what is called knowledge.)


우리는 흔히 ‘성장’이나 ‘성공’을 아주 개인적인 목표로 생각하곤 합니다. ‘나’의 능력을 키우고, ‘나’의 행복을 찾고, ‘나’의 꿈을 이루는 것. 이 모든 과정에서 ‘나’는 세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물론,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고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성장이 ‘나’라는 울타리 안에만 갇혀 있다면, 그 성장은 얼마나 외롭고 공허할까요?

『중용』은 진정한 완성이란 결코 혼자만의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진실한 마음, 즉 ‘성(誠)’은 스스로를 완성시키는(成己) 힘인 동시에, 반드시 주변의 다른 사람과 세상 만물을 함께 완성시키는(成物)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잘 익은 과일이 씨앗을 퍼뜨려 주변에 새로운 나무들을 자라게 하듯, 한 사람의 건강한 성장은 반드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중용』은 이 두 가지 성장의 동력을 아주 아름다운 단어로 설명합니다.

나를 완성시키는 힘은 ‘인(仁)’이고, 남을 완성시키는 힘은 ‘지(知)’라고 말입니다.

‘인(仁)’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이 사랑의 마음으로 먼저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부족한 점은 보듬어주며, 잠재력을 믿고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나를 완성하는(成己)’ 과정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진정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나를 완성한 사람은, 그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얻게 된 ‘지(知)’, 즉 지혜를 사용해 다른 사람들을 돕기 시작합니다. 내가 길을 걸으며 넘어지고 깨달았던 경험들을 나누어 주며, 다른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험난한 산을 먼저 올라가 본 등반가가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안전한 길을 알려주고 밧줄을 내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이것이 바로 ‘남을 완성시키는(成物)’ 과정입니다.

훌륭한 의사는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仁)으로 끊임없이 의술을 연마하여 자기 자신을 완성(成己)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깊은 의학적 지혜(知)를 바탕으로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후배 의사들을 가르치며 세상을 완성(成物)해 나갑니다.

훌륭한 예술가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仁)으로 치열하게 창작에 몰두하여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완성(成己)합니다. 그리고 그 작품이 주는 깊은 통찰과 감동(知)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세상을 완성(成物)하는 데 기여합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은 반쪽짜리 성공입니다. 반대로, 나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무조건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 또한 건강한 성장이 아닙니다.

진정한 완성은 이 둘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옵니다. 나의 성장이 곧 우리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우리 모두의 성장이 다시 나의 성장을 이끄는 따뜻한 선순환.

오늘 당신의 성장은 누구를 향하고 있나요? 당신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면, 그 기쁨을 주변의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보세요. 당신이 건네는 작은 지혜와 따뜻한 격려가, 누군가의 인생을 완성시키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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