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든 사과

사과를 기다림

by 밀크씨슬

소녀는 오랜만에 맛있는 사과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반쯤쯤 먹었을 무렵, 안에서 벌레가 꿈틀 나왔다. 놀란 소녀는 사과를 떨어뜨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사과에 벌레가 있었어... 진짜 맛있었는데... 나처럼 운 없는 아이는 없을 거야.”

야옹은 조용히 소녀 곁에 다가와 물었다.

“벌레도 맛있는 사과인 걸 알고 먼저 먹고 있었나 봐. 그런데 벌레는 괜찮아?”

“응. 내가 먹지는 않았어. 아직도 사과 안에 있어.”

야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다행이야. 앞으로는 사과를 먹기 전에 조금 더 잘 살펴보게 되겠네.”

소녀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사과는 이제 없잖아...”

야옹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과는 또 생겨. 그리고 이번처럼 다 못 먹은 날이 있으면, 다음엔 더 맛있게 느껴지기 마련이야.”

소녀는 야옹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건 그냥... 나 위로하려고 하는 말 아니야?”

“아니. 진짜야. 원래 아쉬운 식사를 하고 나면 다음번엔 더 기대하고 더 맛있게 먹게 되잖아. 그런 적 없었어?”

소녀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있었던 것 같아.”

야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치? 오늘 사과는 그저 끝난 게 아니라, 다음 사과를 더 기다리게 만들어 줄거야. 조심해서 먹는 법도 배웠고. 그런 사과라면 꽤 괜찮은 사과였지.”

소녀는 미소 지었다.

“그래. 오늘 사과는 기분 좋게 벌레한테 양보할게.”

조금 전보다 마음이 가벼워진 소녀는 야옹 옆에 나란히 앉았다. 둘은 아무 말 없이 바람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다음번 사과를 조용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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