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게 온 건가, 근데 조금 빠른 그리고 위로금을 곁들인... [권고사직]
2020년에 약 10년 간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현재 일하고 있는 글로벌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하였다.
나름 이전 직장에서 일도 잘 했다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른 환경에 당황하며 고생하며 지냈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4년이 되었고 올해 9월 정도에 레이오프(권고사직)이 있을 거라고 소문이 돌았다.
처음에 2-3명 정도다, 나중엔 50% 정도 정리가 될 거 다라는 소문이 돌다. 실체를 까보니 팀 전원이 해고되었다.
외국계 회사지만 국내 노동법을 준수하여야 하기 떄문에 강제로 해고할 순 없다, 그래서 한 명 씩 면담을 진행하고, 퇴직패키지(위로금?)을 제시하며 사인을 회사에서 하라고 설득했다.
(서류에는 퇴사에 동의하며, 향후 법적인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 퇴직패키지(위로금) 금액은 대충 1년치 연봉보다 약간 모자른 느낌이었다.
거절하면, 휴직 명령 내려버리고, 없는 사람 만드는 건 일도 아닌 상황이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똑똑한 동료들은 노무사 상담을 진행했고, 노무사 왈 "그 정도 조건이면, 그냥 사인하고 퇴직패키지(위로금) 받는게 낫다" 라는 말을 했다. 사인 안하고 버티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고, 그 정도 패키지면 좋은 조건이라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처음엔 이게 바로 살벌한 미국계 회사의 해고 문화인가 싶었지만, 한편으론 이거라도 받고 얼른 다른데 이직하면 되겠단 생각을 했다.
문제는 내년에 돌을 앞둔 아들과, 와이프 그리고 곧 받아야 될 아파트 대출이 걱정이었다.
이 때 똑같이 레이오프 대상자였던 다른 팀 누군가가 육아 휴직을 하면 회사에서는 자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해야 되나 고민을 잠깐 했다.
* 육아 휴직 중에는 법적으로 근무 상 불이익을 주거나 하면 안된다고 한다, 회사가 큰 외국계 회사다 보니, 법을 어기는 것은 굉장히 조심 하는 거 같다.
육아 휴직 후 복귀하면 그만 아닌가? 근데 문제는 우리팀은 전원 해고되는 상황으로 팀 자체가 없어지는 상황이고 어디 다른 팀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 같았다.
그리고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고, 회사에서는 기한을 정해 놓고 사인할지 말 지를 결정하라고 압박해왔다. 결국 와이프와 상의 후 사인을 일단 했다.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민 끝에 사인함)
사인 안하고 버티겠다는 동료도 있었지만, 그들도 결국 이력서 쓰고 다른데 면접 보고 다니더라, 결국 그들도 나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는 듯 했다. 결국 답은 정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주가 사인한 퇴사 서류를 기준으로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다. 외국계 회사라 종종 조용히 해고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내가 될지는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빨리 올지도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되는구나 싶다.
이전 직장은 국내 회사고 도대체 회사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도 잘 다니던데,여긴 적어도 전부 자기 몫은 하고 있고, 성과도 충분한데, 사람을 자르는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연봉이 높았던 건가??? )
이게 바로 외국계 회사 단점 중 하나 인데, 그걸 그대로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 내일이면 서류 상으로 회사 마지막 근무일이다.
다른 회사 가서 여기서 겪은 경험을 살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시는 보지 말자 (Q社).
(다행히 회사 이직은 성공해서 글을 쓰는 현 시점 상으로 이직은 할 거 같다.)
이직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글로 더 재밌게 풀어 보자.
그리고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혹시라도 모를 회사 생활에 대한 대비를 위해, 나도 나의 경험을 글로 적고, 공유하고, 블로그를 통해 용돈이라도 벌어 가계 살림에 보탬을 하고자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