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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부언니 May 02. 2023

새로운 팀에서 디자이너가 효율 내는 법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아보세요

이직한 지 3개월이 좀 못되었을 때의 일이다. 3개월 수습평가는 다가오는데 마음은 초조했다. 당장 손에 들고 있는 일 중에 빠르게 성과를 내보일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 동안 과연 나는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을까?




프로덕트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아보자


당장 프로덕트에 디자인적으로 기여할 만한 태스크가 없었다. PM이 없는 팀에서 사업부의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생각해 내는 것은 내 능력 밖이었다. 나는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데 익숙한 사람이었지 일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가 'A를 해결하기 위해 B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제안했던 몇 개 안 되는 아이디어들은 1)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2) 임팩트가 크지 않을 것 같아 보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나은 솔루션이 있어야 팀의 리소스를 사용하는 게 의미 있을 것이다'라는 피드백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 돌이켜보니 실제로 그 아이디어들이 실행되었을걸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고 입구컷 당한 것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다.)


여하튼 그래서 눈을 좀 밖으로 돌렸다. 프로덕트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디자이너로써 조직의 성과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뭐 없을까?




모집공고 안내페이지 디자인 개선


마침 있었다. 현재 우리 조직의 key kpi와 관련 있으며, 마케팅팀에서 디자인리소스가 부족하여 효율이 못 나오고 있는 지면을 찾았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총 3번의 디자인을 개선하였으며, 각각의 단계에서는 마케팅팀과 사업부의 도움을 받아 CTR(페이지 내의 [지원하기] 버튼 클릭률)을 높일 수 있었다.


디자인을 변경하고 한동안은 주식차트를 보듯이 앰플리튜드의 그래프를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렸다. CTR은 각 단계에서 아래와 같은 수치로 개선되었으며, 각각의 단계는 1~2주가 소요되었다.


1단계) 디자인 개선 : 이 시점에서부터 CTR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개선 전 CTR데이터가 없음)
2단계) 1차 AB테스트 : 1단계 결과 대비 CTR 30% 상승
3단계) 2차 AB테스트 : 2단계 결과 대비 CTR 15% 상승


개선 전 > 디자인 변경 > 1차 ABT 위닝안 > 2차 ABT 위닝안


개선 효과는 비용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지원자 1명을 획득하는데 드는 비용'의 경우,  1차 AB테스트 이후 이전 비용의 50%가 절감되었으며, 2차 AB테스트 이후에는 1차 테스트 결과의 10%가 추가로 더 절감되었다.


LAC절감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사업부와 더 많은 프로젝트를 도모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부분 역시 스스로 새로운 조직에서 자리를 잡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어떻게 개선했을까?


1차 디자인개선의 목적은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이미지화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디자이너의 시선에서 정보를 시각화하였으며, 마케팅팀의 의견을 구한 것은 ABT에서부터였다.


디자인을 변경하고 CTR을 측정하기 시작하였지만 개선 전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측정된 CTR을 기준으로 +40% 정도 더 개선해보고 싶었다. 그래야 KPI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라서 이후에 진행된 1차 ABT에서는 콘텐츠적인 부분에서 마케팅팀의 인사이트를 반영하여 디자인을 수정했다.


1차 ABT 이후, CTR이 개선되었지만 한번 더 ABT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내부가 아닌 외부의 의견을 받아 디자인을 개선했다. 사업부의 도움(무려 50명에게 의견을 물어봐주셨다)을 받아, 실제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던 지원자들 중 일부에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여 그들이 후킹 되었던 지점을 더욱 강조하여 2차 ABT를 진행했다. 2차 ABT 결과, 지원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던 후보 안의 효율이 좋았고 CTR은 1차 ABT 대비 +15% 정도 개선되었다.


1단계)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정보 시각화 : 비교할 기존 데이터 없음
2단계) 마케팅팀의 인사이트를 반영하여 콘텐츠 수정 : 1단계 결과 +30%
3단계) 실제 지원자들의 반응을 반영하여 콘텐츠 수정 : 2단계 결과 +15%


전반적으로 CTR의 수치적인 개선보다는 지원자의 획득비용을 절반 가까이 절감시킨 점이 조직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비록 프로덕트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UIUX디자인과는 거리가 있을지라도 팀 내에서 디자이너가 KPI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보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재밌는 일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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