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64 (2026. 4. 3.)
"제나라 환공이 당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정원 아래서 수레바퀴를 깎던 윤편(輪扁)이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 물었다. '왕께서 읽고 계신 것은 무슨 말입니까?' 환공이 답했다.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살아 있습니까?' '이미 죽었다.' 그러자 윤편이 말했다. '그렇다면 왕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糟魄)일 뿐입니다.' 왕이 화를 내며 이유를 대라고 하자 윤편이 답했다. '제가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하게 깎으면 헐거워서 튼튼하지 않고, 너무 꽉 끼게 깎으면 들어가지 않습니다. 헐겁지도 빡빡하지도 않게 딱 맞는 그 기술은 손의 감각에 있고 마음으로 느낄 뿐, 말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제 자식에게도 이것을 말로 가르쳐 줄 수 없고, 자식도 제게서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70세가 된 지금도 직접 깎고 있습니다. 옛 성인도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전하지 못하고 죽었을 테니, 그 책에 남은 건 찌꺼기가 아니겠습니까?'"
- 《장자》, 천도(天道)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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