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씽』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 비즈니스북스
짜란다! 짜란다! 짜란다! 주니어 시절부터 칭찬에 약한 탓에 작은 조직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맡게 되었다. 제안서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맡아서 했으니 당시엔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것도 부끄러웠다.
디자인 분야 또한 그래픽/편집/웹/BI/UX/사이니지 등 찍먹 하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 지금에야 풀 스택 디자이너라는 멋드러진 표현이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나는 스스로를 잡디자이너라고 칭하며 쟁쟁한 디자이너 동기들 사이에서 주눅(아무도 꼽주지 않았지만) 들기 일쑤였다.
큰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평범한 이류에 그치는 것을 두려워하라. 재능의 낭비를 두려워하라. 삶을 최대한으로 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라. 큰 일을 두려워하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피하려고 애쓰게 된다. <원씽>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 걸까? 무엇이 나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3가지 정도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나를 객관화시키는 것 / 저평가될까 두려운 것 /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운 것
비슷하면서도 다른 말 같지만, 원인은 하나였다. 한 가지 일에 진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양한 과업을 손에 쥐고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평가를 높게 받지 못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멀티태스킹이나 제너럴리스트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가짓수를 줄이고 정말 중요한 것에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에 정리하는 글이다.
용기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크게 생각하는 것은 의구심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원씽>
삶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것은 '초점 집중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온갖 알림과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 필요한 정보일까? 초점 집중시간은 이러한 자잘한 자극들을 끊어내는 것이다. 이 시간에는 전화도 이메일도 인터넷 브라우저도 들락거리지 않는다.
이러한 온갖 정보들이 우리가 집중해야 할 '단 하나'의 정신을 이어가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화기를 끄고, 이메일을 닫고,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빠져나와라.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의 관심을 100퍼센트 받을 자격이 있다.(본문 중)
그다음으로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그걸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봤다. 실패를 도구삼아 용기내기를 내보기로 한 것이다.
1. 객관화시키는 것이 두렵다.
→ 나와 비슷한 목적과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고, 내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펼쳐놓고 본다.
→ 커뮤니티 활동이 도움이 되며,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이직이 있다.
2. 저평가될까 두렵다.
→ 저평가 당해보고 그렇게 된 원인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자. 그만한 평가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3.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렵다.
→ 사실 이 부분을 영영 해결하지 못할까 두렵다. 여전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1,2번이 해소되면 자연히 해결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본다. 드로우앤드류의 <럭키드로우>에서는 '질투심'을 이용하라고 말한다. 그 사람은 갖고 있지만 나에겐 없는 것들을 파악하고 그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같은 부탁을 하면 그들은 “어디로 가면 전기톱을 구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을 것이다. <원씽>
누군가 나에게 도끼를 쥐어주고 '나무를 베어'라고 말한다면, 냅다 도끼를 들고 나무로 달려드는 게 아니라 '전기톱은 어디에서 구합니까?'라고 물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피라미드의 일화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다룬다. 맨몸으로 집채만 한 벽돌을 이고 지고 옮긴 A와 기중기를 만들어 피라미드를 지은 B의 이야기. 역행자의 작가, 자청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잘 쓰인 책은 '인생의 공략집'같다고.
하지만, 전기톱도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찾을 수 있다. 사실 지금의 나는 전기톱이 필요한 것인지 기중기가 필요한 것인지 조차 모호한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내 손에 들린 것이 도끼인지 전기톱인지 한 번 정도 고민해 보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잘못된 길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을 갖고, 우선순위에 따라, 생산성을 위해 살아야 한다. <원씽>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그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고 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목적을 상기하며, 우선순위에 따라 맡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방향성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을 때 긍정적인 결과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에 '계획을 세우는 건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일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목적의식 / 우선순위 / 생산성의 세 가지를 충족했을 때 비로소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미래를 현재로 가져온다.'는 개념이 좋다. 지금 당장 미래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하게 만드는 말이기 때문이다. 소리 내어 읽어보면 인생이 더 뚜렷하게 보이고 덜 복잡해지는 기분이 든다.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필요가 없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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