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우리나라에서는 미인을 선발하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매년 열립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애매하고 모호하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그렇게 해서 선발된 미인들은 진선미(眞善美)라는 타이틀 중 하나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그 타이틀인 진선미는 아름다운 여성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진실되고, 선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이 좋은 삶이지요.
진선미는 오래된 철학의 주제입니다. 진(眞)은 진리와 진실, 앎의 영역을 다루는 인식론에 해당하고, 선(善)은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의 영역을 다루는 윤리학에 해당하고, 미(美)는 아름다운과 추함, 균형과 파격의 영역을 다루는 미학(예술학)의 영역입니다. 근대철학자 칸트가 쓴 3부작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이 이 세 영역을 다루는 저서입니다. 말이 어려워졌습니다만, 쉽게 똑똑함, 선함,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미스코리아의 순위에 따르면 1등은 진(眞)이고, 2등은 선(善), 3등은 미(美)입니다만, 곰곰 생각해보면, 똑똑하기보다 선하기가 어렵고, 선하기보다 아름답고 조화롭게 살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진>선>미’가 아니라 ‘진<선<미’가 맞다고 보입니다.
진선미를 글쓰기에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글에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이 정보는 왜곡되거나 과장되지 않고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그 글을 신뢰하고 자신들의 삶의 정보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보게 만듭니다. 많은 정보를 아는 지식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앎에서 그친다면 온전한 삶이 아닙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봅시다. 글은 독자로 하여금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독자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앎이 선한 삶으로 확장되도록 유도합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게 하는 기능이 글에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은 이 앎과 함이 조화되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조화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은 개인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추구해야할 삶입니다. 사회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어지럽고 추한 삶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고 지원하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갑니다.
자신의 앎을 자랑하고, 경제적 성공만을 부추기는 글들은 진실되지도, 선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자기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앎의 영역을 확장하고,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하는 진실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글쓰기를 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진선미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겠지요. 글쓰기, 참 쉽고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