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Guru의 메모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1946~)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 투자 전문가다. 그는 탁월한 통찰력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지난 수십 년간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한 시장 속에서도 일관된 투자철학을 지켜왔고,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고객들에게 메모를 보내왔다. 그의 메모는 단순한 시장분석을 넘어선다. 수십 년간의 투자경험, 그리고 심오한 철학과 실용적 지혜가 녹아 있어 많은 투자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왔다.
예측할 수 없다면, 준비하라!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
2026년 초, 2001년 하워드 막스가 던진 화두를 다시 꺼내본다.
2026년의 주식 시장은 마치 거대한 파티장처럼 느껴진다. 인공지능(AI)이 인류의 문명을 재정의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확신은, 시장을 '겁이 날 정도'의 가파른 수직 상승으로 이끌었다. 미국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코스피 5,000선 돌파는 이제 당연한 상수가 된 듯 보인다. 세상은 온통 주식이 오를 일만 남았다고 외치고, 그 옛날 닷컴 버블이나 팬데믹 직후의 광풍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은 예적금을 깨고 시장으로 달려들고 있다.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위험한 속삭임이 다시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내 머리 속에 퍼뜩 떠오른 것은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2001년에 쓴 메모,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이다. 2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통찰은 소름 돋을 정도로 현재의 우리를 관통한다. 그는 말한다. "사이클은 예외가 없으며, 인간의 심리가 개입되는 한 시장은 반드시 극단으로 치달은 뒤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우리는 지금 그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것일까? 나는 혹시 '예측'이라는 오만한 단어에 매몰되어, 다가올 폭풍에 대한 '준비'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장이 어디로 향할지는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내일 당장 AI의 수익성이 증명되며 또 한 번의 퀀텀 점프를 할 수도 있고, 혹은 누적된 피로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급락장의 늪에 빠져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책임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환호할 때 한 걸음 물러나 경계하고 또 경계하는 태도, 그것이 하워드 막스가 말한 '준비된 투자자'의 자세일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최선의 투자 방식은 무엇일까? 고민 속에 나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들이다.
현금이라는 보험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가? 현금비중을 늘리는 것은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다.
수익률보다 리스크를 먼저 보고 있는가? 더 큰 수익을 쫓기보다, 만약 시장이 20% 하락했을 때 내 포트폴리오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먼저 점검해야 할 때다.
확증 편향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오를 이유만 찾기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더 집요하게 찾아보는 역발상이 필요한 때다.
예측은 신의 영역이지만, 준비는 인간의 영역이다. 하워드 막스의 메모처럼 우리는 미래를 맞출 수는 없어도, 어떤 미래가 오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무장할 수는 있다. 뜨거운 시장의 온도에 취하기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내 계좌의 안전벨트를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이 위대한 상승장 끝에서 나의 품격을 지키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Howard Marks, 2001
☞ 하워드 막스의 메모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 _ Oaktree Capital Management
"모든 투자는 미래를 다루는 일이며 미래는 우리가 많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지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기만 한다면, 그 한계가 반드시 우리를 실패로 몰아넣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에 대처하는 열쇠는 비록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더라도,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데 있다."
"사이클은 필연적이다. 때때로 상승장이나 하락장이 아주 오랫동안 혹은 극단적으로 지속되면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하기 시작하지만, 결국 나무는 하늘 끝까지 자랄 수 없으며, 바닥으로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곤 한다."
"투자자들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이클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금융 시장의 극도로 짧은 기억력은 시장 참여자들이 패턴의 반복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사이클의 필연성을 깨닫지 못하게 한다."
"사이클은 스스로 교정된다. 사이클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반전되는 이유는 추세 자체가 반전의 원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성공은 그 안에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고, 실패는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
"사이클은 실제보다 덜 대칭적으로 보일 때가 많다. 평론가들은 시장 사이클의 바닥에서 '투자자의 항복(capitulation)'을 이야기하지만, 시장의 꼭대기에서도 항복이 일어난다. 이전에 신중했던 투자자들이 마침내 수건을 던지고 매수에 가담할 때 말이다."
"경제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지만, 그 누구도 다른 이들보다 월등히 나은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
"시장은 이미 이코노미스트들의 합의된 의견(컨센서스)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컨센서스를 따르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맞더라도)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없다."
"비합의적(non-consensus)인 견해는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견해가 반드시 '맞아야' 한다. 하지만 컨센서스는 대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정답에 가장 가깝다. 다시 말해, 비합의적인 견해를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옳은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다."
"막대한 수익 잠재력은 바로 근본적인 변화를 예측하는 데서 나오지만, 시장에 깊은 충격을 주는 사건들이 '서프라이즈'라 불리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그것이 올 것을 미리 알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맞춘 경제학자가 나타나 잠시 유명세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이는 미래를 보는 능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그가 평소 극단적인 주장을 해왔거나 우연히 운이 좋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중요한 것은 사이클은 반드시 역전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대비하는 것이다. 언제 전환점이 올지, 혹은 교정 국면이 얼마나 멀리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비즈니스 사이클은 죽었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승산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사이클 기업이 '정점의 이익에는 바닥의 밸류에이션(peak earnings deserve trough valuations)'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할 때, 우리는 보유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각한다. 우리가 확실히 너무 일찍 비중을 줄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늦게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번영은 대출 확대를 가져오고, 이는 무분별한 대출로 이어지며, 막대한 손실을 낳고, 결국 대출 기관이 대출을 중단하게 만들어 번영을 끝낸다. 이 과정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투자를 할 때, 내가 잘 알 수도 없는 '경제적 미래'보다 '자본의 수급 상황'을 더 걱정하는 것은 이제 나의 습관이 되었다."
