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21 : 아득하구나, 배움

21장. 아득하구나, 배움

by 김경윤

삶의 힘은 참된 배움에서 온다는데

참된 배움은 참으로 아득하네요.

뭔가 보일 듯하고,

뭔가 있을 듯하고

뭔가 채워지는 듯한데

황홀하고 그윽하고 참된 듯 한데

배우면 배울수록 뭔지 모르겠고

잡으면 잡을수록 뭔가 부족하네요.

배움의 끝이 있을까요?

배움의 처음은 무엇이었을까요?

배움이란 무엇일까요?

오늘도 알 수 없는 배움의 길을 걸어갑니다.

뭔가를 물으며 살아갑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그 길을 계속 갑니다.


스티븐 미첼이 편저한 <부처가 부처를 묻다-숭산 큰스님의 100가지 가르침>(물병자리, 2011)에 100번째 가르침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느 저녁, 케임브리지 선원 법문에서 한 제자가 숭산선사에게 물었다.

“사랑이 뭔가요?”

선사는 대답 대신 그 제자에게 되물었다.

“내가 묻겠다. 뭐가 사랑이냐?”

제자는 가만히 있었다.

“이게 사랑이다.”

제자는 여전히 가만히 있었다.

“네가 나에게 묻고, 내가 너에게 묻는 이것이 바로 사랑이란다.”


가르침과 배움의 길은 같은 길입니다. 물음의 길입니다. 일방적인 물음이 아니라 서로가 묻는 것이 가르침과 배움입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아득한 길이지만 아름다운 길입니다. 무지의 길이 찬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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