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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부언니 Jun 22. 2022

PMF,
내 삶에 적용한다면?

『럭키 드로우』를 읽고

Product Market Fit 말고,
나 자신의 PMF(Personal Market Fit)


내 짝꿍은 지난주부터 200권 읽기 챌린지를 한다며, 아주 신중하게 위시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삼일에 한 권 꼴로 책을 읽어가는 짝꿍이 이제는 조금 무서워지려 한다. 아마도 연차가 쌓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나은 사람, 더 멋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일까. 우리는 프러덕트에서 요구되는 PMF(Product Market Fit)만큼, 스스로에 대한 PMF(Personal Market Fit)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


프러덕트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PMF를 점검한다. PMF를 찾았다고 해서 점검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PMF를 '맞춘다'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 맞춘다는 것은 끊임없이 방향타와 조리개를 만지작거리며 변화하는 시장에 살아 숨 쉬듯이 대응한다는 의미니까.



그렇다면, PMF(Personal Market Fit)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


우리는 하루에 8시간을 일한다고 하지만, 헤아려보면 8시간이 아니라, 삶의 8할을 일하며 보낸다. 나는 이 어마어마한 시간을 우리의 자아실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은 그렇게 칼같이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일터에서도 찾고 싶었다. 나의 삶의 이유.


직장에서 자아실현하지 말라지만, 직장은 나에게 성취감도 주고, 밥도 먹여주며, 마치 내가 세상에서 중요한 존재인양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더군다나 월급쟁이에게 시장은 곧 직장이다. 우리는 시간과 노력과 재능을 소득으로 맞바꾼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나를 셀링 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PMF(Personal Market Fit)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럭키 드로우』에서는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가는 과정'을 총 여섯 단계로 소개한다. 그런데 이 방법이 P(product)MF를 찾는 과정과 꽤나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내가 가진 문제점을 찾는다.
2. 그 문제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한다.
3. 해결책을 찾는다.
4. 해결책을 테스트한다.
5. 결과를 분석해 점수를 매겨본다.
6. 해결책의 효과가 증명되면 표준화시킨다.


어딘가 익숙한 내용처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시장이 필요로 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 테스트하고 점수를 매기고, 그것을 표준화시키는 사이클을 돌리는 것. 우리가 서비스의 PMF를 맞추기 위해 수도 없이 반복해왔던 루프와 유사했다. 그리고 드로우앤드류는 이걸 개인에게 적용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문제점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분명 지금 상태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고, 뭔가를 개선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정말 문제다. 그럴 땐 질투하는 마음을 따라가라고 드로우앤드류는 이야기한다.

질투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지금 내게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열등감과 질투심도 똑똑하게 활용하면 나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재료로 쓸 수 있는 것이다.

1. 질투의 대상과 이유를 분명히 할 것
2.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갈 것
3. 그들과 나의 차이점을 구체화하여 좁혀나갈 것


어떤 대상을 질투한다는 것은 곧 나도 그와 같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반증인 것이다. 과거에는 질투하는 마음이란,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대체로 나보다 어리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종종 나타나곤 했는데, 돌이켜보면 나는 그들을 질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들에게 무어라도 배우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던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부분에서 질투심을 느끼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열등감에 자책하고 좌절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갖기 위해 더욱 애쓸 것이다.



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브랜드라는 것은 원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아이덴티티가 뚜렷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각을 잡고 시작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담백하게 시작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어떻게 전하는 사람인지’를 잊지 않으려 애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즘도 여전히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열심히도 허우적대고 있는 나는 '나의 아이덴티티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말에 용기를 얻는다.


얼마 전에 브런치   개가 surfit.io 소개되었다. 사실 그동안 브런치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 서평부터 시작해서 소설, 에세이 등등 여러 가지 글을 썼다. 그런데 그중에 반응이  글은 '프러덕트 디자이너의 일기장'이었다. 그날은 기쁜 마음에 하루에도  번씩 브런치의 통계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던  같다


서핏에서 브런치로의 유입이 늘기 시작하자, 제대로 PMF 맞추겠다( 들어올   젓자) 심산으로  가지 바꾼 것들이 있다. 브런치 자기소개 내용의 모호한 부분들을 조금  명확하게 바꿔보았다. 소개란을 바꾼 탓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내용을 바꾼 뒤로 팔로워 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조금  빨라진  보였다. 바뀐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기존 소개]
디자이너, 다이버
글 쓰는 디자이너입니다.
[소설] [심리] [디자인]

[변경된 소개]
프러덕트, 디자이너
UX/UI 실무 기반의 스터디 내용을 요약&기록합니다
[프러덕트] [스타트업] [디자이너]


누군가 말하길, PMF를 찾으면 마치 비행기가 이륙할 때 등받이가 뒤로 확 젖혀지는 느낌이라던데. 출근하자마자 모니터를 켠 순간 마주하게 된, 서핏 메인 화면에 걸린 내 글을 발견한 순간이 내겐 마치 그런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의 브런치는 PMF를 찾은 것이 아닐까




우리는 스스로 믿는
딱 그만큼만 성장한다

브랜딩이나 마케팅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어 우리 서비스에 적용해볼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는데, 오히려 내 삶에 대한 배움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일과 여가를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으며, 일 자체가 즐겁고 여가시간에 느끼는 행복감과 많이 다르지 않아야 하는 사람인 것이다. 아무튼 잘 만들고 잘 드러내고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든 것을 의미 있고 쓸모 있게 사용한다면 행복하겠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하는 긍정확언이라는 방법에 대해 전하려 한다. 매일 아침 나에게 필요한 몇 가지 문장을 뽑아서 소리 내어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내가 바라는 모습에 다가가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내가 뽑은 5개의 문장은 아래와 같다.

-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
- 내 삶은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꼭 해결할 것이다
- 나는 오늘도 배울 것이다
- 나는 용기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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