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인터넷판 7월 26일자
<어벤저스 앤드게임>에서 우주의 생명체를 반으로 줄여버린 타노스의 횡포에 맞서 슈퍼 히어로들은 다시 타노스와 대결하여 인류는 정상을 되찾고 타노스 일당은 소멸하는 우주적 드라마를 전개하였다. 제목이 ‘앤드게임’이니 영화시리즈는 여기서 끝을 보아야겠지만, 마블영화의 자본주의적 욕망은 끝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새롭게 등장하거나 부각되는 슈퍼 히어로와 그들과 싸우는 수퍼 빌런이 등장하여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이 끝없이 이어지는 영화 시리즈물로 유행된 말이 멀티버스(multiverse)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단일한 우주인 유니버스(universe)가 아니라 여러 개의 우주인 다중우주가 바로 멀티버스이다. 예를 들면 우리 현실 속의 스파이더맨은 착한 고딩일 뿐이지만, 다른 우주의 스파이더맨은 악한일 수도 있다. 만약에 수많은 우주에 속한 스파이더맨이 같은 공간에 겹쳐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마블영화의 후속편들은 이러한 발상을 적극적으로 영화에 이용할 것이다.
한편 최근 들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말도 유행이다. 메타버스는 광역버스의 일종이 아니라,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나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고글과 이어폰 등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하여 이 가상세계를 경험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스포츠나 가상전투 등의 프로그램에 많이 적용된다. 현실의 시공간은 한계가 있지만, 가상의 시공간은 무한에 가깝다. 현실의 상품들은 물질성을 띠지만, 가상의 상품들은 물질성을 띠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한 번의 기술로 무한복제가 가능하다.
최첨단 기술을 응용하여 만들어지는 이 메타버스의 세계는 현실과 가상을 잇는 증강현실(AR), 일상의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라이프로깅(lifeloggging), 구글 어스처럼 실제 세계를 반영하여 확장한 거울세계(Mirror Worlds), 현실과 유사하거나 아예 다른 대안적 세계를 구축한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여 나의 운동량과 심박동수를 채크하는 라이프로깅과 거울세계인 네비게이션을 자주 이용한다. 반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아직도 낯설다.
그에 반해 나의 자식세대는 이 모든 메타버스의 세계가 자연스럽다. 현실세계를 혐오하고 인터넷 세상으로 거주지를 대부분 이동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 메타버스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이 자연스러운 삶의 조건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이 메타버스는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제 지구촌 사람들은 이 메타버스의 세계를 삶의 기본값으로 놓아야할지도 모른다. 이 세계는 인류에게 수많은 생활상의 편리와 재미를 제공할 것이다. 한편 이 세계는 수많은 오타쿠와 히키코모리가 서식하는 공간이자, 도박, 사기, 매춘, 불법 동영상의 활동공간이며, 다양한 가상화페들이 현금화되는 세계이자, 이 세계에 중독된 사람들의 활동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착취할 수 있는 세계이기도 하다.
현실세계의 부조리와 폭력과 전횡은 각성된 시민의식과 저항운동, 각종 제도개혁과 선거와 혁명을 통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지만, 그래서 헌법에 명시된 대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지만, 자본과 기술로 무장한 이 메타버스의 세계의 전횡과 횡포를 가상세계의 시민(?)들이 막아낼 수 있을까? 나는 메타버스의 세계가 주는 핑크빛 전망보다 더 깊이 드러워진 인간의 탐욕스런 욕망을 우려한다. 이 무한히 확장되는 메타버스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이 메타버스 안에서도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주장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는 누구의 것인가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고양신문 (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