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더 이상 세계여행을 꿈꾸지 않는다

18년간 사표를 품었던 20년 차 카마스터의 고백

by 카마스터 전대완




나는 이제 더 이상 세계여행을 꿈꾸지 않는다.

올해로 자동차 영업을 한 지 20년이 되었다.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긴 시간이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입사 후 18년 동안 내 마음은 늘 '콩밭'에 가 있었다.


상담데스크에 앉아 있지만 머릿속은 온통 동남아의 해변과 유럽의 골목길을 헤매고 있었다.

내 몸은 통유리에 화려한 조명의 전시장 안에 있지만,

언젠가 탈출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감자와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좋은 정장이나 비싼 구두를 사지 않았다.


'어차피 곧 그만두고 떠날 건데, 굳이 일하는 작업복에 돈을 써서 뭐 해?'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직장은 내 삶이 아니라, 진짜 삶을 유예하며 견디는 공간일 뿐이었다.





여행은 행복이 아니라 '진통제'였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토록 여행에 집착했던 이유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는 일상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일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자꾸만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갈망했다.

비싼 돈을 들여 호캉스를 하고,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면 짜릿한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진통제' 같았다.

약효가 떨어지고 일상으로 복귀하면, 현실은 더 불만족스럽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또다시 다음 도피처를 찾아 항공권을 검색하곤 했다.


그러던 내게 변화는 우연히 찾아왔다.

유튜브를 통해 론다 번의 책 <매직>에 관한 오디오북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감사하기'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치열한 영업 현장에서 감사는 거절과 실망이라는 모래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니까.


거절당해 힘 빠지는 날에는 나에게 상담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계약이 성사되어 기쁜 날에는 나에게 일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전대를 잡고 습관처럼 감사를 되뇌었다.

그날부터 거의 2년간 출근길마다 이 오디오북을 들었고, 서서히 변화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몰디브보다 내 집 앞 운동장이 좋은 이유


감사하기를 실천하고 난 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지루하고 억지로 했던 출근길이 달라졌다.

아침 샤워를 하며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좋은 동료들이 있어 감사하다’라고 생각을 한다.

18년 동안 '임시'로 다녔던 회사가, 20년 차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의 소중한 일터'가 된 것이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더 이상 여행이 간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번 주말엔 어디로 여행을 갈까?’, '다음 해외여행은 어디로 갈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주말 오후, 집 앞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땀 흘리며 축구를 하고 논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함께 뒹굴다 들어와, 씻고 나서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넷플릭스 영화를 본다.

그 평범한 시간 속에 내가 만족하는 방법을 알았다.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야만 만날 수 있다고 믿었던 행복이,

사실은 늘 내 집 앞 운동장에, 거실 소파 위에 웅크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 감사를 더하니, 평범했던 하루가 여행지에서의 하루만큼 빛나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만족할 줄 안다면, 굳이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나는 이제 낡은 구두 대신, 튼튼하고 좋은 구두를 신고 기쁜 마음으로 출근한다.

나의 여행은 이제 몰디브가 아니라, 감사로 채워진 나의 하루하루이다.




-마음 해방의 문장-

행복은 비행기 티켓 속에 있지 않다.

당신이 지금 발 딛고 있는 그곳을 감사함으로 바라볼 때, 가장 익숙한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