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작가론 31 : 작가로 살아가는 법

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뎍경>

by 김경윤

서른한 살의 나이에 첫째 <철학사냥 1>을 출간했을 때, 나는 나의 인생의 고속도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안 가 이는 착각도 어마어마한 착각임을 알게 되었지요, 하지만 작가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책 한 권 쓰는 일에 드는 품도 만만치 않아서 적어도 그에 대한 경제적 보상쯤은 어느 정도 충족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물론 지금은 손톱만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반 작가의 경우 책 한 권 계약하면 선인세로 일백만 원쯤 받고, 책이 출간되고 나서 출간된 책의 정가 곱하기 발행부수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뿐이죠. 1만원짜리 책 2천부를 발행하면 총 인세는 2백만원인데, 선인세로 이미 백만 원을 받았으니 추가로 백만 원을 받으면 끝입니다. 사실 초판 2천부를 1년 안에 판매하기도 쉽지 않아요. 그러니 작가가 일 년에 책을 한 권 쓴다고 가정하면 기껏해야 연수입 이백만 원인 셈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소득별 직업 순위 정보(2018년)에 따르면 대기업 포함 민간기업 재직자의 평균연봉은 4.100만원이었습니다. 최하위 순번에 해당하는 직업들이 눈에 띱니다. 2위인 수녀 연봉은 평균 1,262만원, 3위인 신부 연봉은 평균 1,471만원이었습니다. 4위가 육아도우미, 5위가 연극 및 뮤지컬 배우, 6위가 교회 전도사, 7위가 보조교사였습니다. 소설가는 9위로 연봉 1,586만원이었습니다. 1위는 어떤 직업일까요? 시인이었습니다. 평균연봉 542만원.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난한 직업은 시인이었습니다.


그러니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출세나 성공의 지름길이 아니라, 출세와 성공과는 아주 거리가 먼 고난의 길이며 가난의 길입니다. (이 정도쯤에서 예비작가 중 수입을 위해서 글을 쓰고 계신 분은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할 듯 합니다.) 많은 예비(초보)작가들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을 꾸며 글을 쓰고 있는 줄 압니다. 안 되라는 법은 없지만 확률상 아주 낮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요즘은 웹소설 작가들이 연대 연봉을 구가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잘 나가가는 작가에 한정된 말이니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편승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들어주겠다는 상업적 프로그램이 성행하는데 결코 믿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행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작가로 살아가고 싶으시다면, 그건 대환영입니다. 직업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작가로 살아가는 일이 불행하지만은 않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모두 불행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요.


작가의 1차 목표는 글의 완성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완성하여 자신의 독자에게 읽을 수 있도록 전하는 것입니다. 좋은 작가가 되어 좋은 독자와 만나는 것, 그것이 작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이고, 작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만약에 경제적인 여유까지 생긴다면 주변에 있는 가난한 작가들을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책도 사 주시고, 근처에 있다면 맛있는 음식이나 술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갈 동료작가들에게 잘 해줘서 손해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잘 나간다고 뻐기거나 우쭐대지는 마십시오. 작가로서 가장 추한 일입니다. 수입은 소리 없이 헤아리시고, 선행은 흔쾌히 하십시오. 음지에 있는 작가들을 외롭게 만들지는 마세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러하니까요. 작가들의 복지는 우선 주변 작가와 독자로부터 와야합니다. 국가는 그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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