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게 있을 땐, 간결하고 분명하게 말하기
원하는 게 있을 땐
간결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자, 1)시간을 선택해주시고요, 2)운동 카테고리도 선택해주시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3)클래스를 선택해주세요. 아! 맞다. 4)요일을 빼먹었네요. 여기까지 선택해주시면 여러분의 의견이 클래스 개설에 반영됩니다!
라고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단, "자, 여기에 리스트가 있습니다. 원하는 클래스에 투표하세요!"라는 간결한 액션을 유도한다면 어떨까?
신규 라이브 수업을 개설하기에 앞서, 정말 유저들이 개설을 원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초기에 시도되었던 방법은 순차적으로 항목을 선택하며 응답하는 경험이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가지고, 질문 문항을 한 번에 모두 펼쳐 보여주면, 응답자가 겁에 질려 도망갈까 봐, 한 번에 하나의 항목만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이만하면 됐지... 했던 과거의 나 반성해라.
[커버-시간-카테고리-클래스-요일]에 이르는 5단계는 너무도 귀찮고 번거로웠다. 기능을 릴리즈하고 실제 응답이 들어왔을 때, 응답해주신 유저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나 같아도 클래스를 고르라는 '팝업'이 뜨는 순간 화면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선, 유저가 여러 개의 질문 항목에 응답해야 하는 번거로운 프로세스를 없앴다. 화면을 탭 해야 하는 액션을 줄여, 경험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함이었다. 변경된 화면에선 기존에 수요조사로 등록된 정보를 리스트로 보여주고, 리스트에서 유저는 투표를 하기 위해 화면을 한 번만 누르면 되도록 설계했다. 아래의 두 경우에만 몇 단계의 액션이 추가로 필요하도록 마련했다. 이외에는 그냥 액션 한 번으로 클래스 개설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 리스트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는 경우 -> 필터로 검색
2) 리스트에 투표하고 싶은 클래스가 없는 경우 -> 투표 항목을 직접 등록
변경된 화면의 이점은 아래와 같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표'프로세스를 대입하신 우리 CTO님은 정녕 천재이신 것 같다.
- 5단계를 거쳐야 가능했던 응답을 액션(투표) 한 번으로 줄였다.
- 화면을 이동하지 않고 내가 투표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투표 리스트에서 on/off 하는 간편한 동작으로 액션을 취소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실제 투표 결과대로 라이브 클래스를 개설할 수 있도록 코치님들을 소싱하고 스튜디오를 쪼개는 일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우리의 형편에 맞춰 클래스를 오픈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핫하다는 클래스가 무엇인지 알아도 우리 유저들의 참여도가 실제로 높을지 가늠할 수 없었고, 수요조사를 하기에는 모수 또한 작았기 때문이었다. 그때와 달리, 실제 유저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수요가 많은 클래스를 개설할 수 있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다.
https://brunch.co.kr/@00mm/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