"나의 투자 경력에서 목격한 가장 큰 실수들은 사람들이 기업 수명 주기가 주는 한계를 무시했을 때 발생했다. 요컨대, 투자자들은 나무가 하늘 끝까지 자랄 수 있다고 믿어버린다. 그 기업의 성장도, 밸류에이션도 지속 가능하지 않음이 드러났을 때, 90% 이상의 손실을 보는 것이 예외가 아닌 규칙이 되어버렸다."
"기업 수명 주기의 절박한 현실은 대개 초고속 성장률을 지속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불신에 대한 자발적 중단'에 빠져든다."
"나는 한 기업의 성장률이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결국 평균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특정 방식이 인기를 얻으면 한쪽 극단으로 이동한다. 그러다 단점이 드러나면 다시 반대쪽 극단으로 이동한다.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이동할 수 있는 다른 곳은 없으며, 따라서 한쪽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사이클을 그리며 움직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주기적인 변동이 있다.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하나의 견해를 향해 움직이지만, 어떤 견해도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다시 그 견해로부터 멀어진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는 그 흥망성쇠(wax and wane)를 인정하고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현상이었음이 드러나고만다. 생산성 향상으로 얻은 이득 역시 주기적인(cyclical)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사이클은 예상보다 훨씬 짧았다."
"시장은 독자적인 마음(mind)을 가지고 있다. 증권 가격의 단기적인 변화 대부분은 펀더멘털의 변화가 아니라, 주로 투자자 심리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밸류에이션 매개변수의 변화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심리 또한 매우 주기적인(cyclical) 방식으로 움직인다."
첫 번째 단계: 소수의 선견지명 있는 사람들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기 시작할 때
두 번째 단계: 대부분의 투자자가 실제로 개선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을 때
세 번째 단계: 모든 사람이 상황이 영원히 좋아질 것이라고 결론 내릴 때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한다."
"대중은 일찍 진입한 투자자들이 거둔 수익에 흥분하고 질투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그들은 사물의 주기적인 본성을 무시한 채 이 수익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거대한 강세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람들은 좋은 시절이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주식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멈출 방법이란 없어 보였다. 영구 운동 기계가 발명된 것 같았다. 하지만 웬일인지 주가는 상승을 멈췄다. 그리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테크 버블을 터뜨린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돌이켜 봐도 무엇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는지 단정 짓기가 어렵다. 가장 좋은 설명은 아마도 가격이 그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일 것이다."
"증권 시장의 감정 변화는 시계추의 움직임을 닮았다. 시계추가 그리는 호(arc)의 중심점은 '평균적으로' 시계추가 머무는 위치를 가장 잘 설명해주지만, 실제로 시계추가 그 자리에 머무는 시간은 아주 짧다. 대신 시계추는 거의 항상 양 끝의 극단을 향해 움직이거나, 다시 그 극단으로부터 멀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시계추가 어느 한쪽 극단에 가까워질 때마다, 조만간 다시 중심점을 향해 되돌아가는 것은 필연적이다. 사실, 극단을 향해 움직이는 그 운동 자체가 다시 되돌아오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셈이다."
투자 시장 역시 이와 똑같은 시계추 운동을 반복한다.
유포리아(근거 없는 낙관)와 우울증 사이를 오가고,
긍정적인 전개를 축하하는 것과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 사이를 오가며,
그 결과 고평가와 저평가 사이를 오간다.
"테크 버블이 언제 터질지, 그 조정의 폭이 얼마나 클지, 혹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당시 시장이 광기(euphoria)에 사로잡혀 있었고, 투자자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들떠 행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 정도의 감각만 있었어도 그 참혹한 피해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점을 언급하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실제 상황보다 '수년이나 너무 빨리' 경고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것은 틀린 것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 사실로 증명되었다."
"사이클에 대처하는 일이 결코 쉽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혹은 언제 조류(tide)가 바뀔지는 결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만큼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묻는다.
금리, 경기, 주가, 바닥과 고점... 이 모든 것들을 예측이 가능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예측이 가능한가? 예측은 대부분 틀린다. 아니 틀릴 수 밖에 없다. 시장에는 변수가 너무 많고, 상호작용은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설령 한두 번 맞는다해도 지속적으로 맞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단기 바닥과 고점을 예측하고자 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일이다. “예측은 가능하다고 느껴질 뿐, 검증된 능력이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사이클’을 가진다.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패턴은 존재한다. 이는 인간의 감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낙관은 과열을 부르고, 불안은 공포를 낳는다. 그래서 시장은 항상 고평가와 저평가 사이를 넘나들고, 과잉 위험과 과도한 안전 추구 사이를 오간다. “어디로 갈지는 몰라도,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가늠할 수 있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숫자보다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는 편이 낫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
가격은 낙관을 전제로 형성돼 있는가, 비관을 반영하고 있는가?
레버리지와 차입은 늘고 있는가, 줄고 있는가?
안전자산을 비웃고 있는가, 집착하고 있는가?
그래서 필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대비’인 것이다. 미래를 하나로 단정하는 대신, 여러 가능성을 상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투자란 최고 수익을 노리는 게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대비하는 투자자는 사이클 상단에서 수익 기대를 낮추고 위험 노출을 줄인다. 반면, 사이클 하단에서는 공포 속에서도 기회를 본다. 현명한 투자자는 언제나 겸손해야하고, "모른다”는 전제를 유지해야 한다. 이 태도가 장기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확신’이다. 예측에 대한 확신은 과도한 베팅, 레버리지, 손실 회피 실패로 이어진다. 반대로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투자자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생각한다.
미래를 맞히려 하지 말고, 미래가 틀렸을 때도 살아남을 준비를 하라.
겸손(Humility) + 대비(Preparation) = 생존(Surv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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