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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 Oct 09. 2024

고객이 제 발로 찾아왔는데 영업을 이렇게 한다고?

대출을 받을 일이 최근 생겼다. 평소에 알고 지내는 은행 관계자분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O은행 A 지점장님은 간단한 상담 이후 OOO 직원이 연락을 할 거라 했다. 부O은행 B 차장님은 본인이 연수 중이라 응답이 어렵다고 말했다. 연수가 끝나면 연락을 다시 달라고 했다. 기O은행 C 부지점장님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겨 놓았는데 묵묵부답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하O은행 직원은 연락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5일째가 되자 답답한 마음에 지인 한의원 원장님을 통해 하O은행 D 지점장님 연락처를 얻었다. 원장님 본인도 그 지점장님께 미리 말해놓겠다 했다. 그로부터 1-2시간 지났을 무렵 바로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OOO 님이시죠? 상담 좀 도와드리려고요!"


간략한 내 상황을 듣더니, "지금 제가 외부에 나와 있어서 구체적인 상품 안내는 어렵고요. OOO 차장에게 연락하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금세 차장님의 연락이 왔고 두 가지 상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내 조건에 맞는 한 가지 상품을 골라 바로 대출을 진행했다. 관리 은행에 해당 지점을 넣었음은 물론이다. 이 모든 게 전화 상담 이후 1시간 이내에 이루어졌다. 


그 은행은 고객 1명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월급 통장 개설 1건과 대출 실적 1건을 얻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은행이 한 일은 내 이야기를 10분 정도 들어준 것이다. 


금융 분야는 아니지만 컨설팅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경험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네 군데의 은행 중에 가장 늦게 나와 만난 은행이 실적을 올렸다. 결론은 타이밍이었다. 


가장 첫 번째로 접촉한 하O은행 A 지점장님은 본인 단계에서는 빠른 응대가 이루어졌지만 이후 상담 직원의 상담콜이 한세월이었다. 부O은행 B 차장님은 연수중이라고 미리 양해는 구했으나 연수가 끝난 이후에 해피콜이 없었다. 내게 연락을 달라고는 했지만, 고객 관점에서 볼 때는 아웃바운드 콜을 하면서 아직도 대출 실행 전인지 확인했다면 더 좋은 고객 경험이 됐을 것이다. 기O은행 C 부지점장님은 지금도 답이 없다. 


마지막으로 접촉한 하O은행 D 지점은 지점장님에서 상담 직원으로 토스가 굉장히 빨리 이루어졌다. 또한 상담 직원이 1차 상담 이후에 본인과 다이렉트로 소통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주면서 2차 상담까지도 바로 처리해 줬다. 


나는 과연 고객들과 소통을 잘 하고 있을까? 적어도 빠른 응대를 하고 있을까? 


나는 컨설팅을 마치면 상담 내용을 정리해서 고객에게 보고서를 보내준다. 가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1주일 넘어서 보낼 때가 있다. 또한 컨설팅과 관련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채팅방이 있는데 가끔은 답변을 3-4일 후에 할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느린 행태에 실망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을 더 들인다고 완성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조금 더 빠르게 고객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이번 대출 상담을 통해 좋은 교훈을 알려준 여러 은행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2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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