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한부 선고를 받던 날 입원실에 엄마를 두고 병원을 나오며 평소 타지 않던 택시를 잡아탔다.
신촌 세브란스에서 우리 집까지 빠르면 20분 거리.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 길 내내 미친년처럼 소리 내어 크게 울어버렸다.
엄마의 암 선고에도, 1차 2차 수술에도 다 견뎌가며 울지 않고 잘 버티던 나였는데..
내 마음속에 슬픔이 가득 차 더 이상 담기지가 않았다.
병원 정문에서 탄 내가 울기 시작하자
택시기사 아저씨는 내 마음 다 아시는 듯 아무 말 없이 운전해주셨고,
난 눈치 보지 않고 내 속의 슬픔과 분노를 쏟아내 버리듯이 소리 내어 울어버렸다.
엄마 앞에서도, 식구들 앞에서도 티 낼 수 없는 슬픔이었다.
내가 울면 진짜로 엄마가 죽을 것 같았기에 인정할 수 없어서 더 울지 않았었는데.
난 그만 눈물을 참지 못하고 나만의 공간 속에서 쏟아내고야 말았다.
그렇게 엄마의 시한부 3개월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